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글로벌 에너지 동향과 시사점' 세미나서 강조
탄소중립 필수 요건은 '원전+재생에너지' 적절한 믹스

[에너지신문] 전문가들이 현재의 글로벌 에너지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민간 중심의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아울러 원자력과 재생에너지의 적절한 믹스가 탄소중립의 필수 요건임을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일 서울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글로벌 에너지 동향과 시사점'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주요국의 에너지안보 정책 현황과 시사점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에너지정책, 원전, 수요관리, 효율 관련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산업부는 이달부터 에너지수급 비상대책반을 구성, 운영하고 있다.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을 앞둔 시점에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 및 정책 동향 파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 '글로벌 에너지 동향과 시사점' 세미나에서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 '글로벌 에너지 동향과 시사점' 세미나에서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천영길 산업부 에너지산업실장은 축사를 통해 “러-우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위기로 주요국의 물가가 폭등 중”이라며 “높은 에너지 수입의존도와 에너지 다소비 산업구조를 가진 우리나라는 이에 적극 대응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산업부는 공급과 수요 양측의 균형 있는 에너지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합리적 전원믹스 구성과 원전의 적극적 활용으로 구체화 될 것”이라며 “저소비·고효율 사회를 위한 효율혁신에도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강승진 한국공학대 교수, 박호정 고려대 교수, 조홍종 단국대 교수, 노동석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의 발제가 이어졌다.

박호정 교수는 러-우 사태, 그린플레이션 등으로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민간은 해외자원 개발, 정부는 정보제공 및 외교협력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강승진 교수는 수요 효율화는 에너지안보 강화, 온실가스 감축의 핵심 수단으로 에너지 가격체계 합리화, 민간의 효율 향상 투자 확대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조홍종 교수는 유럽의 에너지 위기는 탄소감축 일변도의 에너지정책 추진의 결과라고 정의하고, 원전 등 저비용·저탄소 전원을 활용한 합리적 전원믹스 결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노동석 연구위원은 재생에너지는 ESS, 수소 등 백업에너지 확보 여하에 따라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고 밝혔다. 특히 에너지안보, 탄소중립 대응을 위해 원전에 대한 긍정적인 재평가가 대두되고 있음을 언급했다.

발제에 이어 박주헌 동덕여대 교수를 좌장으로 한 토론이 진행됐으며, 청중과의 질의응답 시간도 마련됐다.

토론에서 강승진 교수는 "에너지정책을 정부가 주도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민간 위주의 정책 실행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노동석 연구위원은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면서 재생에너지만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를 적절히 섞으면 수급불균형을 현격히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호정 교수는 "우리나라의 에너지정책은 '탑다운' 방식으로 정부 정책에 기업들이 따라가는 형태"라며 "해외의 경우 정부 통제보다는 기업들이 자유롭게 활동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좌장인 박주헌 교수는 "수급위기를 적절히 반영하지 못한 가격 통제가 에너지위기의 원인"이라고 지적하며 "축구에 열광하는 이탈리아가 축구장 조명을 단축 가동키로 한 반면, 우리나라는 야간 골프장 조명 사용이 오히려 더 늘어났다"고 꼬집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도 에너지 수급에 대한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세미나에서 제시된 제언을 향후 정책 추진에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기회를 자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세미나를 주관한 에너지정보문화재단은 글로벌 에너지안보 대응을 위해 에너지 홍보·소통뿐만 아니라 원전 등 글로벌 에너지안보 동향 파악 등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개편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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