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저장탱크·LNG추진선박에 고망간강 적용
액화수소 저장탱크용 고망간강 개발 가속화

[에너지신문] 철에 다량의 망간(Mn, 10%~27%)을 첨가하면 고강도, 내마모성, 극저온인성, 비자성 등의 다양한 특성이 나타난다. 이러한 특성을 이용하면 산업계가 요구하는 다양한 소재 개발이 가능하다.

▲ 광양 LNG터미널 5호기 탱크.
▲ 광양 LNG터미널 5호기 탱크.

망간의 특성을 이용해 고(高)망간(Mn)강의 상용화를 위한 원천 기술을 개발한  포스코의 고망간강이 최근 주목을 받고있다.

현재 포스코는 에너지산업용 고망간 내마모강, 비자성강, 극저온용강의 제품을 개발해 에너지산업의 신소재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다양한 특성의 강종을 양산화해 여러 산업분야에 적용중이다.

포스코와 엑손모빌의 공동개발

포스코와 엑손모빌은 높은 마모환경으로 인해 지속적인 교체가 요구되는 오일샌드 슬러리파이프용 소재로 고망간강을 적용하기 위해 소재 및 이용기술을 공동개발해 현장설치를 통해 품질을 검증했다.

슬러리파이프에는 탄소강 및 합성수지 등 다양한 소재가 적용돼 왔지만  양사는 고망간강의 내마모성능이 우수한 점에 착안해 슬러리파이프에 적용키로 하고, 기술개발을 진행했다.

이를 위해 강관용 소재 뿐만 아니라 용접 및 가공 기술 등 이용 솔루션 개발을 위해 적극 협업했으며, 국내 중소 조관사와 협력해 신소재의 조관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강관산업 발전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엑손모빌 계열사인 임페리얼 오일은 2016년 캐나다 컬 오일샌드 프로젝트(Kearl Oil Sand Project) 생산현장에 1.2km 길이의 고망간강 파이프라인을 약 1년간 시험설치해 성능을 확인했다. 실제 생산 환경에서 기존 탄소강 대비 우수한 내마모 성능을 가지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 엑손모빌, 오일샌드 슬러리파이프에 적용된 포스코 고망간강.
▲ 엑손모빌, 오일샌드 슬러리파이프에 적용된 포스코 고망간강.

포스코 고망간강은 기존 탄소강 대비 내마모성이 5배 이상 우수하고, 마모가 진행될수록 더 단단해지는 특성을 지녀 슬러리파이프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존 탄소강 슬러리파이프는 오일샌드 ‘슬러리(Slurry, 모래·물·오일의 혼합물)’로 인해 마모가 빨리 진행돼 설비 유지·보수에 많은 비용이 들었다. 그러나 고망간강 적용을 통해 동일 작업환경에서 슬러리파이프의 마모속도가 획기적으로 줄어들게 됐다. 이는 곧 파이프 교체주기가 길어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오일샌드 생산업체는 고망간강 슬러리파이프 적용으로 생산 비용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유지·보수 비용의 저감과 함께 플랜트 가동 효율성 증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오일샌드의 경쟁력 강화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2017년 포스코와 엑손모빌은 공동 개발한 ‘슬러리파이프용 고망간강’의 양산 및 공급에 합의하고, 상용화를 위한 라이선스 협약식을 체결했으며, 4년이 지난 현재 지속적으로 공급 중에 있다.

또한 기존에 광산에서 정제공장까지 슬러리를 이송하는 HT(Hydrotransport) 파이프라인에만 적용이 됐지만 정제 후 잔재물을 이송하는 CT(Coarse Tailing)라인으로 확대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타 기업에서도 적극적으로 적용을 검토하고 있어 향후 캐나다 시장으로의 고망간강 공급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LNG추진선 적용 확대될 듯

전 세계적으로 지구 온난화에 대응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해운분야에서도 선박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이러한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 규제는 국제해사기구(IMO: 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의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Maritime Environment Protection Committee)에서 2020년부터 전 세계 모든 선박을 대상으로 선박용  선박연료 중 황산화물(SOx)함유량 상한선을 기존 3.5%에서 0.5%로 대폭 강화시켰다.

