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세계 비전통 에너지 개발 채산성 이미 확보
자원개발 통한 에너지 수급선 다변화 시급

최근 셰일가스를 중심으로 한 비전통 에너지 자원이 향후 주요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비전통 에너지는 기존의 석유 및 가스와 같은 전통에너지 생산방식과 다른 방법으로 생산되는 에너지로 크게 비전통 오일과 비전통 가스로 구분된다. 

전통 에너지는 지표면에 가까운 볼록한 형태의 배사구조에 집중 매장되어 있어 비교적 개발이 쉽고, 개발 비용 또한 낮다. 반면 비전통 에너지는 여러 지층과 지표면에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어 높은 기술력이 필요할 뿐 아니라 개발 비용 또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최근 유가 상승에 따른 채산성 확보 및 생산기술 향상으로 비전통 에너지와 전통 에너지 간 생산비용 격차가 축소되었으며, 현재 유가 수준을 고려한다면 비전통 에너지의 개발 채산성이 확보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비전통 가스 2035년 26% 차지 전망

비전통 에너지는 가채매장량이 풍부할 뿐 아니라 중동, 동유럽에 집중적으로 매장되어 있는 전통 에너지와는 달리 북미, 아시아, 남미 등 전 세계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기 때문에 향후 지속적인 개발로 비전통 에너지의 생산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 비전통 오일의 가채 매장량은 3.2조 배럴로 전통 오일 2.7조 배럴보다 풍부하다. 전체 오일의 총 가채년수(매장량/2011년 기준 생산량)는 189년인데, 이 가운데 비전통 오일은 103.0년으로 전통오일 86.4년보다 16.6년 더 생산할 수 있다.

더욱이 세계 오일 생산 중 비전통 오일의 비중은 2011년 4.6%에 불과했지만 2035년에는 13.2%로 상승할 전망이다. 또한 세계 비전통 가스의 가채 매장량은 328조 큐빅미터(㎥)로 전통 가스 462조㎥보다 적은 수준이지만, 향후 100년 동안 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보이고 있다.

향후 비전통 가스 개발이 활발히 진행됨에 따라 세계 천연가스 중 비전통 가스의 생산 비중이 2010년 14.0%에서 2035년 26.0%로 상승할 전망이다.

▲비전통 에너지 개발, 세계경제 파급효과 커

비전통 에너지 개발과 보급 확대는 글로벌 에너지 맵(Map)의 재정립, 에너지 가격 안정화, 비전통 에너지 개발 국가의 성장 동력화, 화학산업 구조개편과 비전통 에너지 개발국의 제조업 경쟁력 상승 등을 통해 세계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첫째, 전통 에너지 생산량이 중동과 러시아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비전통 에너지는 북미를 중심으로 개발이 확대되면서 에너지 공급선이 다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비전통 에너지는 개발관련제도, 수송 인프라 등이 잘 구축된 미국(셰일가스), 캐나다(오일샌드) 등지를 중심으로 생산되고 있으나, 향후에는 중국, 호주, 러시아 등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셰일가스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미국은 2022년부터 천연가스 순수출국으로 전환되며, 비전통 오일 개발도 확대되어 오일 수입 의존도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미국이 캐나다의 유일한 천연가스 수출 대상국이었으나, 미국 셰일가스 생산 증대로 인해 캐나다에서는 신규시장 물색이 필요하게 되었다. 따라서 캐나다 셰일가스의 90%를 보유한 서부 캐나다지역은 아시아와 근접한 아시아를 겨냥한 LNG 수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둘째, 비전통 에너지 생산 증가는 국제 에너지 가격의 하향 안정화를 유도할 것이다.

최근 셰일가스 생산 증가로 미국의 천연가스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고 있을 뿐 아니라, 향후 세계적으로 비전통 가스 개발이 활성화된다면 세계 천연가스 가격도 하락할 전망이다.

미국의 천연가스 가격은 2012년 평균 백만 BTU 당 2달러대 수준으로 하락한 반면 일본과 독일의 LNG 수입가격은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각각 10.91달러/백만BTU, 8.01달러/백만 BTU에서 2012년 16.75달러/백만BTU, 11.03달러/백만 BTU로 상승하였다. 비전통 오일인 셰일오일 생산 증가로 국제유가도 하락할 전망이다.

