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저감 위해 탄소배출 정량적 산정 중요
탄소중립 LNG거래, 도입비용·규제 필수

[에너지신문] 지난해 코로나 19가 크게 확산되는 가운데 대응 차원으로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과 기업들이 연달아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에너지전환이 가속화됐다.

그간 천연가스는 태생이 화석연료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타 화석연료 대비 친환경적임을 필두로 가교 연료로써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아왔다.

하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주요 기관들이 천연가스 수요의 정점 도달 시기를 2030년대 중반으로 앞당기거나 극단적으로는 천연가스를 뛰어넘어 곧바로 재생에너지, 전기화 단계가 될 지 모른다고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금과 같은 탈탄소 패러다임 속 천연가스가 생존하기 위해 펼칠 수 있는 전략은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탄소중립 LNG과 메탄 배출 관련 로드맵 등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노력, 발전·수송부분에서 석유 또는 석탄의 대체수요 확보, 수소·CCS 등 탄소저감 기술 개발 등이 그 예다.

그 중에서도 본고에서는 최근 LNG 판매자와 구매자들 사이에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탄소중립 LNG의 개념과 동향을 먼저 살펴보고 한계 및 선결과제, 전망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탄소중립 LNG 동향
탄소중립 LNG는 Carbon Neutral LNG, Green LNG, Carbon Zero LNG, Carbon Compensated LNG 등 다양한 용어로 표현되고 있으며, LNG 밸류체인 상에서 발생한 탄소를 직접 저감(Reducing)하거나 탄소 크레딧을 통해 상쇄(Offsetting)한 LNG를 의미한다. 그간 거래된 카고들은 일반적으로 상쇄를 통해 순 배출량 0를 달성했다.

LNG 1카고의 전체 탄소배출량과 밸류체인별 배출량은 LNG 공급 프로젝트, 거리 등의 변수에 따라 상이할 수 있다. 후자의 경우 전체 배출량의 67~79%가 최종소비(Direct Emission, End-Use)부분에서 발생하고 나머지는 각각 상류 7~19%, 액화 8~10%, 수송 3~4%, 기화 3~5%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개념은 2019년 6월 Shell이 Tokyo gas, GS Energy에 탄소중립 LNG를 공급하면서 도입됐고 현재까지(2021년 6월) 총 14카고가 거래됐다. 전체 LNG 거래량의 극히 일부로써 주로 동북아시아에 현물 형태로 도입되고 있었다.

그러나 에너지전환 가속화에 따른 탄소배출 저감의 중요도로  판매자와 구매자의 관심이 증대되면서 유럽에도 도입되고 거래 또한 증가하는 추세이다. 최근 LNG 판매자와 구매자들의 행태를 살펴보면 그 어느 때보다 탄소배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상황임을 확인할 수 있다. 

LNG 판매자들은 지난해 주요 고객인 아시아 국가의 탄소중립 선언에 대응해 탄소배출량 산정, 정보 제공, 감축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례로 미국 Cheniere는 직접 개발한 모델을 활용해 산정한 LNG 카고의 탄소배출량 데이터를 LNG 구매자들에게 2022년부터 제공할 예정이며 카타르 QP Trading 역시 싱가포르 Pavilion Energy와 LNG 장기 공급 계약(180만톤/년)을 체결하면서 배출량 보고와 탄소배출 산정 방법론 개발을 위해 서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LNG 구매자들은 탄소배출 정보 요구, 인지도 제고 등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싱가포르 Pavilion Energy는 최근 QP Trading, Chevron, BP와 LNG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탄소배출량 정보 공개 요구에 앞장서고 있다.

최대 LNG 수입국인 일본은 발 빠르게 탄소중립 LNG 구매자 연합체(15개 기업)를 설립해 도입 활성화를 위해 인지도 제고, 제도 확립 등을 추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거래된 탄소중립 LNG의 도입 가격과 프리미엄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물 LNG 가격에 탄소 프리미엄이 추가돼 거래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LNG 프로젝트와 탄소가격, 활용된 탄소 크레딧에 따라 프리미엄 편차가 발생한다. LNG 프로젝트는 자원의 성분, 위치 등에 따라 상이한 탄소 집약도를 보인다.

