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수소트럭업체 니콜라, 1억달러 선제 투자…수소 생태계 진출 나서
“태양광∙수소 아우르는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기업 자리매김 기대”

[에너지신문] 한화그룹이 미국 수소트럭업체인 ‘니콜라’의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수소사업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 친환경기업으로 변화를 시도한다.

▲ 한화그룹 본사 사옥 전경.
▲ 한화그룹 본사 사옥 전경.

한화그룹은 8일, 2018년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총 1억달러를 선제 투자한 미국 수소 트럭업체 니콜라의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수소사업에 합류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에 따르면 니콜라는 상장 첫 날인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33.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기업 가치는 122억 달러를 기록했다. 니콜라는 이에 앞서 지난 2일 주주총회에서 운송‧에너지 분야 투자기업인 나스닥 상장사 벡토IQ와 합병안을 승인 받았다.

니콜라가 나스닥에 입성하면서, 한화가 보유한 니콜라 지분 가치는 상장 이후 7억 5000만달러에 달하게 됐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은 2018년 11월 약 5000만달러씩, 총 1억달러를 선제적으로 투자해 합병법인 지분 6.13%를 보유하고 있다. 결국 지분 투자에 나선 지 1년 6개월만에 보유 지분 가치가 7배 이상으로 늘어난 셈이다.
 
신재생 에너지 사업 확장을 고민하던 한화에너지와 해외에서 친환경 융복합 사업 신규 진출을 추진하던 한화종합화학은 2018년 니콜라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미국 유망 벤처기업 발굴을 담당하는 현지 벤처 투자 전담 조직이 니콜라 투자 필요성을 강력하게 어필한 것.

이후 계열사 간 논의를 거쳐 북미 지역에서 니콜라에 공동 투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무엇보다 투자 최종 결정 과정에서 수소사업 전망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이 강하게 반영됐다.

한화 주요 계열사는 니콜라 상장을 계기로 미국 수소 생태계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한화에너지는 니콜라 수소충전소에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우선적으로 공급할 권한을 갖고 있다. 한화종합화학은 수소충전소 운영권을 확보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한화큐셀은 수소충전소에 태양광 모듈을 공급할 수 있고, 한화솔루션 첨단소재부문은 수소충전소용 탱크나 트럭용 수소 탱크를 공급할 기회를 갖게 될 전망이다.

특히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을 자체 개발 중이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 계열사 보유 역량 극대화를 통해 수소 생태계 시장에 진출할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기후 변화 적극 대응을 위해 태양광은 물론 수소까지 아우르는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2의 테슬라’ 니콜라, 수소트럭 분야 대표주자 
한화가 선제 투자한 니콜라는 창업주인 밀턴이 2015년 설립한 스타트업 기업으로, 2018년과 2019년 한화를 비롯한 독일 보쉬, 이탈리아 CNH 인더스트리얼(이베코 트럭 제조사) 등으로부터 초기투자금을 받아 수소 1회 충전으로 약 1920km을 주행할 수 있는 수소트럭(FCEV)과 유럽을 겨냥한 전기배터리 트럭(BEV) 등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본사를 둔 니콜라는 현재 피닉스 인근인 쿨리지에 최첨단 제조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 공장이 완공되면 내년부터 전기 배터리 자동차 판매를 통해 미국‧유럽 트럭 시장에 진출한 뒤, 이르면 2023년 수소트럭을 양산할 계획이다.

니콜라 측은 “이미 100억달러가 넘는 1만 4000대 이상의 수소트럭을 선주문 받아 놓은 상태”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니콜라는 수소트럭 제조 외에 수소충전소 조성을 통한 수소 기반 물류 사업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미 버드와이저를 생산하는 세계적 맥주회사인 앤호이저 부시 인베브 등과 함께 수소트럭을 이용한 물류 대행 고객으로 확보했으며, 이를 위해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 2027년까지 수소충전소 800여개를 짓는다는 목표도 제시한 상태.

니콜라는 궁극적으로 수소에너지 기반의 자율 주행 트럭으로 전 세계의 물류 인프라를 완전히 바꾸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니콜라라는 사명은 19세기말 토머스 에디슨과 전류 전쟁을 벌인 전기공학자 니콜라 테슬라의 이름에서 따 왔다. 일론 머스크가 창업한 테슬라가 전기 승용차 분야의 대표주자라면, 니콜라는 수소트럭 분야에서 ‘제2의 테슬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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