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신사업 투자 활성화…수소 중심 그린사업 ‘새판’
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 수소 밸류체인 구축 확장 대전환

[에너지신문] 석유화학업계의 수소산업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글로벌 탄소중립 강화 바람을 타고, 친환경 신사업을 돌파구로 마련했던 석유화학업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와 물류가격 급등에 따른 대내외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는 경영환경 탓에 친환경 포트폴리오 전환에 더욱 가속을 붙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수소는 물론 신재생에너지와 배터리, 재활용 사업 등 사업 영역도 다양화에 나섰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사업 전환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체계 마련을 위한 필수요소가 됐다”며 “앞으로 탄소중립을 위한 신사업 투자가 더욱 활성화돼 사업 전환이 빨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 롯데그룹 화학군은 세계 최초 암모니아 광분해 기술 공동 실증 나서며 수소경제 활성화 확대에 나섰다.
▲ 롯데그룹 화학군은 세계 최초 암모니아 광분해 기술 공동 실증 나서며 수소경제 활성화 확대에 나섰다.

실제 석유화학업계는 화석연료를 기반으로한 석유화학산업만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플라스틱세’를 신설, 2025년부터 페트 재활용 원료 비율을 25% 이상 함유하도록 했고, 우리나라는 2030년 온실가스 감축을 35% 이상 목표로 설정하는 탄소중립 계획으로 플라스틱 등 폐기물 매립량을 줄이고 생활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결국 석화업계는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신재생에너지와 재활용 플라스틱 사업 등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나서고 있고, 무엇보다 ‘수소산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롯데케미칼, 그린사업 중심 종합 화학사 변신
“펜더믹 시대에 탄소중립 트렌드, 시장 내 역학관계 변화 등으로 화학사들에게도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기존 사업의 역량을 동력으로 삼아 미래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친환경 가치를 실현하고, 이해관계자의 니즈와 글로벌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롯데케미칼의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선언한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은 올해 ‘탄소감축성장’을 핵심으로 한 미래 성장 동력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범용 석화사업 및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의 확대를 추진하고, 수소에너지를 필두로 전지소재‧리사이클‧바이오플라스틱 등 ‘그린사업 확장’으로 포트폴리오를 개편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수소에너지사업은 120만톤 청정수소 생산 및 매출액 5조원, 전지소재사업은 매출액 5조원, 리사이클‧바이오플라스틱 100만톤 이상 생산 및 매출액 2조원 달성을 목표로 했다.

특히 수소사업은 국내 수소생태계 구축과 산업 주도권 확보를 위해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롯데케미칼은 총 6조 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120만톤 규모의 청정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유통, 활용해 연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또한 향후 국내 수요 증가에 대비, 해외 청정암모니아 도입을 적극 추진한다.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2030년 수소시장 규모가 국내 580만톤, 글로벌 9800만톤으로 예측하며, 이중 연료전지 및 암모니아 혼소 발전용으로 약 350만톤의 수요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응해 120만톤의 수소 생산량 중 60만톤은 발전용, 45만톤은 연료전지 및 수소가스 터빈용, 15만톤을 수송용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발전용 수요량 60만톤은 해외에서 청정수소를 생산, 저장과 운송 측면에서 경제성을 지닌 암모니아로 변환 후 국내로 도입할 방침이다.

국내 수소인프라 구축을 위해 롯데그룹 계열사 및 국내외 전략적 파트너와도 적극적으로 협업에 나선다. 연내 합작사를 설립, 충전소사업과 발전사업을 추진하고 롯데그룹 내 계열사의 모빌리티 기반을 활용하는 등 수소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황진구 단장은 “롯데케미칼의 네트워크와 투자 여력, 풍부한 글로벌 프로젝트 경험 등 강점을 살려 생산설비 투자부터 운송‧유통에 이르는 인프라 구축을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대한민국 수소 산업 전 과정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은 수소사업 확장을 위한 발빠른 움직임을 펼치고 있다. 우선 SK가스(주), 에어리퀴드코리아와 손잡고 부생수소 기반 발전사업과 수송용 수소사업 등을 위한 합작사를 설립했다. 합작사는 롯데케미칼과 SK가스가 부생수소를 확보할 수 있고, 수소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울산에서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설을 통해 처음 협력했다.

