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23일 예정해 놓고 가스공사 일방적 연기”
가스공사, “실무차원 논의, 경영위 등 의사결정과정 필요”

미국 사빈패스 LNG 터미널에서 LNG 선적 사전작업(질소치환)중 화물창 내부경계공간(Inner Barrier Space)의 이슬점(Dew point)이 상온으로 측정된 국적 27호선 SK 스피카(Spica)호.
미국 사빈패스 LNG 터미널에서 LNG 선적 사전작업(질소치환)중 화물창 내부경계공간(Inner Barrier Space)의 이슬점(Dew point)이 상온으로 측정된 국적 27호선 SK 스피카(Spica)호.

[에너지신문] 한국형 화물창(KC-1)이 탑재된 LNG 국적선인 SK세레니티(Serenity)·SK스피카(Spica)의 수리후 LNG 선적시험을 앞두고 선박 건조사인 삼성중공업과 한국가스공사간 입장차를 보이며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30일 SK세레니티·SK스피카호의 LNG 선적시험(Full Loading Test)이 가스공사 측의 입항 거부와 연기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삼척 LNG 터미널에서 LNG를 선적한 뒤 동해상에서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가스공사가 이를 연기했다는 게 삼성중공업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한국가스공사는 실무차원에서 논의과정에서 LNG 선적시험일을 23일로 잠정 논의한 바 있지만 의사결정과정에서 아직 선적시험일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인데 23일을 선적시험일로 확정한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한국가스공사는 오는 12월 7일 주주총회를 열어 신임 사장을 선임할 예정에 있으며, KC-1화물창 관련 문제는 경영위원회 상정 안건이지만 아직 경영위원회를 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가스공사는 새로운 신임 사장 취임 후 조속한 시일내 최우선 과제로 KC-1화물창 문제를 경영위원회에 보고 의결한 후 선적시험일을 관계사와 협의해 결정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선박은 KC-1 개발사인 한국가스공사, 기술사인 KC LNG Tech, 선주사인 SK해운, 건조사인 삼성중공업과 함께 한국·미국선급이 참여해 최종 LNG 선적시험 조건과 절차를 준비해 왔으며 최근 수리 후 운항 재개를 위한 최종 점검을 앞두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3일로 예정된 LNG 선적시험일을 불과 1주일 앞둔 지난 16일 한국가스공사가 공문을 보내 ‘3차 선적시험 시 발견된 콜드스팟(Cold Spot·선체 외판온도가 허용 기준보다 떨어지는 현상) 발생 부위의 수리 결과’와 ‘콜드 스팟 발생 가능성 분석 자료 및 선적시험 중 콜드 스팟 발생 시 대처 방안’ 등의 서류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LNG선의 터미널 입항을 거부하고 연기를 일방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중공업은 3차 시험 결과 발견된 콜드 스팟 부위는 이미 가스공사에 제출했고, 분석 결과 수리 방법과 절차는 가스공사와 KC LNG Tech에서 준비하는 사항이며, 수리 결과는 선급에 이미 제출돼 관련 회사들과 공유했다는 입장이다.

또한 선적시험 중 콜드스팟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급 규정상 허용 범위보다 안전한 상태로 확인됐고, 선적시험 중 콜드스팟 발생시 기술적 대처 방안도 관련회사들과 협의를 통해 마련했으며, 선급들로부터 운항증명서를 발급받아 안정성을 확보한 상태라는 주장이다.

LNG 선적시험에 필요한 인력, 자재, 협력사 계약 등의 준비를 마쳤지만 가스공사가 LNG 선적시험을 지연시키고 있어 손실이 추가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와 관련 가스공사는 그동안 3차례에 걸친 시험선적 실시 이후에도 여전히 수리가 마무리되지 않은채 이번 4번째 재수리를 한 것으로, 지난해 3번째 LNG 선적시험에서도 문제가 발생한 사례가 있어 보다 신중한 접근을 위해 추가 서류를 요구한 것이며, 현재 LNG 적하보험을 가입한 상태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지난 24일 삼성중공업으로부터 이른 시일 내 LNG 선적시험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접수받아 내부 검토중으로, 신임 사장 취임후 경영위원회를 열어 최우선 검토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에 있다고 밝혔다.

즉 가스공사가 의도적으로 LNG 선적시험을 지연시키고 있는 것이 아니라 기존 실패사례를 들여다보고 충분한 검토와 함께 내부 의사결정 절차를 준수하고 있는 것이라는 해명이다.

한편 지난 10월 국감에서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이 가스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형 LNG선 화물창이 처음으로 적용된 SK 세레니티(국적 26호선)와 SK 스피카(국적27호선)가 결함으로 운항 중단되면서 가스공사가 2018~2020년 대체선 투입에 지출한 비용만 7328만달러에 달한다.

여기에 운항중단으로 발생한 LNG 연료 손실분 83만달러를 포함하면 총 7411만달러(약 1058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수송비 정산이 아직 완료되지 않은 2021~2022년의 미정산 손실액까지 합하면 그 규모는 더 늘어나고, 수리가 늦어지면서 손실액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화물창(KC-1)이 탑재된 SK해운 2척은 지난해 1월 KC-1 적용 선박에 대한 전문인배상책임보험 계약 갱신을 거절 당했고, 올해 1월 정상적으로 운항중인 제주 1·2호선 마저도 보험계약 갱신이 거절당한 바 있다. KC-1이 적용된 네 척의 선박 모두 추후 운항 중 발생하는 결함에 대해서는 가스공사와 조선 3사가 직접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번 LNG선적시험은 한국형 화물창의 신뢰성 회복과 현재 개발중인 KC-2의 향후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서 매우 중요하다는 게 관련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관련업계의 관계자는 “한국형 LNG선 화물창이 품질논란과 운항중단으로 발생한 막대한 손실에 대해 현재 여러 소송이 진행중으로 소송결과가 나와야 이해 관계사들의 책임 범위와 손실 부담이 확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그러나 관계회사간 분쟁보다는 협의를 통해 그동안 운항이 중단됐던 SK세레니티·SK스피카호의 완벽한 수리가 이뤄져 글로벌 시장에서의 한국형 LNG선 화물창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이를 반면교사 삼아 한국형 LNG선 화물창 KC-2를 개발해 글로벌 시장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다”고 지적했다.

▲ SK 스피카호에 탑재된 한국형 화물창 KC-1.
▲ SK 스피카호에 탑재된 한국형 화물창 KC-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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