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강력해진 중국기업 공세 타파 방안 모색 주력
LG엔솔·SK온 ‘생산능력’ 확보 VS 삼성 ‘기술력’ 배양

[에너지신문] ‘전기차 빅뱅 시대’에 돌입한 2021년 전 세계 배터리 시장은 ‘춘추전국시대’였고, 그중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K-배터리 3사는 전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압도적인 활약상을 펼쳤다.

특히 전 세계 배터리 시장은 중국계 업체들의 대대적으로 공세로, 열악한 경쟁 환경 속에서도 K-배터리 3사는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며,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입지를 더욱 견고히 하고 있어 고무적이다.

최근 SNE리서치에서 발표한 2022년 1분기 글로벌 전기차 탑재 배터리 사용량을 보면, 중국 CATL의 1위 독주가 이어진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2위, SK온은 높은 성장세로 5위 자리를 지켜냈다. 삼성SDI도 두 자릿수 성장세로 7위 자리를 유지했다.

국내 배터리 3사가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한 데는 각 사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는 모델들의 판매 증가가 주요 요인이다. 하지만 앞으로의 K-배터리 행보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우선 중국 봉쇄, 전쟁, 반도체 수급 등의 문제들이 향후 전기차 판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

또한 올해 들어서도 중국계의 압박이 수그러들 기색이 보이지 않고 있어 K-배터리 3사는 생존전략 모색에 집중하고 있다.

▲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SKBA 2공장.
▲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SKBA 2공장.

▶▶▶ 미래 배터리 생산시설 'K-배터리'가 주도
현재 견고한 입지를 갖추고 있는 K-배터리는 미래 청사진을 위한 생산량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인 배터리 생산 설비 증가를 위한 계획을 차근차근 이행해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올해 초 발표한 ‘2021년 글로벌 배터리 시장 결과’에 따르면, K-배터리 기업은 미국 내 신규 투자를 석권하며 배터리 설비 비중을 크게 증가했고, K-배터리 소재기업들도 배터리 기업의 성장과 더불어 글로벌 톱10에 안착, 세계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분석했다.

산업부는 전기차 시장이 태동 단계인 미국은 현재 신규 설비투자에 집중하고 있는데, 신규 배터리 생산설비 대부분에 우리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선 2025년까지 미국 내 건설예정인 13개 대규모 배터리 생산설비 중 11개가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3사 관련 설비로 확인됐다.

현재 미국 내 가동 중인 국내기업의 배터리 설비는 미국 전체 생산설비의 10.3%에 불과하지만 앞서 발표된 계획이 차질없이 추진될 경우 2025년까지 70% 수준으로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 시장도 우리 기업들이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EU지역은 2017년부터 진행된 우리 기업들의 선제적인 투자로 이미 국내 배터리 3사가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유럽 내 배터리 생산설비(Capa) 중 우리 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64.2%이며, 지난해(2021.1.~11월) 국내 배터리 3사의 EU 시장 판매 점유율은 71.4%를 기록 중이다.

이 같은 EU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국내기업들은 현재 생산설비 규모를 2025년까지 2배로 확대할(99.7→204.1GWh) 계획이다. 규모가 가장 큰 중국에서는 부진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중국업체들이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의 점유율은 10% 미만으로 비중이 크지 않다.

때문에 산업부는 중국을 제외하면, 우리 기업들이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압도적 1위를 달성하고 있고, 현재 시장 점유율 및 투자계획 등을 고려하면 2025년까지 EU, 미국에서 우리 기업들의 선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LG·SK 시설 투자 ‘속도’ ‧ 삼성 기술개발 ‘집중’
K-배터리 3사는 전 세계 배터리 시장의 입지를 더욱 두텁게 하기 위해 각기 다른 전략으로 내세웠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시설투자의 속도를 높여 생산량 확산에 적극 나섰고, 삼성SDI는 기술개발에 집중, 내실을 더욱 견고히 했다.

