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태양, 주요 생산라인 8개동 전소
최초 발화점은 지게차 기사 휴게실

▲ 휴대용 부탄캔 전문제조기업인 (주)태양 천안공장에서 18일 오전 6시38분경 화재가 발생해 주요 생산라인을 포함한 8개동(1만6000여㎡)이 전소됐다.

[에너지신문] 휴대용 부탄캔 전문제조기업인 '국민연료 썬연료' ㈜태양 천안공장에서 18일 오전 6시38분경 화재가 발생해 6시간 만에 진화됐다.

이번 화재로 공장건물 28개동(전체면적 3만6258㎡, 건축면적 2만4699㎡) 가운데 생산라인과 제품창고, 출하장, 인쇄장 등 8개동(1만6000여㎡)이 모두 불에 탔으며 낮 12시 40분께 진화됐다. 저녁까지 굴착기를 동원해 무너진 건물 자재들을 치우며 남은 불을 정리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공장건물 28개동 중 8개동이 전소됐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생산라인과 출하장, 제품창고 등 주요 생산라인이 모두 불에 타 향후 약 1년간 제품생산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 및 해외 수출 부탄캔 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행히 휴일이라 공장가동이 멈추고 근무자가 없어 인명피해는 없었다.

◆ 재산피해 늘어날 듯… 발화지점은 '지게차 기사 휴게실' 

현재 소방서 추산 20억원에 가까운 재산피해가 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지만 제품창고의 보관 제품이 1만5000박스(42만캔)로 9.2톤 분량이 불에 탄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관련업계에서는 일반적인 보관 관례로 볼 때 100만캔 이상이 소실된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피해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태양은 현대해상화재에 660억원의 보험을 가입하고 있는 것으로 소방당국은 밝혔다.

경찰은 CCTV동영상 자료를 확보한 결과, 최초 화재 발화점은 공장 가운데 지점에 있는 컨테이너로 제작된 지게차 기사 휴게공간으로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컨테이너 휴게공간 내부에는 난로가 있었기 때문에 난로가 발화점 이었거나 전기누전으로 인한 사고발생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화재 전일 오후 5시경 마지막 퇴근자가 난로를 껐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8일 오전 6시 38분경 탱크로리 기사가 공장 가운데서 검은 연기가 나고 있다고 소방서에 신고했다. 사고가 발생하자 6시 50분경 LPG저장탱크 등 공장내 공급되는 주요 가스밸브를 차단했고, 7시경 도시가스 인입밸브 및 정압기실의 가스도 차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장 내부로 공급되는 가스공급라인을 신속히 차단해 그나마 화재로 인한 피해 확산을 줄일 수 있었다. 

화재가 발생한 이후 수십만개의 부탄가스캔이 연쇄적으로 폭발하면서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공장내부 불길이 걷잡을수 없을 만큼 확산됐다. 폭발과 함께 날아간 부탄캔은 업무동 4층 옥상을 비롯해 공장 밖 논에서도 발견됐다. 사고 당시 1km밖에서도 폭발음이 들렸으며 검은 연기는 10㎞ 밖에서도 보일 정도였다.

충청남도소방본부는 이날 상황보고를 통해 화재가 발생하자 해당 지자체 소방본부 전 인력과 장비를 진화작업에 투입하는 '광역 3호'를 발령하고 소방헬기 5대와 펌프 13대, 물탱크 10개 등 장비 83대와 소방공무원 472명, 경찰 60명, 의소대 100명 등 총 인력 730여명을 현장에 투입, 진화작업에 나섰다고 밝혔다.

사고 이후 우선 1단계로 선착대가 현장에 도착해 인명수색 및 진화활동을 벌였고, 2단계 비상소집 및 천안서북소방서 긴급구조통제단을 가동했으며 3단계 ‘광역 3호’를 발령하고 충청남도 긴급구조통제단을 가동했다는 설명이다. 

공장 건물들이 조립식 샌드위치패널 구조여서 불길이 순식간에 번진 데다 건물 안에 수만개의 부탄캔 완제품 등이 있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LPG저장탱크로의 연소 확대 방지에 집중 주력하는 등 대형폭발사고로 확대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특히 LPG저장탱크 인근까지 화기가 번져 자칫 대형 폭발사고로 이어질 뻔했었다.

(주)태양은 61.5톤 규모의 지상형 LPG 저장탱크 4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일일 처리능력 4080N㎥/d로 부탄 80톤, 프로판 40톤, DME 109톤, 프레온 4.4톤 저장능력의 고압가스 일반제조시설을 갖고 있다. 또 하루 70만개의 부탄캔 용기 및 밸브제조 능력을 갖고, 월 36만9646㎥의 LNG를 사용하고 있다.

◆재발방지 대책 시급 … 부탄캔 수급 차질 불가피

소방당국은 지난해 7월 2일 소방특별조사를 실시해 옥외소화전, 비상방송설비, 피난구 유도등 점등불량 등 불량사항을 시정명령했으며 같은해 10월 5일 조치완료 후 현지확인을 했었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9월 범일방재가 소방 종합정밀점검을 실시해 정상판정을 받았으며 지난해 9월 23일 합동소방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화재가 나자 오전 7시 50분경 사고조사반이 현장에 도착해 저장탱크와 도시가스 차단상태를 우선 확인하고 박기동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들과 관계자들이 현장상황을 체크하는 등 하루종일 소방당국의 화재진압 상황을 꼼꼼히 살폈다.  가스안전공사는 사고원인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문제점을 발췌해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태양은 인천에 있는 계열사인 세안산업을 합칠 경우 국내 부탄캔 시장 점유율 70%를 기록하고 있다. 태양 천안공장은 지난해 2개 생산라인과 4개 충전라인을 가동해 부탄캔 8960만개를 생산, 시장 점유율 39%를 나타냈었다.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태양이 공장을 정상 복구하기까지는 적어도 1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국내 시장의 70%, 세계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부탄캔 수급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소방당국이 사고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최초 화재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지게차 기사 휴게소가 있는 곳.

▲ 바닥에 널부러진 부탄캔 잔해들이 사고 당시의 상황을 엿보게 한다.

▲ 공장 한 가운데 놓여있는 컨테이너 가건물은 지게차 기사 등 작업자들의 휴식공간이나 간이 창고로 활용되고 있었으며 난방기구도 사용하고 있었다.

▲ 소방당국은 LPG 저장탱크로 화마가 번지지 않도록 집중 방어했다. 다행히 LPG저장탱크에는 불길이 번지지 않아 대형폭발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LPG저장탱크 뒷쪽 건물 벽에도 화마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

▲ 다행히 LPG,DME 등 가스저장탱크가 밀집해 있는 지역에는 불길이 미치지 못했다.

▲ 식당과 기숙사가 있는 생활관 4층 옥상에도 부탄캔이 날아들었다. 옥상 난간에 휘어져 박혀있는 부탄캔의 모습이 당시의 위력을 실감케 한다. 뒷쪽 소방대원들은 오후 늦게까지 잔불을 껐다.

▲ 화재 진압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 소방대원들이 불길을 잡느라 진땀을 흘렸다.

▲ 연기속에서 불을 끄고 있는 소방대원들.

▲ 포크레인을 동원해 소방대원들이 남아있는 불씨를 제거하고 있다.

▲ 화재 진압 완료 후 정밀 인명검색을 실시한 결과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