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발 LNG선박용 고망간강 신소재 국제표준도 연내 제안

[에너지신문] LNG선의 핵심 기자재인 ‘LNG 재액화기 성능평가 시험방법 표준안'이 국제표준 제정 절차의 첫 관문인 신규작업표준안으로 채택됐다. 우리나라가 친환경ㆍ고부가 선박의 대명사인 LNG선 시장에서 세계 1위의 경쟁력을 공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우리나라가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제안한 ‘LNG 재액화기 성능평가 시험방법’ 표준안이 신규작업표준안(NP, New Proposal)으로 채택됐다고 28일 밝혔다.

신규작업표준안 채택은 국제표준 제정 절차의 첫 관문이다. 우리나라는 채택 여부를 묻는 기술위원회 투표에서 미국, 중국, 일본, 프랑스 등 회원국 대다수의 찬성을 이끌어내며 국제표준 선점의 첫걸음을 성공적으로 내디뎠다.

국제표준 제정 절차는 신규작업표준안(NP) → 작업반초안(WD) → 위원회안(CD) → 국제표준안(DIS) → 최종국제표준안(FDIS) → 국제표준(IS) 제정의 순으로 제정된다.

신규작업표준안(NP) 채택은 기술위원회 투표 결과 정회원국 2/3 이상의 찬성, 5개국 이상의 전문가 참여 등 2개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만 채택 가능하다는 점에서 향후 국제표준(IS)으로 제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LNG 재액화기는 화물 탱크 내부에서 자연 기화되는 증발가스를 재응축해 다시 LNG 상태로 바꿔 회수하는 장치이다. LNG 화물탱크의 보냉 성능에 따라 매일 전체 LNG의 약 0.07~0.15%가 자연 기화하는데, LNG재약화기는 LNG 화물 손실을 최소화해 LNG선의 운항 경제성을 높여주기 때문에 LNG선 시장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자재로 꼽힌다.

그러나 LNG 재액화기의 성능평가에 대한 국제표준이 없어 선박 발주처 별로 제시하는 각기 다른 요구사항에 따라 성능평가를 진행하다 보니 시간과 비용 손실이 불가피했다.

이에 우리나라는 LNG 재액화기의 안전성과 성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압력시험, 분출시험 등 안전성 시험과 재액화율 측정시험의 방법과 절차를 국제표준으로 제안했다.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KOMERI) 주관으로 2018년부터 올해까지 'LNG벙커링기자재 시험평가설비 및 시험기술 개발' 정부 연구개발(R&D)사업을 진행해 국제표준안 개발을 주도했다. 신규작업표준안 채택 이후의 국제표준 제정 절차 역시 정지현 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선임연구원이 프로젝트팀 리더를 맡아 이끌어 갈 예정이다.

▲ LNG 선박 기자재 시험평가 설비 조감도.
▲ LNG 선박 기자재 시험평가 설비 조감도(올해 12월 준공 예정인 부산시 강서구 미음동 R&D 허브 단지).

또한 우리나라는 고망간강을 LNG선박 소재로 활용하기 위한 국제표준을 연내에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추가 제안할 계획이다. 고망간은 철에 다량의 망간을 첨가해 극저온에서의 성능을 향상시킨 소재로 포스코가 개발해 LNG탱크, 용기, 파이프라인 등에 이미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국제해사기구(IMO) 국제협약을 통해 기존 9%-니켈강, 알루미늄합금, 오스테나이트강, 오스테나이트 Fe-Ni합금 등 4개 소재 외 고망간강을 LNG선박 소재로 사용할 수 있게 됐었다. 따라서 정부는 고망간강 소재ㆍ부품의 제조기준, 품질기준 등에 관한 국제표준을 선점해 우리 기업의 시장 진출을 지원한다는 전략이다.

고망간강은 ‘9%-니켈강’ 등 기존 소재보다 극저온환경에서의 성능 뿐만 아니라 가격 경쟁력도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향후 LNG 저장탱크, 파이프 등의 소재로 더욱 각광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 극저온용 고망간간 활용 가능 분야.
▲ 극저온용 고망간간 활용 가능 분야.

이상훈 국가기술표준원장은 “LNG선 핵심 기자재 국제표준을 선점해 세계 1위 LNG선 건조국의 위상을 높이고, 시장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LNG선 뿐만 아니라 수소선박, 전기추진선박 등 차세대 친환경ㆍ고부가 선박시대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이 분야 표준 개발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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