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신규원전 입찰전담TF 구성...현지 다각적 활동 병행
루마니아 운영정비·이집트 EPC 등 전주기 해외수주 도전

[에너지신문]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신규원전 수주, 루마니아 운영정비사업, 이집트 EPC 사업 등 해외 원전사업 참여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성사시켜 침체된 국내 원전산업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한수원은 한국전력기술, 한전원자력연료, 두산중공업, 대우건설 등과 ‘팀코리아’ 입찰전담조직을 구성, 체코 신규원전 사업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체코 정부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도 신규원전 건설 발주를 위해 사업모델, 재원조달 방안, 사업일정을 발표하는 등 차질 없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수원은 이달 중 준비단계를 거쳐 전담조직(TF)을 완성하고 향후 입찰서 작성 및 질의 대응 업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 체코 두코바니 원전 전경.
▲ 체코 두코바니 원전.

입찰 예정노형인 APR1000의 기술적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입증받기 위해 유럽사업자요건(EUR) 인증도 추진하고 있다. EUR은 유럽사업자 공통의 신형원전 설계 표준요건으로 한수원은 2017년 11월 APR1400의 유럽수출형 원전인 EU-APR 노형에 대한 EUR 인증을 받은 바 있다.

체코는 두코바니 지역에 1000~1200MW급 원전 1기 건설을 우선 추진하고 있다. 총 사업비는 8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며, 현재 수출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가로 점쳐진다.

체코는 지난 2월 잠재공급사들을 대상으로 공급모델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때 한수원은 UAE사업 및 국내 사업의 성공적 사례를 기반으로 EPC(설계·구매·시공) 턴키모델에 구매, 하도급사 선정 등의 분야에 발주처 참여를 포함하는 사업모델을 제안한 바 있다.

체코는 이달 초 EPC로 사업모델을 확정했으며 올해 말 신규원전사업 입찰안내서를 발급할 것이라고 통보해왔다. 입찰안내서가 발급되면 6개월간의 입찰서 작성 및 제출 후 공급사에 대한 평가가 진행될 예정이다.

한수원은 성공적인 사업 수주를 위해 현지 아이스하키팀을 후원하고, 신규원전지역 봉사활동,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의료 물품 지원 등 신뢰를 쌓기 위한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하블리첵 체코 산업부 장관, 다나 드라보바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 발주사인 CEZ 경영진 등을 만나 한국형 원전의 안전성과 경제성, 국내 및 바라카 원전사업의 성공적 사례를 적극 설명하는 등 물밑 접촉도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수원은 루마니아 원전 운영정비 시장과 이집트 엘다바원전 건설사업에도 문을 두드리고 있다. 주력산업인 중대형 상업원전 건설 뿐 아니라 운영, 정비 및 해체에 이르는 원전 전주기 산업으로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

현재 루마니아는 체르나보다 1,2호기가 상업운전 중이며 1호기 계속운전을 위한 대형 설비개선 사업이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이들 원전에서 운영정비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이를 계기로 향후 루마니아 원전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지난해 루마니아를 직접 방문, 현지 정부 고위급 인사 및 원자력 공사 사장을 만나 한수원의 루마니아 원전사업 참여의지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특히 한수원은 하반기로 예상되는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삼중수소제거설비(TRF) 입찰에 대비, 국내 협력사와 공동으로 입찰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입찰서 작성 및 수주활동을 전개 중이다. TRF 입찰은 이달 중 진행될 사전적격심사(PQ)를 통해 선정된 적격업체를 대상으로 10월 초 입찰안내서를 발급하고 내년 3월 최종공급사와 계약 체결 후 2025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한다.

이와 함께 러시아가 건설 중인 이집트 엘다바 원전의 2차측 분야(터빈건물, 옥외 시설물 등에 대한 EPC) 사업참여를 위해 러시아측과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 엘다바 원전사업은 이집트에 VVER 타입의 원전 4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2028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건설이 시작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지난 4월 캐나다 원자력엔지니어링 기업인 Kinectrics와 캐나다의 원전해체 현장에 국내 원전해체 전문인력을 파견하는 ‘캐나다 해체엔지니어링 지원 계약’도 체결, 올해 내 원전해체 인력을 현지에 파견할 계획이다. 국내 원전해체 인력이 해외로 파견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수원은 지난 40여년간의 운영정비 경험을 활용, 가동원전의 엔지니어링과 설비개선 분야 해외시장 창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국제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그 결과 올해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노내핵계측 기자재 공급(리얼게인社) 및 루마니아 방폐물저장고 타당성평가 용역을 수주했으며 슬로베니아 복수기 자성이물질 공급사업(대동피아이社) 수주 등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했다. 이러한 성과들은 국내 중소기업과 한수원이 협업해 개발한 기술로 이뤄낸 쾌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