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경주서 '2021 한국원자력연차대회' 막 올려
국내외 60여개 기관 및 기업 전문가 600여명 참여
첫날 3개 세션 진행...탄소중립 맞춰 대응방안 모색

▲ 2021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서 세션별 전문가 발표가 진행되고 있다.
▲ 2021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서 세션별 전문가 발표가 진행되고 있다.

[에너지신문] 국내외 원자력 전문가들이 경주에 모였다. 이들은 기후위기 시대에 대응한 원자력의 전략수립 방향과 역할을 모색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원자력 산업의 활로 찾기에 나섰다.

국내 최대 원자력 행사로 꼽히는 '2021 한국원자력연차대회'가 11일 경주 화백컨밴션센터(HICO)에서 막을 올렸다. 12일까지 양일간 열리는 이번 행사는 국내외 60여개 기관 및 기업의 원자력전문가 600여명이 참석했다.

올해는 '기후위기 대응을 선도하는 탄소제로 에너지―原子力'을 주제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미래 에너지 전략 △국제 원자력산업 협력 방안 △원자력 역할 강화 방안 마련의 3개 세션으로 구성됐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과감히 개최된 오프라인 행사인 만큼 철저한 방역이 이뤄졌다, 행사장 내부 출입시 손소독제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으며, 음료반입 금지는 물론 매번 출입관리를 기록하는 등 다소 과하다 싶은 방역절차를 거쳐야 했으나, 참가자 규모를 고려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 정재훈 원자력산업협회 회장이 영상으로 개회사를 진행하고 있다.
▲ 정재훈 원자력산업협회 회장이 영상으로 개회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정재훈 원자력산업협회 회장은 화상 개회사를 통해 "세계 각국에서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 원자력은 이산화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에너지원으로서 대안이 될 것"이라며 "원자력계는 경쟁력을 키워 새로운 에너지 시대에 주어진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전 안전 강화, 혁신형 SMR 기술개발 및 원전해체 등 신선장동력 창출, 원자력 중소·중견기업들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판로개척 적극 지원, 동반성장 방안 마련 등을 실천할 것"이라며 원전 생태계의 건전한 발전과 사회적 책임을 역설했다.

용홍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은 축사를 통해 "전세계는 우리나라의 높은 기술력을 신뢰하고 있다. 이는 UAE 바라카 원전의 성공적인 준공으로 이미 증명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원자력을 둘러싼 환경변화에 원자력계가 시의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원자력진흥위원회를 통해 향후 정책의 키워드를 제시했다"며 "원전 안전성 극대화, 한국형 SMR 모델 개발을 통한 미래 신시장 공략, 수소생산 및 우주해양 분야에서의 활용, 방사선 고부가가치 융복합 분야에 적극 투자해 신산업 창출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번 연차대회 기간에는 '2021 국제원자력에너지산업전'도 동시에 개최된다. 국내외 47개사 70개 부스에서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SK건설, 두산중공업 등이 신사업관을 선보였으며 원자력활용 분야 일자리 박람회와 전력 및 원자력 기자재 구매상담회 등 부대행사가 진행됐다.

특히 '세계 원자력 및 방사선 엑스포(NURE)'도 같은 기간 동시 개최돼 우리나라 원자력 관련 산업·기술 현황과 미래 비전을 모색하는 기회의 장이 됐다는 평가다.

▲ '2021 국제원자력에너지산업전'에 출전한 한수원 부스.
▲ '2021 국제원자력에너지산업전'에 출전한 한수원 부스.

한편 행사 첫날인 11일 오전에는 2개 세션(세션1,2)이 동시에 진행됐으며 개막식 이후 개회세션으로 이어졌다. 본지는 현장취재를 통해 전문가들의 세션별 핵심 발표내용을 정리했다.

세션1-토모코 무라카미 일본에너지경제연구소 연구주간

지난해 10월 스가 총리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의 현실화를 통한 탈탄소화 사회 완성의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SMR에서 생산한 수소를 활용한 운송 및 인프라, 항공, 탄소 재활용 등 녹색성장정책의 14개 성장분야다.

원자력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고려돼야 할 사항은 지난 2010년 공개됐던 유사 정책(신성장정책)과 1980년대부터 추천한 '원자력-수소 조합 다용도 고온가스'다. 또한 AP1000의 건설비가 kW당 1000달러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3000달러에 달했던 점도 참고해야 한다.

일본의 원자력산업은 비등수형원자로의 개발과 표준화가 핵심으로, 1990년대 ABWR의 호기당 건설단가는 kW당 2400달러 이하였다.

세션1-피터 프레이저 세계에너지기구 화석연료 및 전력시장본부장

'2020 세계에너지전망'에 따르면 지속가능한 개발 시나리오를 토대로 저탄소 에너지원을 활용, 2070년까지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시나리오(Net Zero Scenario)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높은 수준의 에너지 효율, 재생에너지 비중 증대, 그리고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전력 사용량이 증가하는 환경에서 원자력발전을 포함한 청정에너지 기술의 증대가 글로벌 에너지시스템을 탄소중립으로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세션1-임재규 에너지경제연구원 기후변화연구팀 선임연구위원