우선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월, 스텔란티스(Stellantis)와 함께 캐나다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건설키로 했다. 이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Windsor)시에 설립하는 합작공장으로,  총 투자금액은 4조 8000억원을 투입, 올해 하반기 착공을 시작한 뒤 2024년 상반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신규공장의 생산능력은 45GWh(2026년 기준)으로, 이곳에서는 배터리셀뿐 아니라 모듈 생산 라인도 건설할 예정이다. 생산물량은 향후 크라이슬러, 지프 등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들이 출시할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된다. 양사는 합작공장이 LG에너지솔루션·스텔란티스의 북미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 영향력 확대를 위한 핵심기지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1위 자동차업체 GM(General Motors)과 전기차 배터리 제3 합작공장을 건설,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생산공장 건설에 속도를 냈다.

총 3조원(26억달러)을 투자해 2024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이 공장은 2025년초 1단계 양산을 시작해 향후 연 생산 규모 50GWh에 달하는 공장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1회 충전 시 5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순수 전기차 약 7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한국-북미-중국-폴란드-인도네시아’로 이어지는 업계 최다 글로벌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주요 거점별 현지 생산을 통한 물류 비용 최적화 △현지 정책 및 시장 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응 △근거리에서 완성차업체에 제품 적기 공급 및 기술지원 등 고객 밀착 현지 대응 체계를 구축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SK온 역시 전기차 배터리 시장 ‘Global No.1’이라는 원대한 꿈을 향한 도전의 일환으로 배터리 생산시설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미국 완성체업체 포드와 터키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30GWh)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이다. 미국에서 시작된 SK온과 포드 배터리 동맹이 또 다른 대규모 글로벌 시장인 유럽으로 영역을 넓힌 것이다.

특히 SK온은 포드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핵심 파트너로 견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포드는 2030년까지 배터리 용량 240GWh를 확보하는 계획으로, 상당 부분을 SK온을 통해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포드는 북미에서 필요한 140GWh를 미국 켄터키주, 테네시주에 SK온과 설립하는 129GWh 규모 합작법인 ‘블루오벌에스케이(BlueOval SK)’ 그리고 SK온의 미국 조지아주 제2공장(11GWh)을 통해 확보했다.

여기에 유럽, 중국 등에서 나머지 100GWh를 조달할 예정이며 이번에 SK온-코치와 합작하는 터키공장을 통해 30~45GWh를 조달할 방침이다.

▲ 삼성SDI의 PRiMX 배터리
▲ 삼성SDI의 PRiMX 배터리.

SK온은 외부 파트너십을 통한 합작법인 외에도 자체 생산공장 구축으로 글로벌 배터리 생산 거점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온은 한국(서산), 미국(조지아), 중국(창저우 등), 헝가리(코마롬)에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중국 옌청 제2공장, 헝가리 이반차 공장 등도 2025년 이전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총 생산능력을 2025년 220GWh, 2030년 500GWh까지 달성, 명실상부한 글로벌 배터리 회사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반면 삼성SDI는 생산능력 확장을 위한 시설 투자에 있어 조금은 신중한 모양새다. 이렇다할 계획을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시설 확대보다는 기술력 증대에 초점을 맞췄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021년도 각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SDI는 연구개발비용으로 총 8776억원을 투자, 국내 배터리 3사 중 지출 규모가 가장 컸다.

특히 삼성SDI는 리튬이온 전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차별화된 소개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고체 전해질 설계와 합성에 성공해 전고체 전지 시제품을 만드는 등 기술개발을 선도해왔다.

이와 함께 독자 리튬금속 무음극 구조를 개발해 업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밀도와 높은 안전성을 확보했다. 이러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삼성SDI는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가장 먼저 전고체 전지 시범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또한 2027년 상용화된 전고체 전지 양산을 위해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니켈 함량 88% 이상인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리튬이온 배터리 ‘젠5’를 출시, 주행가능거리 600km라는 획기적인 성능으로 선보인 바있다.

여기에 니켈 91% 이상은 양극재 개발을 마치고 배터리에 적용하는 단계로 업그레이드하는 등 기술력 진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SDI는 전기차 주행거리를 결정하는 고에너지밀도 전지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 구축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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