이로 인해 LNG 프로젝트별로 추정된 탄소 프리미엄은 같은 탄소가격($30/tCO)에도 $0.2~0.6/MMBtu로 차이를 보이며, 탄소가격이 $100/tCO와 같이 높아질수록 프리미엄도 $0.7
~1.9/MMBtu 상향된다.

탄소 프리미엄이 LNG 도입 가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면 이는 LNG 구매자들에게 큰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거래 확산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탄소중립 LNG가 현물로 거래됐기 때문에 도입 시점에서의 현물 가격에 따라 프리미엄 비중은 상이하다. 여러 조건을 가정해 프리미엄의 비중을 산출하면 1~4%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탄소 프리미엄의 중요성을 보여주듯 최근 Platts는 탄소중립 LNG 거래 프리미엄을 평가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많은 구매자들이 도입을 검토할 때 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탄소 프리미엄 규모뿐만 아니라 이를 누가  어느 정도를 부담할 것인지도 중요한 문제이다. 이는 전략적 선택이자 판매자와 구매자간의 힘겨루기의 결과로써 기업은 전 과정을 부담하기보다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범위와 정교하게 모니터할 수 있는 범위를 부담하고자 할 것이다.

그 예로 JERA는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범위인 End Use만을 부담했다. 앞으로 탄소중립 LNG 거래가 활성화된다면 판매자와 구매자는 프리미엄과 부담 비중에 관해 공평성은 물론 균형을 맞추는 노력이 진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계와 선결과제
하지만 탄소중립 LNG는 초기 단계의 개념으로 정의, 탄소배출 산정 방법, 감축실적 인정 등의 한계점이 있다. 때문에 거래 활성화를 위한 선결 과제가 무엇인지 세부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탄소중립 LNG에 대한 정의와 세부 조건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탄소배출량 상쇄 범위에 있어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탄소중립 LNG는 LNG 밸류체인 전 과정(Full Life Cycle)에서 배출된 탄소를 상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ADNOC-JERA의 경우 End Use범위만 상쇄하고 Pavilion Energy, RWE-Posco 경우는 Well to Tank 범위만 상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탄소저감, 상쇄를 위해서는 LNG 밸류체인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정량적으로 산정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그러나 아직까지 표준화된 방법론은 없고 각기 다른 외부기관의 탄소배출 산정 방법론을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거래가 활발한 Shell의 경우 영국 DEFRA(환경식품농림부)을 활용하고 있으며, RWE는 Wood Mackenzie의 LNG Emission Tool을 활용했다.

여러 탄소배출 산정 방법론은 대부분 실제 배출량이 아닌 일반적인 LNG 탄소배출량을 가정하고 있으며, 기관별로 편차가 존재한다.(최소 23.8만tCOe~최대 32.2만tCOe) 때문에 배출량을 과소 추정하기 위해서는 실제와 거리가 먼 방법론을 채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탄소중립 LNG를 도입하는 기업에게 있어서 감축실적 인정 여부가 가장 중요한 사안이다. 이를 살펴보기에 앞서 탄소 시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탄소 시장은 교토의정서 적용여부 또는 배출권 설정방식으로 구분한다. 후자의 경우 배출권 할당량(Allowance)시장과 프로젝트 시장으로 나뉘며, 그 중 프로젝트 시장은 온실가스 저감 프로젝트에 참여해 획득한 감축실적(Credit)을 거래하는 시장을 의미한다.

탄소 크레딧 메카니즘은 크게 교토의정서 하의 국제 크레딧, 민간 중심의 독립 크레딧, 국가·지역 단위의 크레딧 등 3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과거에는 CDM 중심으로 발행됐으나, VCS 등 민간 중심의 독립 크레딧 발행이 확대되는 추세이다. 