2019년 기준 에너지분야의 해외의존도는 93.5%에 달하며 연간 에너지수입액은 1267억달러(한화 약 142조 6000억원) 규모다. 2018년 전체 전원의 총 발전량은 570.1TWh로 이 가운데 석탄, 원자력 등 기저전원의 발전 비중은 64%(석탄 40.6%, 원자력 23.4%)에 이른다.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20%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포함한 에너지전환 로드맵을 발표했으며, 세부사항을 포함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통해 에너지전환 정책의 확장과 이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2017년 대비 24.4%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출했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최대한 빠르게 증가세를 줄여나가야 하지만 발전 및 산업분야에서 전체 온실가스의 73%를 배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발전분야 탈탄소화, 에너지효율 극대화, 최종에너지 소비의 전력화와 더불어 수소, 탄소포집 기술(CCUS), 대체에너지가 탄소중립의 주요 요건이 될 것이다.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해 전원 다양화 및 선제적이고 적절한 신규 전원 도입과 함께 영국, 일본, 미국 등 다양한 국가의 전략을 검토해야 한다.

세션1-임채영, 한국원자력연구원 혁신원자력시스템연구소장

원자력발전이 탄소 감축의 실질적인 수단이라는 점은 재론의 여지가 없으나 원자력산업계의 기대와 달리 탄소 감축을 위해 원자력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국가는 많지 않다. 그 원인은 지역별‧국가별로 다양한 요소들이 결합돼 있기 때문이다.

원자력발전의 확대는 사고 위험과 방사성폐기물에 대한 대중의 우려를 포함해 다양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이는 시장의 진입장벽으로 작용, 원자력기술이 시장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소형모듈원자로(SMR)은 안전성과 유연성을 통해 대형원전에 비해 시장진입이 용이하고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진다.

▲ 11일 개막식에서 주요 내외빈들이 테이프컷팅을 하는 모습.
▲ 11일 개막식에서 주요 내외빈들이 테이프컷팅을 하는 모습.

세션2-강재열 한국원자력산업협회 상근부회장

2017년 10월 에너지전환정책 발표 이후 정부는 에너지전환 원전부문 후속조치 및 보완대책을 발표하고 인력 및 산업부문 대책을 천명했다.

협회는 원자력생태계 지원사업을 통해 원전산업 생태계 애로사항 타개 및 우수 원전기술인력 개발확산을 목표로 우수한 원전분야 인력 및 산업기술이 더욱 확산하기 위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다.

세션2-강홍규 두산중공업 원자력영업2팀 부장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대형 원전과 신재생에너지의 확대가 필요한 가운데 풍력 및 태양광의 기후조건에 따른 영향을 보완할 수 있는 최적의 전원은 SMR이다. 당초 오지에서 적은 출력의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개발된 중소형원전은 탄소배출이 없고 출력조절이 가능하며, 작은 규모의 부지에 건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장에서 원자로 모듈 생산이 가능함에 따라 공사기간이 단축되고 비용이 절감되는 것은 물론 수소 및 담수 생산, 공정열 활용 등 장점이 있기에 세계적으로 70종 이상의 노형이 개발 중이다.

두산중공업은 주기기 공급업체로 국내 SMR 개발에 참여 중이다. 해외에서는 NuScale과 함께 각각 제작사 및 설계사의 강점을 활용, 전략적 파트너로서 국제 원자력산업 협력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세션2-다니엘 브레이디 캐나다 천연자원부 부국장

세계적으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추진하면서 청정에너지인 원자력발전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인 캐나다의 관점을 공유할 계획이다.

2018 SMR 로드맵, 2020 SMR 실행계획을 기반으로 100개 이상의 세계적인 기관들이 캐나다의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 주요 내외빈들이 전시장 부스를 관람하고 있다. 

개회세션-유영숙 기후변화센터 이사장

전세계가 기후위기와 코로나19, 경기침체의 다중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신기후체제 시작 원년인 2021년, 탄소중립을 필두로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을 채택함에 따라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두 축으로 하는 한국판 뉴딜을 발표하고, 탄소중립을 2050년까지 달성하겠다는 과감한 도전을 선언했다.

원료, 소재, 설비, 생산, 마케팅 등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되는 분야에서 대전환이 어렵기에 에너지‧탄소 집약적 산업구조의 대전환은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는 핵심이 될 것이다.

산업계를 뒷받침하는 과학기술 연구자, 정책입안자 및 시민사회 간의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올바르고 정확한 정보의 공유는 과학기술에 기반한 탄소중립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큰 역할을 할 것이며, 탄소중립 달성에 필수적인 대규모 재정 집행에 대한 사회적 협의를 이끌어낼 것으로 본다.

개회세션-미하일 비에르초프스키 폴란드 에너지‧인프라 특임장관실 부국장

폴란드는 에너지전환 과정에 있어 △국내에 설치된 30GW 이상의 갈탄 및 석탄 발전 시설 △유렵연합의 애매모호한 기후정책 적용 △연간 1.2%에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에너지수요 △CO2 배출비용에 따른 전력가격 상승이라는 4가지 주요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폴란드의 전력 공급은 '통제가능한 전원' 126TWh(76%), 재생에너지 16TWh(10%), 산업 10TWh(6%), 수입 13TWh(8%)로 구성돼 있으며 향후 에너지 전환을 추진, 무탄소 에너지시스템과 함께 공기의 질을 향상하고자 한다.

목표 달성을 위해 해상풍력단지, 분산전원시스템과 함께 6~9GW 수준으로 6기의 원전을 2043년까지 전력망에 추가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으며 약 350~400억달러(한화 약 39조~45조 원) 수준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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