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원전 경쟁 우위 기반 SMR·해체 등 위상 강화
세계 최고 기업들과 파트너십...글로벌사업 본격화

[에너지신문] 원자력 원천 기술 확보를 비롯, 전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현대건설이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하기 위한 차세대 원전사업 로드맵 전략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

최근 현대건설은 최다 원전 건설과 해외 첫 수출을 통해 경쟁력을 입증한 한국형 대형원전 사업을 기반으로 소형모듈원전(SMR), 원전해체, 사용후핵연료 처리 등 원자력 전분야에 걸쳐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톱티어 원전기업으로서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세계적인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 및 협업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는 최근 창립 75주년을 맞아 임직원에게 발송한 기념 메시지를 통해 “현대건설은 국내외 최고의 원전사업 선진사들과 협력해 총체적인 원자력 벨류 체인을 구축하고 있다”며 “현대건설만의 창의와 도전의 DNA로 글로벌 1위의 ‘원전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Total Solution Provider)’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 원전사업에 대한 의지와 비전을 밝혔다.

▲ 현대건설이 수주한 UAE 바라카 원전.
▲ 현대건설이 수주한 UAE 바라카 원전.

국내 기업 최초 '미국형 대형원전' 참여 길 열려

현대건설은 국내외에서 한국형 대형원전 34기 중 22기를 시공하며 에너지산업의 핵심인 대형원전 부문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1978년 국내 최초 상용원전 고리 1호기를 시작으로 총 18기의 국내 원전사업을 수행함으로써 국내 건설사 가운데 압도적인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0년 UAE 바라카 원전 1~4호기를 전량 수주하며 한국형 원전의 해외 첫 수출을 일궈낸 바 있다.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현대건설은 지난달 24일 원자력 분야 최고 기업으로 꼽히는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전략적 협약(Strategic Cooperation Agreement)을 체결하고,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형 대형원전(AP1000) 사업의 글로벌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한국형(APR1400)에 이어 미국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있는 미국형 대형원전 사업에 공동 참여함으로써 현대건설의 대형원전 사업 범위가 더욱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건설은 이번 계약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프로젝트별 계약을 통해 차세대 원전사업 상호 독점적 협력 및 EPC 분야 우선 참여 협상권 확보 △친환경 탄소중립 사업 확장 △에너지 전환 사업 관련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 등 지속가능한 미래 사업의 초석을 다지는 한편, 한미 원전 협력을 통해 K원전사업 경쟁력 또한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웨스팅하우스는 1886년에 설립된 세계적인 미국 원자력 회사로, 전 세계 약 50% 이상의 원자력 발전소에 원자로와 엔지니어링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원자력 산업 전 분야에 걸친 글로벌 톱티어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건설과 웨스팅하우스가 공동 진출하는 AP1000 모델은 개량형 가압경수로 노형으로 경제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안전성도 대폭 향상시켰으며 모듈 방식을 적용해 기존 건설방식 대비 건설기간 단축도 가능하다.

이와 함께 현대건설은 차세대 원전사업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는 소형모듈원전(SMR) 분야에서도 민첩하게 대처하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 원자력 기업 홀텍 인터내셔널(Holtec International)과 SMR 개발 및 사업 동반 진출을 위한 협약(Teaming Agreement)을 체결한 것.

현재 개발중인 SMR-160 모델은 160MW급 경수로형 소형모듈원전으로 사막, 극지 등 지역 및 환경적 제한 없이 배치가 가능한 범용 원전이다.

후쿠시마 사태, 테러 등과 같은 모든 잠재적 가상 위험 시뮬레이션을 거쳐 안전성을 검증받았으며 미국 에너지부의 ‘차세대 원전 실증 프로그램’ 모델로 선정되는 등 안전성, 상업성 등에 대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캐나다 원자력위원회(CNSC)의 원자로 설계 예비 인허가 1단계를 통과했으며, 미국 원자력위원회 (USNRC)의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은 미래 원전사업의 '블루오션'으로 일컬어지는 원전해체 분야에서도 한발 앞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홀텍사와 인디안포인트 원전해체 사업에 대한 협약을 체결,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원전해체 시장에 진출했다. 초기단계부터 전문 인력을 파견해 해체 사업 전반에 걸친 선진 기술을 축적할 예정이다.

월성 원자력본부 전경.
▲ 월성 원자력본부 전경.

원자력연구원과 SMR 및 탄소제로 원전기술개발 협력

현대건설은 국내 최고의 원자력 종합연구개발 기관인 한국원자력연구원과도 협력 관계를 구축, 차세대 원전사업의 핵심 역량을 강화한다.

현대건설과 원자력연구원은 소형모듈원전, 원자력 수소생산 및 원전해체 기술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비경수로형 SMR 개발 △경수로형 SMR 시공 기술 △연구용 원자로 관련 기술협력 △원자력을 이용한 수소 생산 △원전해체 기술개발 등 핵심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는 한편, 해당분야의 기술 및 정보 교류, 해외 시장 진출 등에 관해 협력하기로 했다.

현대건설은 원자력연구원과의 협력으로 기존의 경수로형뿐만 아니라 4세대 SMR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원자력 산업의 신시장인 원전해체 및 원자력을 이용한 수소생산 분야에서 시너지를 창출함으로써 차세대 원전사업을 주도해 나갈 방침이다.

원자력연구원은 국내 유일의 원자력 종합연구개발 기관으로 한국표준형원전 기술 구축, 핵연료 국산화, 연구용원자로 국산화, 방사성동위원소 기술 선진화 등 기술 자립을 통해 국가 산업 발전의 근간을 마련하고 원자력 시스템 수출에 성공했으며, 현재는 혁신적인 원자력 시스템 기술 개발과 안전한 원자력 이용을 위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현대건설이 신규 원전 설계 및 건설에서 원전해체까지 원자력 산업 전 분야에 걸쳐 견고한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핵심 기술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은 탄소중립 전환 시대를 맞아 천문학적인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 원전시장을 선점하고 K 원전 수출기업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최고 수준의 대형원전 시공을 통해 K원전 대표 기업으로 손꼽히는 현대건설은 세계적인 원자력 에너지 기업들을 비롯해 국내 전문기관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기술 및 사업역량을 강화하며 차세대 원전사업에 대한 대응체계를 갖췄다”며 “원전사업 다각화와 핵심 원천 기술을 확보해 글로벌 원전산업의 게임 체인저로서 현대건설의 위상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친환경 에너지 전환 사업을 가속화함으로써 탄소중립 실현과 원자력 생태계 발전을 선도해 나갈 것” 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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