대형원전 공급능력 상실한 미국, 소형원자로 주력
美 비즈니스 능력·韓 기술력 시너지로 기대감 고조

[에너지신문] 한-미 정상이 해외 원전시장 공동진출에 합의한 가운데 향후 SMR(소형모듈형원자로)의 해외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양국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원전사업 공동참여를 포함, 해외원전시장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최고 수준의 원자력 안전·안보·비확산 기준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공동성명과 함께 공개된 Factsheet에서는 한-미 양국이 함께 원전 공급망을 구성함으로써 해외 원전시장에 공동참여(co-participate)하기로 약속하고, 협력의 일환으로 원전공급시 IAEA 추가의정서 가입 조건화를 양국 비확산 공동정책으로 채택하기로 하는 등 원자력분야 협력 강화방안을 구체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 UAE 바라카 1호기.
▲ UAE 바라카 1호기.

해외 신규원전사업에 한국과 미국의 원전기업들이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정상간 합의를 계기로 양국 기업들의 구체적인 협력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이번 합의는 앞으로 SMR의 해외진출에 발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SMR의 경우 기존 원전과 달리 정부·여당이 기술개발과 해외진출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짧은 건설기간, 더 높은 안정성, 입지제한 완화 등이 기대돼 대형원전 건설이 어려웠던 지역의 잠재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탄소중립을 위해 소형원자로 개발 및 상용화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미국은 TMI 사고, LNG 발전 증가 등으로 신규원전 건설이 대폭 줄었고, 이는 대형원전 공급능력 상실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따라서 우수한 기자재 공급망을 갖춘데다 UAE 바라카 1호기 상업운전까지 성공시킨 한국과 손잡는 것이 미국에 있어서도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자국 내 공급능력을 거의 상실했음에도 미국은 여전히 원전 강국으로 꼽히는 만큼 양국이 협력해 최적의 해외원전 공급망을 갖추게 될 경우 수주경쟁력 제고와 원전 생태계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공급국간 경쟁이 치열한 세계 원전 시장에서 이번 합의를 계기로 양국간 협력을 통해 수주 활동을 함께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며 “높은 기술력을 갖춘 한국과 전통적인 원전 강국으로써 다수의 수출경험과 비즈니스 역량을 보유한 미국이 함께 해외사업에 진출한다면 엄청난 시너지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미 양국이 고리 1호기 최초 도입부터 오랜 파트너로 원전 기자재 공급, 연구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지속해 온 만큼 향후 양국 기업간 구체적 논의를 통해 해외원전시장 진출 기회 확대는 물론 국내 원전 생태계 활성화도 기대된다.

향후 양국은 정상회담 합의사항 이행을 위해 정부간 협의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원전수출 협력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도 단계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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