이같은 국제해사기구의 해상환경 규제 강화는 LNG 추진선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온실가스 배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기존의 고유황유 대신 황 함유량 0.5% 미만인 저유황유를 사용하는 방법 △사용하던 고유황유를 계속 사용하되 연소 후 나오는 황 물질을 제거하는 탈황장치(Scrubber)를 설치하는 방법 △LNG 등의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 고망간강 LNG 연료탱크가 적용된 ’그린 아이리스(Green Iris)호‘.
▲ 고망간강 LNG 연료탱크가 적용된 ’그린 아이리스(Green Iris)호‘.

이 같은 방법중 탈황장치를 사용하는 방법이 가장 경제적인 솔루션으로 검토되고 있어 다수의 선사들이 탈황장치를 적용해 왔다. 그러나 탈황장치 적용을 금지하는 항구가 늘어나고, LNG의 경제성이 높아짐에 따라 LNG 추진선의 신조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히 LNG를 사용하더라도 CO2 발생은 피할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탈탄소를 위한 솔루션으로 암모니아 등의 연료가 고려되고 있으며, 수소추진선박 또한 활발하게 연구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소추진선박 등이 상용화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당분간 LNG 추진선이 확대가 대세로 자리할 것이라는 것이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국내 조선산업 고망간강 적용 가속화

극저온용 고망간강을 선박용 LNG 추진 연료탱크에 적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7년 12월 포스코 고망간강이 세계 최초 적용된 국내 최초의 LNG 추진 상선 ‘그린아이리스(Green Iris)호’가 울산 현대미포조선에서  명명식을 가졌다.

그린 아이리스호는 상업 운항을 목적으로 하는 선박으로는 세계 최초로 도입된 LNG 추진 연안벌크선으로 DWT는 5만톤이다.

특히 포스코가 개발한 극저온용 고망간강을 LNG 연료탱크에 세계 최초로 적용한 선박이라는 점에서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린 아이리스호는 2018년 3월부터 현재까지 동해항에서 광양항까지 석회석을 운송(주 1항차)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포스코에서 개발한 고망간강의 안전성을 충분히 입증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3월 대우조선해양은 독일의 하팍로이드로부터 2만 3000TEU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옵션 6척 포함) 및 ADNOC 등 유럽, 아시아지역선주로부터 30만 DWT 초대형 유조선 총 13척을 수주했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극저온용 고망간강으로 제작된 LNG 연료 탱크가 적용돼 약 3만톤의 고망간강이 사용될 예정이다. 이는 이를 시작으로 LNG 추진 연료탱크에 극저온용 고망간강 적용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예상을 낳고 있다.

수소탱크 고망간강 적용 법제화 필요

고망간강은 다양한 특성의 강종으로 개발돼 여러 산업분야에서 양산 적용중이며 사용처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특히 에너지 대전환 시대를 맞아 LNG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 포스코에너지가 운영중인 광양LNG 터미널의 5호 저장탱크에 고망간강을 성공적으로 적용해 운영하고 있으며, 건설중인 6호 저장탱크에도 고망간강을 적용할 예정이다.

포스코의 관계자는 “최근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고망간강 적용 가능성을 문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라며 “향후 LNG 터미널용 저장탱크 및 LNG 추진선 등을 중심으로 고망간강 적용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에는 정부의 수소산업 육성에 따라 수소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모빌리티 산업을 중심으로 고압수소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액화수소 저장 및 운송에 대한 법제화가 아직 완전히 완비되지 않은 실정에 있기 때문에 액화수소 저장탱크용 고망간강 개발 및 액화수소 저장기술 개발을 위해 관련 규제 등 법제화를 선제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포스코의 관계자는 “정부의 제도적 지원을 통해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중인 액화수소 저장탱크용 고망간강의 개발 및 액화수소 저장 실증을 가속화해  빠른 시일내에 상용화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고망간강 액화수소 저장탱크 개발을 위한 기술협력 업무협약 체결식 후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고망간강 액화수소 저장탱크 개발을 위한 기술협력 업무협약 체결식 후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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