국내 제도를 살펴보면 국내 기업이 외국에서 직접 시행한 감축사업의 실질적인 사업 참여자인 경우에만 외부사업으로 등록·심의절차가 진행 가능하다.

더군다나 대다수의 탄소중립 LNG 상쇄 시 민간 크레딧을 활용하고 있으나 국내는 민간 탄소저감 메커니즘을 통한 감축사업에 대한 실적 인정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즉, 탄소중립 LNG 도입을 통한 감축실적은 현재 국내에서 인정받기 어렵다고 요약할 수 있다.

향후 전망 및 과제
탄소중립 LNG 거래 활성화는 프리미엄을 포함한 도입 비용과 규제에 달려있으나, 현재로썬 정착되기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다수의 LNG 구매자들에게 탄소중립 LNG는 도입 시 최우선 순위가 아니며, 프리미엄을 포함한 도입 비용을 감수할 구매자는 아직 소수이다.

코로나19발 충격으로 유럽, 아시아 등 지역의 천연가스 수요가 이전 수준으로 회복 중인 상황에서 $0.2~1.9/MMBtu 수준의 탄소 프리미엄을 지불하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활용 가능한 주요 탄소 크레딧의 규모는 8억 1000만 tcoe로 LNG 공급 증가분만큼을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탄소중립 LNG 거래가 확대될 경우 상쇄에 활용되는 크레딧이 부족할 것으로 우려된다.  또한 현재와 같이 전 과정을 크레딧을 통해 상쇄하는 것은 매우 도전적으로 평가된다.

여러 가정들을 통해 지난해 거래된 전체 LNG 카고(약 5500카고)의 탄소배출량(Full Life Cycle)은 11억 그루 나무가 전 생애동안 흡수하는 수준과 동등한 것으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프리미엄을 포함한 도입비용을 감내할 기업들이 증가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현재 탄소중립 LNG가 초기단계에서 성장단계로 도약하기 위한 성장 동인을 분석하면 아래와 같다.  최근 ESG 경영에 대한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기업은 탄소중립 LNG 도입을 통해 정부 정책을 준수하고 탈탄소를 염두하고 있음을 강조할 수 있으며 시장 선도자(Early Mover)로써 친환경 이미지를 홍보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여러 한계점이 존재하는 현재로썬 친환경 이미지 홍보 효과가 가장 큰 성장 동인으로 꼽힌다.

그 외에도 탄소중립 LNG가 활성화되는 미래에 대비해 도입 실적을 축적하고 국내 시장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차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저렴한 현물 LNG 가격 또는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한 프리미엄 최소화 등으로 가격 경쟁력이 확보된다면 이는 탄소중립 LNG 성장을 가속하는 주요 동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은 지속 가능한 경제로의 전환과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시켜주는 계기가 됐다. 주요 국가들과 더불어 메이저와 유틸리티 기업들까지 의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천연가스 업계는 생존과 결부된 탄소중립 세부 전략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그 중에서도 탄소중립 LNG는 하나의 이행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구매자들이 도입하거나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초기 단계인 탄소중립 LNG가 자리 잡고 확산되기 위해서는 정의, 탄소 배출량 산정 방법론, 감축실적 인정 등 현존하는 한계점들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들이 강구돼야 한다.

국내 차원에서는 일본이 탄소중립 LNG 구매자 연합체 설립해 대응한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국내는 우선적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천연가스 업계 차원에서 협의체를 구성해 외부감축 사업자 기준, 크레딧 활용 범위 확대 등을 반영토록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탄소중립 LNG 거래 활성화는 프리미엄을 포함한 도입비용과 규제에 달려있으나 현재로써 정착되기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자 친환경 이미지 홍보, 정부 정책 준수, 저탄소경영 요구에 부응하는 모습 등을 보여주는 차원에서 탄소중립 LNG가 성장할 가능성이 존재하므로 이와 관련된 동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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