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시설물 활용·대형 수상태양광 하락에 '현상유지' 건의
풍력 가중치 대폭 상향 불구, 업계 "정산구조 개편이 우선"

[에너지신문] 산업부가 공개한 신재생공급인증서(REC) 가중치 개편안에 대해 태양광 및 풍력업계가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태양광 업계는 가중치 현상유지 및 신설을, 풍력 업계는 가중치 개편보다 정산구조 등 제도 변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6일 공청회를 통해 발표된 REC 가중치 개편안에 따르면 기존 시설물(건축물 등)을 활용한 태양광은 현재 3MW 이하 1.5에서 100kW~3MW 1.2, 100kW 미만 1.4로 중·소규모를 구분함과 동시에 가중치를 내렸다. 3MW를 초과하는 대규모(1.0)는 현행 유지된다.

관심을 모으는 수상태양광 역시 현행 가중치(1.5)를 규모에 따라 3단계로 구분했다. 다만 100kW 미만은 1.6으로 올린 반면 100kW~3MW 및 3MW 초과는 각각 1.4와 1.2로 각각 내리며 소규모에 무게를 뒀다.

육상풍력은 기존 1.0에서 1.2로 가중치가 늘었다. 이번 개편안에서 가장 수혜를 입은 해상풍력의 경우 기본가중치는 2.0에서 2.5로 늘었으며 수심에 따른 가중치를 신설, 최대 4.0 이상 가중치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개편안을 보면 태양광은 설치 유형에 따라 소폭 변동이 있고, 풍력은 전반적으로 가중치가 대폭 늘어난 상황이다. 하지만 양쪽 업계는 이에 대해 만족스럽지만은 않은 모습이다.

▲ 세계 최대 합천댐 수상태양광 공사 현장.
▲ 합천댐 수상태양광(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 없음).

소규모 수상태양광 가중치 증가 '의미 없어'

먼저 태양광산업협회는 기존 시설물 활용 및 수상태양광 가중치를 현상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협회는 나대지, 임야 등 일반부지에 대한 민원 및 환경 이슈로 지자체 이격거리 조례와 같은 규제강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며, 중소규모 사업의 수익성 악화가 중국산 기자재 점유율을 더욱 확대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따라서 민원 우려가 없고 분산전원 취지에 부합하며, 보급 확대가 용이한 시설물 활용 태양광의 가중치를 축소해서는 안된다는 게 협회의 주장이다.

수상태양광 가중치의 경우 현행유지 또는 합리적으로 재조정할 것을 건의했다. 일단 수상태양광은 사업 특성상 대부분 중대규모로, 소규모 사업에 가중치 0.1을 준다 해도 큰 혜택이 없다는 것이다.

반면 가중치가 가장 많이 떨어진(-0.3) 대규모 사업은 154kV 송전선로 및 변전소 건설비용을 업체가 추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중규모 사업보다 단가가 높은 실정이다.

이와 함께 협회는 이번 개편안에 반영되지 않은 해상태양광, 영농형 및 소형풍력에 대한 가중치 신설을 건의했다.

해상태양광은 유휴수면을 이용해 국토의 효율적인 활용이 가능하고, 방조제 내측에 비해 자연재해로부터도 안전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변경되는 해상풍력 REC와의 형평성을 고려, 가중치 신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마찬가지로 영농형 태양광도 가중치를 신설하고, 가중치 1.5를 적용해줄 것을 요청했다. 농가소득 증대는 물론 10만 농가에 100kW씩 보급되면 총 10GW 규모의 태양광 보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태양광산업협회가 소형풍력 가중치 신설을 건의했다는 점이다. 협회는 소형풍력이 태양광과 함께 설치되면 간헐성 보완, 이용률 증가, 사업 확대 효과 등의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형풍력에 원거리 해상풍력과 같은 수준인 3.5의 가중치를 적용, 내수시장 활성화와 수출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게 협회의 주장이다.

▲ 서남권해상풍력 실증단지(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 없음)
▲ 서남권해상풍력 실증단지(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 없음).

"가중치 상향, 근본적인 개선책 아니다"

풍력산업협회는 "이번 개편안으로 육상 및 해상풍력에 대한 정부의 경제성 확보와 보급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도 "다만 가중치 상향이 풍력의 경제적 보급 여건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부분에서는 부족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에 따르면 풍력은 정부의 공격적인 목표 설정에도 인허가 장기화, 수용성 문제 등으로 충분한 보급 여건이 조성되지 못했다. 특히 계통건설, 수용성 해결 비용 등이 REC 계약 심의에 정상적으로 반영되지 않고, 충분한 이행비용을 보전받지 못해 사업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실적인 비용보전을 원하는 사업자와 공급의무자간 갈등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이들에게 책임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협회는 REC 가중치 상향이 단기적으로는 혜택이지만, 중장기적 측면에서는 전체 시장의 공급량 증가를 유도, REC 단가를 낮춰 오히려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가중치 상향 보다는 현행 REC 정산구조의 개편이 필요하다는 게 협회의 입장이다. 육상풍력 가중치 0.2를 추가해도 현재의 SMP+REC 정산단가 산정에서는 풍력과 태양광이 통합돼 있어 구조적으로 손실 보전이 어렵다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 현 구조에서는 태양광 REC 단가 하락이 풍력 REC 정산단가 하락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즉 공급의무자가 손실을 입지 않고 정산할 수 있도록 원별 분리정산 또는 정부 심의가격 정산 등 정산제도의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협회는 계약단가의 '예측성 제고'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풍력발전 사업은 초기에 대규모 재원을 투입한 후 장기간 이익일 회수하는 구조로, 예측 가능한 범위가 있어야 재무계획과 재원 조달이 가능하다.

그러나 현재는 REC 정산단가의 급격한 하락과 정부 심의 등에서 불확실성이 존재하므로 사업자와 공급의무자가 계약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협회는 정부가 사업자에게 최소 3년 단위로 예상되는 REC 계약단가의 범위를 제시, 명확한 계약가격 신호를 줌으로써 경제성이 낮은 사업에 과도한 계약단가를 책정하는 등의 부정적인 요소를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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