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 시험결과 공개...납‧수은 등 중금속도 검출
‘먼지 섞인 빗물’ 한난 주장과 달라...투명공개 촉구
한난, 반박 대신 초기가동시 CO‧NOx 배출원인 발표

[에너지신문] 장성복합물류센터에서 채취한 침출수가 일반 빗물 대비 수 천 배에 달하는 오염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은 나주 열병합발전에 사용되는 SRF(고형연료)를 보관하고 있다.

나주시는 지난달 15일 장성복합물류센터 SRF 야적현장 점검을 통해 채취했던 침출수 시험성적 결과를 6일 공개했다.

나주시는 “침출수 분석 결과 ‘방수포에 묻은 먼지가 섞인 빗물’이라는 지역난방공사의 주장과 달리 정상 빗물 대비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 등 오염 농도가 수 천 배 높게 측정됐다”고 밝혔다. 특히 여기에는 납, 수은 등 일부 중금속 성분도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 지난달 15일 나주시 관계자가 장성복합물류센터에서 침출수를 채취하고 있다.
▲ 지난달 15일 나주시 관계자가 장성복합물류센터에서 침출수를 채취하고 있다.

시는 점검 당시 겹겹이 쌓인 보관연료 더미 아래 바닥에서 악취를 풍기며 배수로로 유입되는 검은색 침출수를 5개 지점에서 각각 채취, 전남보건환경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검사 의뢰 성분은 '납·비소·카드뮴·수은' 등 4대 중금속과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총질소, 총인, 부유물질 등 9가지 항목이다.

나주시가 공개한 전남도보건환경연구원의 침출수 분석 결과에 따르면 환경오염의 지표라 할 수 있는 BOD는 2828.4ppm(㎎/ℓ), COD는 1717.6ppm로 각각 측정됐다. 이는 한국청정기술학회가 밝힌 순수 빗물에 포함된 해당 성분과 비교할 시 BOD는 약 4040배, COD는 약 1145배 높은 수치다.

또한 강물 녹조화 현상의 주성분인 총질소는 176ppm, 총인은 10.385ppm으로 나타났다. 공공하수처리시설 방류수 허용 기준치와 비교하면 총질소(20ppm)는 약 8.8배, 총인(0.3ppm)은 약 34.6배에 달한다.

이밖에도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중금속인 카드뮴은 0.018ppm, 납은 0.336ppm, 수은은 0.002ppm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나주시 관계자는 “먼지 섞인 빗물이라는 한난의 주장과 달리 전문기관의 침출수 분석 결과 빗물 대비 수 천 배에 달하는 오염원이 검출되면서 연료 사용에 대한 불신이 가중되고 있다”며 “(한난은) 일방통행적 품질검사가 아닌 공정성 확보를 위한 행정과 시민의 참관을 보장하고, 검사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한난은 이에 대한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대신 꾸준히 지적되고 있는 SRF 열병합 가동‧정지 시 일산화탄소(CO)와질소산화물(NOx)의 농도가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 및 그 원인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 전경.
▲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 전경.

한난은 “SRF 열병합발전설비의 경우 일반적으로 초기 가동 시 LNG를 먼저 사용해 내부 온도를 800℃까지 높이고, 이후 SRF가 투입되는 방식으로 운전되고 있다”며 “LNG만을 사용하는 초기 점화 과정에서 CO, NOx의 배출농도가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LNG 발전소를 비롯해 모든 연소시설에서 초기 불안정 연소과정 중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으로, 환경부도 저감기술 적용에 기술적 한계를 인정해 예외적으로 유예인정 시간을 부여하고 있다는 게 한난 측의 설명이다.

한난 관계자는 “나주 SRF 열병합은 질소산화물 배출 저감을 위해 ‘선택적 비촉매 환원시설(SNCR, 1단계)’과 ‘선택적 촉매 환원시설(SCR, 2단계)’을 이중으로 갖추고 있다”며 “이는 현재 기술 수준에서 최고의 저감설비”라고 강조했다.

한난은 지난달 15일 강인규 나주시장이 장성복합물류센터 현장을 방문한 것과 관련, 크게 반발한 바 있다. 당시 나주시는 SRF로 인해 검은색 침출수가 발생한다고 주장했으나, 한난은 방수포에 묻은 먼지가 빗물에 섞인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나주시가 침출수 오염물질의 구체적인 수치를 발표한 가운데 한난도 조만간 이에 대한 입장을 발표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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