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시민이 해냈습니다. 여러분이 자랑스럽습니다”

기자가 삼척 LNG저장기지 건설현장을 찾은 지난 17일, 삼척시로 들어가는 도로변에는 알록달록한 현수막이 여러장 걸려있었다. 현수막의 내용대로라면 삼척시가 원자력발전소 추가건설을 유치했다는 것이다. 현수막으로만 봐서는 그야말로 축제의 장이다.

하지만 삼척은 140만kW 원자력발전설비 4기, 총 560만kW 규모의 원자력발전소 추가 건설을 위한 예비후보지 가운데 하나일 뿐 최종 선정은 올 연말로 예정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척시는 이미 1년을 앞당겨 자축하는 분위기다.

물론 정부나 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 보면 삼척은 이미 90% 이상 원자력발전소 최종부지로 선정돼 있는 상태다. 하여 미리 축포를 쏘고 축배를 든다고 해서 왈가왈부할 일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부지선정 이후의 분위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지금의 자축 분위기가 왠지 모르게 씁쓸한 것은 비단 기자만 느끼는 것은 아닐 것이란 생각이다.

제4 LNG저장기지 후보지 가운데 하나였던 삼척은 당시에도 LNG기지 유치를 위해 90% 넘는 주민들이 열렬한 지지와 환호를 보냈다. 하지만 저장기지 건설공사가 시작된 지 2년여가 흐른 현재 삼척시와 지역주민은 가스공사와의 비용보상 문제를 두고 일대 혈전을 벌이고 있다.

약 2조7000억원 규모의 공사에 2000억원 규모의 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요구대로 결정되지는 않겠지만 국내 최대 저장기지인 인천의 경우 약 80억원 선에서 보상이 마무리됐다는 점을 감안하며 아연실색할 일이다.

물론 님비현상이 판치는 세상에 기피시설이랄 수 있는 위험시설물을 내 방안에 들여놓게 됐으니 비용보상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덮어놓고 무조건 많이 받겠다는 생각은 한번쯤 재고해 봐야 한다. 더구나 삼척시민은 삼척LNG기지가 들어서게 되면 경제성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도시가스 공급의 혜택을 받게 되며 수천억원의 경제효과, 고용창출효과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리게 된다.

연말 결정되는 원전건설 규모는 약 6~7조원 규모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내년 원전건설에 따른 보상액수는 약 1조원에 육박하지 않을까? 벌써부터 쓸데없는 계산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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