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원전에 밀리는 국내 신재생에너지 정책
[창간특집] 원전에 밀리는 국내 신재생에너지 정책
  • 에너지신문
  • 승인 2011.09.25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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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대학교 석좌교수 손충렬

▲ 손충렬 목포대학교 석좌교수
어느듯 체르노빌 원전사고도 20여년이 흐르고 얼마전 세계를 공포로 떠들썩 하게 했던 일본의 천재지변에 의한 원전 사고도 우리의 뇌리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많은 국민들은 이 경악할 원전의 재앙에 대해 너무나도 무감각한듯 하다.

우리는 정부의 원자력 편애 정책으로 인해 ‘안전한 국내 원자력기술로 세계에서도 가장 안전하게 원자력보호를 받고 있으며, 원자력이 없으면 전력 그 자체를 풍부하게 이용할 수 없는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닐까.

정부는 세계제일의 원자력 수출국으로 급부상 하는 것으로 대외 신뢰도를 만족 시키려는 듯 홍보에 홍보를 거듭하고 있다. 하나 더한다면 OECD국가들도 다시 원자력발전 기술개발에 적극 참여한다고 하며 그 동반자 대열에 이미 참여하고 있음을 대견해 하고 있다.

물론 원자력에 의한 전기는 필요한 부분이고 이러한 모든 것들이 국민으로서 당연히 받아 들여야 하겠지만 과연 이러한 것들이 우리미래의 후손들을 위한 올바른 처사인가 하는 기성세대로서의 편견 아닌 편견으로 자숙해야 될 것이다.

왜냐하면 특히 지난 9월 15일 발생한 국내 초유의 한전 단전사고는 우리의 우려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또다시 ‘원전만이 살길’이라고 한전은 아주 떳떳이 홍보할 터이니 말이다. 우리나라는 전력이 풍부하고 양질의 조건을 구비하며 쓰고 있는 나라이지만 이제는 전력소비 자제를 의무 할당제로 하면 어떨지 생각해 본다.

전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분야 최고를 달리고 있는 독일을 보면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체르노빌 사고 후 원전이용의 점진적인 전면 포기를 선언하고 신재생에너지 이용을 주도하다가 체르노빌사고를 망각할 즈음 서서히 원전이용의 합리성 목소리가 커져 원전이용 기간을 연장토록 하는 정치적 배경이 깔렸었다.

하지만 일본의 원전사고를 계기로 독일 국민과 전문가 그룹들이 앞장서 독일 정부로부터 원전이용의 완전포기를 또다시 선언하게 했던 것이다. 그러면 독일의 신재생에너지 메카로서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독일은 지난 1992년부터 2000년 신재생에너지 법이 바뀔 때까지 예산에 의한 차액 보상제(FIT) 도입을 촉진해오다가 기하급수적인 신재생에너지 보급 및 발전증가로 예산의 한계점에 도달한 바 있으며 이것이 정치적 ‘Hot Issue’가 된 바 있다.

우리나라의 조선 및 철강산업이 급상승하던 당시, 독일은 조선, 철강산업의 쇠퇴로 대량 실업자가 늘어나고 원자력의 포기로 대체 에너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에 직면했다.

다급해진 독일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이용·보급을 통한 기업들의 회생과 일자리 창출을 크게 염두에 뒀고, 정치인들의 자발적 인지에 의해 2000년에 획기적인 신재생에너지 촉진법이 국회에서 통과 되기에 이른다. 이는 독일이 지금까지 세계최고의 기술국인 동시에 신재생에너지 일등 보급 국가가 된 원동력이 된 것이다.

제정된 이 법안의 특기할만한 사항으로는 △전력회사(송전망 사업자, Grid Operator)는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된 전기를 신재생에너지법에 규정된 가격으로 의무적 구입 △전력매입 가격은 일반 시장가격보다는 높게 책정되나, 구체적 가격은 신재생에너지원별 및 시설규모에 따라 차등 책정 △소규모 영세 전기생산자(신재생에너지시설 운영자)는 전력공급 대기업과 별도의 판매 계약을 체결할 필요 없이 안정적·장기적인(20년) 수익을 창출 △풍력에너지의 경우 전력매입 가격은 매년 5%씩 감축되는 바, 이는 설비 투자를 조기에 단행토록 유도하는 한편 자체기술개발을 통해 전력생산비용을 낮추는 노력을 촉진하기 위한 것 등이다.

이렇듯 독일의 FIT는 전력회사가 신재생에너지법에 의해 높은 가격에 구입한 데에 따른 비용을 전체 일반 전력소비자에 의해 부담케 한 것으로, 그 후 여러 차례 개정을 거치며 미래세대를 위한, 국민을 위한, 자국 산업체의 활성을 위한 법과 제도로 자리매김을 해왔고 최근에 붐이 일고 있는 해상풍력의 개발 및 보급정책도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정책과 시장유도가 이뤄지게 된 것이다.

그러면 유럽인들이 내세우는 에너지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 대답은 바로 신재생에너지의 적극적인 이용과 신기술개발 및 보급확장이 현명한 정책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한번 주지한다면 2050년까지 유럽공동체는 모든 전력수급을 신재생에너지 이용으로 선언 했다는 것이다.

이렇듯 유럽의 강력한 신재생에너지 이용에 있어서 리더는 당연히 독일이며 영국, 덴마크, 스페인, 네델란드 등 동반국가로서의 한 목소리가 현실적으로 실천에 옮겨지고 있다.

