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협회‧자원경제학회, 제5차 전력정책포럼 공동개최
'전기화 충격' 최소화는 효율향상·CCUS·수소 역할 중요
산업구조 개편 대신 기존산업 기회 발굴에 초첨 맞춰야

[에너지신문] "RE100과 ESG 경영 등을 통해 자발적, 주도적으로 탄소중립에 참여하는 것은 변혁을 요구하는 소비자와 주주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것이다"

대한전기협회가 한국자원경제학회와 공동으로 개최한 '2021년 제5차 전력정책포럼'이 21일 전기회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이번 5차 포럼은 전기협회가 기획한 '탄소중립시대 전력산업의 대응방안'을 주제로 열리는 연속포럼 중 세 번째 포럼이다.

최근 탄소중립 등 기후변화대응 정책은 '세계적 기조'로 자리잡았다. 전세계 70여개 국가가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우리나라도 2050 탄소중립을 국가 어젠다로 선포하면서 기후위기 대응능력이 기업을 넘어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 온 중추산업들은 탄소집약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높은 석탄발전 비중의 전력생산, 재생에너지 보급 속도 저하 등의 문제로 급진적인 탄소중립 및 에너지전환에 부담이 크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기후경쟁력이 산업경쟁력이다'를 주제로 한 이날 포럼에서는 탄소세와 탄소국경세 등에 대비하고, 산업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는 세부적인 정책방향이 논의됐다.

탄소중립 자발적 참여, 주주들에게 긍정적 신호

'기후변화대응 정책이 산업계에 주는 시사점'을 주제로 대표발제를 진행한 이동규 서울시립대 교수는 "EU와 미국을 중심으로 한 탄소의 무역장벽화는 이미 진행 중"이라며 "탄소집약도가 높은 시멘트, 철강, 석유화학 등 수출업종의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 교수는 탄소가격 책정방법에 따라 우리나라에 위협이 아닌 기회로 작용할 여지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가 세계 최대 규모(연 시가총액 기준 15조원)의 탄소배출권거래제를 운영 중인 만큼 탄소가격의 범위에 탄소배출권거래제의 배출권 가격이 포함되는 정도에 따라 이른바 '탄소장벽'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

이 교수는 "에너지시장 왜곡으로 인해 우리나라 탄소배출권 시장의 거래회전률이 낮은 점을 극복해야 한다"며 "산업계도 정부 정책만 바라보고 있기보다는 RE100 캠페인이나 ESG 경영 등으로 자발적이며 주도적인 탄소중립 참여를 통해 소비자, 주주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온실가스 추가감축 쉽지 않아...주변국과 협력 필요

이어 허은녕 서울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안윤기 포스코경영연구원 상무, 임재규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 김진수 한양대 교수, 한신 (주)H2 대표, 김태한 CDP 한국위원회 책임연구원이 패널로 참여해 토론을 진행했다.

안윤기 상무는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과 관련해 파리협정 제6조에 규정된 '국제시장메커니즘', 즉 타 국가와 협력해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상무는 "한국 내 기존 에너지시설의 효율이 높아 온실가스 추가감축이 쉽지 않고, 저탄소 기술의 개발과 신규 시설의 도입 및 에너지전환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며 "일본이나 스위스, 싱가폴 등과 같이 주변국과 협력을 통한 해외 감축실적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 제5차 전력정책포럼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제5차 전력정책포럼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임재규 박사는 "에너지소비의 전기화로 인해 전력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는 탄소중립을 위한 발전부문 전원믹스 구성에 심각한 어려움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재생에너지 위주의 전원구성 심화로 전력공급 안정성 확보 이슈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에 대비해 전력망 계통 및 재생에너지 설비 적기확대와 전기화 충격 최소화를 위한 효율향상, CCUS, 수소 등의 역할 증대가 필요하다는 게 임 박사의 설명이다.

김진수 교수는 탄소중립을 위한 산업구조의 변화가 필요함을 강조하면서도 내수시장 만으로는 한계를 가진 국내 산업 구조를 감안, 심도 있는 고민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에너지 집약도를 기준으로 산업구조 개편을 추진하기보다, 기존 산업의 기후경쟁력 확보 및 새로운 저탄소 관련산업 육성의 기회 발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패널들은 △재생에너지 간헐성 및 변동성 해소를 위한 ESS 적극 활용 △기후 기술의 산업화 △저탄소 및 무탄소 신산업 활성화 등에 대해 활발한 논의를 진행했다.

한편 전기협회는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포럼 현장 참석인원을 30명으로 제한한 대신, 협회 공식 유튜브 채널인 '대한전기협회TV'를 통해 이를 온라인 생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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