또한 동아시아 지역의 수소‧암모니아 공급 안정성 확보 및 시장 확대를 위해 일본 이토추상사와 압모니아 활용 및 설비투자, 수소사업 협력 등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아울러 롯데그룹 화학군(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은 미국 시지지(Syzygy), 일본 스미토모(Sumitomo) 상사그룹과 세계 최초로 암모니아 광분해 기술의 공동 실증을 진행, 이로써 세계 최대 규모의 암모니아 열분해 기술 실증에 이어 광분해 기술까지 실증에 나서며 미래 수소산업 주도권 확보를 위한 기술 선점에 한발 더 나아갈 수 있게 됐다.

황진구 롯데케미칼 대표는 “롯데케미칼은 청정수소·암모니아를 통해 수소경제 활성화와 탄소중립에 기여할 것”이라며 “기존 실증 중인 암모니아 열분해 기술에 이어, 이번 암모니아 광분해 기술 실증을 통해 추후 각각 기술의 장점을 살려 환경과 고객 니즈에 맞는 수소를 빠르고 다양하게 공급하는 솔루션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 한화솔루션 수소탱크 '넵튠'
▲ 한화솔루션 수소탱크 '넵튠'

한화솔루션, 수소 중심 ‘그린리더’ 도약 노린다
한화그룹은 수소에너지 사업을 중심으로 그린에너지 신사업을 확대, ‘글로벌 그린 리더’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수소 밸류체인 구축에 속도를 내며 탄소중립 전환을 선도한다 것.

이를 위해 한화솔루션은 수소생산과 저장사업에 집중, 기존 태양광 사업과 시너지를 낸다는 방안이다.

우선 큐셀부문의 태양광발전을 통해 케미칼부문에서 수전해기술을 확보, 그린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며 생산된 수소를 한화솔루션 첨단소재부문의 플라스틱 복합소재 기술을 활용한 수소탱크에 담아 운송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한화솔루션은 CA(Chlor-Alkali)공정을 통해 부생수소를 생산 중이며 기존 태양광사업을 통한 그린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수전해설비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상업화된 알카라인과 고분자전해질막(PEM)방식의 장점을 접합한 음이온교환막(AEM) 기술은 2023년 개발 목표이며 2024년에 상업화할 계획이다.

음이온교환막 수전해기술(AEM)은 아직 상업화한 업체는 없다. 하지만 낮은 초기 투자비용과 높은 생산성으로 상업화가 될 경우 재생에너지와 연계하면 그린수소를 생산하기 쉬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수소저장 시장 확장에도 집중 공략한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인 마켓앤드마켓(MarketsandMarkets)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수소저장 시장 규모는 2027년에 약 1192억달러(약 154조원), 북미지역은 약 155억달러(약 2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한화솔루션이 2020년말 인수한 한화시마론은 현재 미국 앨라배마주 오펠리카시에 1차로 약 5100만달러(약 600억원)를 투자, 최신 설비가 적용된 고압탱크 공장을 건설 중이다. 올해 하반기 앨라배마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약 4000개의 고압탱크를 생산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화솔루션은 세계적 에너지기업인 쉘(Shell)이 추진 중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수소충전소 네트워크 구축사업에 참여, 운송용 수소탱크인 ‘넵튠(Neptune)’을 공급한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 수소산업 중심지로 북미지역 총 66개의 수소충전소 중 52개가 이미 설치 완료됐으며, 2030년까지 수소충전소 수를 1000개로 늘릴 계획이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앞으로는 탄소중립 노력을 등한시하면 기업 존립이 위태로울 수 있는 상황”이라며 “전 세계에서 수소사업을 추진하면서 축적한 기후변화 대응 기술을 최대한 활용, 2050년 이전에 탄소중립을 조기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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