우리의 현실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 원자력이 주력이 돼 신재생에너지의 몫은 오로지 모든 기반에너지원을 빼고 남은 몫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항상 몇 %의 숫자로 자리매김을 다하게 됐으며 업체나 전문가들은 정부 주도의 정책에 이끌려 국내시장의 구심점도 조성되기 전에 ‘신재생에너지 수출강국’이라는 의지만 달궈지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의 보급과 정부의 ‘2030 목표’를 위해 의무화제도(RPS)로 국내시장을 활성화 한다는 정책은 이미 정부가 2004년도부터 실시해왔던 신재생에너지법의 전력매입 차액보상 제도로 매년 편성됐고, 주어진 예산만으로는 커져만 가는 차액보상의 난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게 됐다.

전력사업체들에게 신재생에너지 이용을 의무적으로 할당해 정책적 목적만 이루려고 한다면, 풍력의 경우 아직도 저변확대를 이룩하지 못한 국산제품의 국내시장 진입이 어려워질 것은 뻔하다.

때문에 국산화개발의 의미가 상실됨으로서 현재처럼 외국산 제품들이 국내에서 난무하는 OECD 후진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국내 발전사들은 신재생에너지가 높은 발전단가로 인해 설비증설이 오히려 부담만 가중시킨다고 생각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의 경제성 논리는 그 비교의 잣대를 어디에 두느냐에 있다. 이는 정부가 국내산업 인프라를 조성하고 있는 제조업체의 시장성 확보와 산업구조의 연결고리를 유도해 줌으로서 정부와 전 국민이 함께 한다는 정책적 배려에 있다.

정부의 지난 녹색성장 전략의 추진배경 및 필요성을 보면 녹색시장의 대응 및 기후변화에 따른 CO2 의무감축 등 새로운 발전전략 도입이 시급하다고 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녹색성장으로 인한 일자리와 성장동력 확충, 기업경쟁력과 국토개조 및 생활혁명을 포괄하는 종합적 국가비전을 제시하며 △첫째, 에너지 및 자원 사용 최소화 △둘째, CO2 배출 등 환경부하 최소화 △셋째, 그린에너지의 성장동력화를 통한 ‘3대 녹색성장전략’ 중점 추진을 역설했다.

이중엔 아이러니하게도 원자력도 청정에너지로서 저탄소, 친환경에너지 기반구축에 들어 있어 마치 녹색성장의 원동력은 원자력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국내에서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의 정책적 보급을 비교한다면 마치 골리앗과 다윗같은 느낌이다.

국내의 신재생에너지 시장은 아직도 갈길이 험하다. 시스템 제작사들은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정부주도의 시범사업에 목말라 하고 있으며 민원에 지친 단지개발 사업자들은 뜨거운 여름에 골바람 같은 시원한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염원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만이 미래에너지를 짊어지고 갈 영원한 에너지원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선진국들은 이미 자연에서 얻는 신재생에너지가 인간문명에 주는 가치를 깨닫고 저탄소사회의 구축을 위해 신재생에너지를 확대 조성하고, 신재생에너지가 에너지공급 안정과 지역환경 및 지역경제 개선, 고용증가, 신성장동력원 등의 동반혜택을 가져오게하는 정책적 인프라를 형성했다.

반면 우리는 이제 겨우 인재양성에 급급한 상황이다. 신재생에너지분야에 기술적·정책적 전문가 그룹이 너무나도 빈약한 것이 현실이며 신재생에너지 산업계에선 인력부족난을 수없이 호소하고 있다.

실로 아주 고무적인 것은 신재생에너지 인재양성사업이 정부 정책의 배려로 그 활로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매우 획기적인 정책이 될 수도 있는데, 이렇게 교육적인 안목으로 인재양성사업을 체계화한 나라들이 많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에게 주어진 여건이 필수적인 정책적 수단이 됐기 때문이고, 선진국의 신재생에너지 인력 수급은 국내여건과는 근본적으로 차별되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도 후세를 위한 먼 미래를 앞서 볼 수 있는 지혜로운 정책적 지원이 더욱 필요해지고 있다. 인재양성이란 등잔불만 보고 미래를 짊어질 인재들을 양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선진국에 뒤떨어진 기술개발의 연구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급인재 양성을 위한 대학원급의 교육기관을 선정했고, 대학을 중심으로 한 신재생에너지 교육 인프라를 통해 연계성 양성사업들이 확산되고 있다.

다만 아직도 국내기술은 해외 선진국의 기술에 의존해야하고, 풍부한 현장경험을 갖춘 실질적인 전문인력이 부족해 인재양성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 쉽지만은 않다.

때문에 해외의 교육기관과의 교육 인프라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체계적인 실습을 위한 실험적 교육시설도 더욱 절실히 필요한 현실이므로 정부의 체계적인 교육적 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아직도 산업체가 내수시장에 본격적인 진입을 못한 상태이고, 기본 기술력은 있으나 국산품에 대한 내수시장의 보급이 매우 미약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부품업체들의 양산체제가 준비되어 있지 못하고 있다.

전문적 인력난도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미 국내의 대기업들이 풍력산업에 진입은 했으나 모두들 마음만 조급해 대형화 개발을 아주 쉽게 선언하고 있는 실정이다.

좀 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 정부의 정책이 국내 내수를 이끌 수 있도록 유도해 준다면 우리나라가 세계제일의 조선 산업국가가 된 것처럼 해상풍력산업의 세계적 일인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인력양성을 위한 인프라구축이 본격적으로 조성되는 것과 함께, 개발된 국내제품이 성숙돼 신재생에너지제품 개발의 메카로, 해상풍력발전기 생산국으로서 풍력 강국의 꿈을 이룩할 수 있어야 하겠다.

한국의 원자력이 세계적으로 인지되는 것 보다는 신재생에너지 강국으로서의 도약이 더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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