최근 북미지역에서의 셰일오일 생산 증가로, 브렌트유(영국 북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유)와 WTI유(미국 서부 텍사스 중간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유) 간의 가격 격차가 발생하였다. 향후 비전통 오일의 개발이 확대된다면, 국제 유가는 하향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PWC(Pricewaterhouse Coopers) 컨설팅에 따르면, 셰일 오일의 생산 확대로 2035년 국제유가 가격이 EIA(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기준(전망치 $133/bbl)보다 25%∼40%정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셋째, 비전통 에너지 개발에 따른 고용 창출, 부가가치 창출 등이 비전통 에너지 개발 국가의 경제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미국은 최근 ‘셰일가스 개발 붐’ 등 비전통 에너지 개발이 진행되면서 고용, 부가가치 창출 등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했다. 비전통 에너지 개발로 인한 고용창출 규모는 2012년 175만명에서 2020년 3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미국의 GDP도 2012년 2377억 달러에서 2020년 4166억 달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캐나다도 오일샌드 개발로 2020년까지 GDP가 1조2000억 캐나다달러(2012년 GDP의 98%) 증가하고, 고용자 수도 640만명(2012년 고용자수의 36%)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비전통 에너지 생산 증대로 오일과 가스 가격이 하락하면서 가스와 오일을 원료로 사용하는 제조업 생산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천연가스가격 하락으로 에틸렌의 원료인 에탄가격이 동반 하락하면서 동북아시아 석유화학산업 경쟁력을 위협하고 있다. 납사가격대비 에탄가격이 2005년 약 95%였으나 2011년에 약 55%로 하락하는 등 에틸렌(Ethylene)의 주원료인 에탄(Ethane)과 납사(Naphtha)의 가격차가 벌어지면서 에탄으로 생산되는 에틸렌의 가격 경쟁력이 상승하고 있다.

이는 납사(Naphtha)를 주원료로 사용하고 있는 아시아 및 한국 석유화학기업에게 부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세계 1위 셰일가스 매장국인 중국이 셰일가스 개발을 활성화 될 경우, 중국의 에틸렌 생산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석유화학 산업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미국의 경우, ‘셰일가스 개발로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하여 천연가스 관련비용이 절감되고, 추가 생산이 가능해 제조업 경쟁력이 상승할 것이다.

미국은 셰일가스 개발 활성화로 낮은 가격의 천연가스가 제조업 분야에 제공이 된다면 2020년 연간 116억달러, 2035년 연간 112억달러의 원가 절감효과가 발생하고, 2015~2020년까지 8개의 제조업 분야에 총 1210억 달러의 추가 생산이 가능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 비전통 에너지 자원개발 참여 등 적극 대응해야

세계 비전통 에너지 개발 활성화는 한국 경제에 에너지 수급비용 감소 등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나, 다수의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우려도 크다.

먼저 긍적적인 측면에서는 비전통 에너지 개발 활성화로 인한 에너지 수급상황 개선 등을 들 수 있다.
세계 에너지 가격이 하향 안정화로 접어들면서 에너지 수급비용이 감소하고, 에너지 수급선이 중동 중심에서 미국, 캐나다, 호주 등으로 다변화할 수 있어 에너지 수급 불안정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비전통 에너지 개발에 필요한 각종 기계나 장비 등 관련 산업부문 수출 증대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부정적인 측면으로는 비전통 에너지는 에너지 수급 뿐 아니라 비전통 에너지를 원료로 이용하는 산업의 경쟁력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보임에 따라, 석유화학산업은 물론 제조업 전반에 걸쳐 비전통 에너지 개발국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상승하면서 수출시장에서의 경쟁 심화가 우려된다.

더욱이 한국기업들이 비용이 싼 비전통 에너지 이용을 위해 생산설비를 대체할 경우 관련 비용이 증가할 뿐 아니라 기술적인 면이나 관련 인재 확보에도 애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한국에 미치는 긍정적인 요인을 극대화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비전통 에너지 자원개발 참여 확대 등을 통한 에너지 수급선 다변화가 시급하다. 둘째, 비전통 에너지 개발에 따른 연관 산업의 사업기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셋째, 국내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비전통 에너지 개발국의 산업경쟁력 상승에 대응해야 한다. 넷째, 자원개발 관련 R&D를 강화하는 한편 엔지니어링 및 관련 전문 인력 육성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수출산업 육성을 통해 날로 심화되는 수출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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