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예타조사 결과 '손실 예상'...종합평점은 기준치 넘겨
'전력판매량 과도 낙관' 지적에 "충분히 달성 가능" 반박

[에너지신문] 한전이 추진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자바 9,10호기 석탄발전사업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조사에서 수익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번 평가는 동 사업의 마이너스 평가 이후 두번째 심의 결과라는 점에서 사업 타당성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KDI의 ‘자바 9,10호기 석탄화력발전사업 예비타당성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 사업의 가치는 -4358만달러에 이른다. 이 가운데 한전은 약 708만달러(85억원) 규모의 손실이 예상된다. KDI가 앞서 실시한 1차 예비타당성조사의 예상 손실규모는 883만달러(약 106억원) 수준이었다.

이처럼 수익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KDI 예타 종합평점은 0.549로 기준치인 0.5를 넘겼기 때문에 한전은 사업 착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사업 추진 결정에 신중이 요구되는 회색영역(0.45~0.55)이어서 타당성이 입증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중부발전이 운영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탄중자티발전소 전경.
▲ 중부발전이 운영 중인 인도네시아 석탄화력발전소(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 없음).

일각에서는 한전이 전력구매계약에서 보장하는 평균 계획송전비율(86%) 전량 달성을 가정, 전력판매량을 과도하게 낙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DI는 수익성 분석을 위해 달성 가능한 계획송전비율 수준을 78.8%로 가정했다.

특히 자바 9,10호기 사업은 두산중공업이 참여하고 있는데, 타사업 대비 저가 수주로 5억 5000만달러(약 6600억원) 가량의 손실 발생이 예상돼 현재 어려움을 겪는 두산중공업의 경영위기를 더욱 부채질 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한전은 "이 사업의 매출액은 다른 국제 민자발전사업과 마찬가지로 실제 전력 생산량과는 무관하게 발전소가 발전 가능한 상태에 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고 반박했다.

한전에 따르면 평균 계획송전비율 86%는 전력판매계약상 발주처와 합의된 수치이며, 연간 계획예방정비(7%)와 고장정지(7%)까지 고려한 '발전 가능상태 유지비율'로서 충분히 달성 가능한 수치다.

이는 한·인니 양국 전력공기업(한전, 중부발전 및 인니파워) 뿐만 아니라 사업주와 대주단이 각각 선임한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자문사들이 독립적으로 검증한 수치라는 게 한전의 설명이다.

한전 관계자는 "KDI 예타보고서상 수익성 지수가 0.99이지만 일반적으로 수익성이 보수적으로 산정되는 경향을 고려, 0.95 이상이면 수익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사업주 보증없는 프로젝트 파이낸스 방식이므로 손실 가능성이 있다면 여신승인 획득이 불가능한데, 대주단(한국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국제 상업은행)이 재정, 기술, 법률 등 글로벌 최고 수준의 분야별 자문사를 활용, 엄격히 검증하고 여신승인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두산중공업의 손실 우려에 대해서는 "두산중공업의 수주금액은 국제경쟁입찰 당시 2위 업체인 미쓰비시 컨소시엄과의 가격 격차가 4%로 적정 수준"이라며 "타 사업과의 수평적 가격비교는 타당하지 않으나, 국내 발전소 기자재비와 비교해도 적정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자바 9,10호기 사업과 국내 사업 비용

구분

자바 9&10

삼척

고성 하이

EPC 가격

19.4억달러

21.1억달러

23.4억달러

기자재비

12.75억달러

12.16억달러

13.62억달러

이처럼 수익성 논란에도 불구, 한전은 자바 9,10호기 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어서 향후 사업 전개 상황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한편 1995년 필리핀 말라야 화력발전소 성능복구사업을 수주하며 해외사업을 시작한 한전은 아시아, 중동, 중남미, 북미,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전 세계 26개국 총 47개 프로젝트를 통해 화력, 원자력, 신재생, 송배전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전에 따르면 현재까지 해외사업을 통해 누계 매출액 35조원, 순이익 3조 9000억원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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