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절감‧탈탄소‧정유업계 경쟁 등의 이유로 LPG사용량 대폭 확대

[에너지신문] 롯데케미칼이 최근 원료 설비 효율화를 위해 1400억원을 투입, 에틸렌 생산 원료인 납사 비중을 줄이고 액화석유가스(LPG) 사용량을 늘린다고 발표했다.

▲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롯데케미칼은 LPG사용량을 2022년말까지 40%로 끌어올리고, 향후 에틸렌 설비 능력에 따라 최대 5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롯데케미칼을 포함해 LG화학, 한화토탈 등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유가 급등락에 따른 원가절감과 이산화탄소 저감,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 감축을 위해 에틸렌 및 프로필렌 생산 공정에 기존 주원료로 사용하던 납사를 LPG로 확대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가 LPG 확대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보다 원가를 낮춰 비용절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원유에서 뽑아내는 납사는 국제유가에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특히 최근 석유수요가 회복되면서 국제유가가 크게 올라 납사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물론 국제유가 상승으로 LPG가격도 덩달아 오르는 추세지만, 납사와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는 것이 석유화학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때문에 납사분해시설(NCC)에 투입해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을 제조해왔던 석화사들이 납사 대신 LPG 사용량을 확대해 생산 비용을 줄여 수익개선에 힘쓰고 있다.

두 번째는 전 세계에 불고 있는 ‘탄소중립’ 기조 때문이다. 석유화학업계는 저탄소 원료 전환과 탄소배출 감축 등 ESG 경영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배출물 감축에도 힘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PG를 원료로 사용하면 같은 양의 납사 대비 더 많은 에틸렌을 만들 수 있고, 탄소배출량은 약 8% 줄어들어 배출물 저감효과가 커, ‘환경친화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석유화학업계는 LPG 사용 확대로, 저렴한 원료를 투입해 비용절감 효과를 극대화하고, 탄소배출량까지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겠다는 전략이다.

마지막은 정유업계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선제 조치다. 코로나19 여파로 최악의 실적을 냈던 정유업계가 새로운 활로를 석유화학 분야에서 찾고, 석유제품과 부산물로 석유화학 기초원료를 추출하는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에쓰오일은 울산공장에 정유·석유화학 복합시설을 건설,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제품 생산에 적극 나서고 있고,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에틸렌 생산에 본격 뛰어들었다. SK이노베이션도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을 통해 에틸렌을 생산하고 있다.

이처럼 정유 4사들이 석유화학 쪽으로 사업의 무게추를 옮기며 체질개선을 서두르고 있는 것. 
때문에 석유화학사들은 정유업계와의 경쟁이 불가피해졌고, 원재료 확보에도 어려움이 겪을 수 있다는 판단에 LPG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정유업계의 확학사업 진출이 빨라지면서 석유화학제품에 대한 경쟁이 당연해졌다. 물론 정유업계도 원유를 정제해 기초원료를 추출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LPG를 이용한 제품 추출과 LPG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며 "석화사들은 LPG 확보에 대한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정유업계보다 우선적으로 LPG 도입에 더 빨리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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