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에너지신문] 자동차 생태계가 크게 변하고 있다. 지난 130여년의 내연기관차 역사가 전기차나 수소전기차 등의 친환경차 시장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변환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존 내연기관차 시장에서 전기차 등으로 전환되는 기간을 40년 정도로 예측했지만 최근에는 20년으로 줄었고 이제는 약 15년 정도로 전망하기도 한다. 너무 빠른 변화는 사회 곳곳에 충격을 주는 데, 이미 이러한 충격은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는 아이오닉5라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전기차를 출시하면서 생산현장의 인력 30%를 재배치, 노·사간의 논란이 발생한 바 있다.

이는 급증하는 전기차 생산으로 기존 내연기관차 인력을 약 30% 줄여야 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분쟁이 앞으로 노·사간의 중요한 갈등요인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

문제는 아직도 대학에서는 교과과정은 물론 실습교보재도 모두 내연기관차 중심이라는 것이다.

대학 내 자동차학과에 전기차 한대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여기에 교수들도 거의 대부분이 내연기관차를 연구한 교수진으로 구성돼있다.

엔진과 변속기를 빼고 배터리와 모터를 놓은 전기차는 구조도 다르고 원리도 완전히 다르다. 교수 대부분이 전기차를 제대로 배우고 실습한 사례가 없다. 당장 현장에서 전기차 등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전문 인력이 필요하나 교육기관조차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이다.

이보다 가장 걱정되는 영역 중 하나가 바로 ‘자동차 정비영역’이다. 일선에서 소비자가 직접 대면하는 전문적인 영역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자동차 공장이라 부르는 종합과 소형자동차 정비업이 약 4500개 정도, ‘카센터’라고 부르는 적은 업종이 약 4만여개에 이른다. 종사인원은 15만명이 넘는 대규모 전문 영역인 것이다.

하지만 정비영역은 최근 내연기관차의 내구성이 좋아지고 무상 애프터서비스 기간이 늘며 기존 정비업이 할 수 있는 포지션이 크게 줄어드는 ‘레드 오션화’가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 여기에 전기차로의 전환이 빨라지면서 더욱 위기감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비영역에서 일거리가 가장 많은 ‘엔진룸과 변속기’가 아예 사라지고 이를 대체하는 배터리와 모터 등은 정비사들이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기존과 달라지지 않은 영역은 타이어와 제동장치, 현가장치 및 조향장치 등에 불과해 정비사들의 고민이 늘고 있다.

문제는 전기차 등에 대한 정비사 교육이 거의 전무, 현재로서는 전기차 등의 정비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때문에 당장 전기차 등의 교육을 통해 정비사들이 버틸 수 있는 기간을 마련해줘야 한다. 현재 국내에는 필자가 진행하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의 미래차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이 거의 유일하다.

때문에 수년 이내 전문 정비사들의 교육은 물론 부품업계 등 미래차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일자리는 새로 창출하는 것보 다 유지하는 것이 더욱 쉽고,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크게 줄어든 부품수, 모듈화, 모빌리티 파운드리도 등장으로 자동차 정비영역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지금의 정비업은 최소 70%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전기차 튜닝, 중고 전기차 진단평가, 전기차 부품과 용품 등 다양성을 키우면서 정비영역이 살아날 수 있는 아이템을 늘릴 수 있는 고민을 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정비영역에 대한 철저한 준비와 미래차에 대한 충격을 최대한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심지어 업종 전환과 전환교육도 필요하고 인수합병 등 다양한 방법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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