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PP, 유연성 갖춰 각 모델별 실증‧사업화 활발
비즈니스모델 설계, 선진화된 4차산업기술 필요

[에너지신문] 가상발전소란 물리적으로 곳곳에 분산돼 있는 에너지 자원들(DER, Distributed Energy Resources)을  자원 간 통합 운영 최적화를 통해 하나의 발전소 형태로 운영하는 개념이며, 특정 시간에 가장 비용효과적인 또는 운영상으로 가장 이익이 많이 발생하는 자원들을 연계 운전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VPP의 가장 큰 목적은 참여시장 유형 및 사업 주체별로 상이하기는 하지만 비즈니스 측면에서의 이익 극대화이며, 이를 위해 기존 단일 거래시장 참여 방식에서 다중 거래시장 참여를 고려한 운영에 대한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VPP가 참여가능한 대표적인 단일 거래시장은 Energy market, spinning reserve market, regulation market, balancing market, real-time market 등이며, 다중 거래시장은 day-ahead marekt과 real-time market의 혼합 형태와 energy market과 congestion management, frequency, voltage control을 포함하는 ancillary service market이 복합적으로 운용되는 시장들이 활성화되고 있다.

필자의 회사는 2015년부터 LAMS(Load Aggregator Management System) 솔루션을 통한 수요관리(DR, Demand Response)사업을 진행하오고 있다.

국제 표준 프로토콜인 OpenADR2.0b 기반의 수요관리 시스템을 개발, 공급함으로써 안정성 있는 부하 운영을 통해 2018년 기준 국내 DR 시장에서 누적 1.9GW에 달하는 수요 자원을 관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본, 태국, 말레이시아, 스리랑카에서의 DR 기반의 다양한 에너지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또한 정부의 한국판 그린 뉴딜 정책에 따른 주택용 전기사용자 및 집합건물 대상의 국민DR(에너지쉼표), 신재생 발전 증가로 인한 계통 건전성 안정화를 목적으로 하는 주파수DR, 제주 신재생 과발전으로 인한 Curtrailment 최소화를 위한 플러스DR 등 다양한 DR 프로그램들을 동시에 지원할 수 있는 통합 솔루션을 준비 중에 있다.

VPP는 앞서 언급한 DR 뿐만 아니라 PV, ESS, WT, EV, CHP 등  다양한 유형의 DER이 도입돼 VPP사업자의 운영 전략과 규모에 따라 독립적으로 또는 연계 운영이 가능한 유연한 형태를 가지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들이 생겨나고 있으며, 각 모델 별 실증 및 사업화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계획에 따른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는 총 63.8GW 설치될 전망이며 이 중 태양광은 36.5GW로 자가용 태양광, 소규모 태양광 사업(미니 태양광), 농가 태양광 사업 등의 분야에서 30GW이상의 용량이 신규로 설치될 예정이다.

다양한 분산자원 중 PV는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RPS) 정책에 힘입어 분산자원 중 가장 빠른 그리드패리티(Grid Parity, 대체에너지 단가가 일반 전력회사 구입비용 보다 작거나 동등한 수준의 비용으로 공급받는 상황) 달성이 예측된다.

2020년 6월 기준 12.5GW가 이미 구축되었으며 자가상계 후 남은 잉여전기를 판매하는 전력수급 계약(PPA), RPS 기반의 6개 공급의무사와 계약을 맺고 판매하는 한국형 FIT(Feed-in-tariffs), 태양광 발전량의 직접 거래가 이루어지는 현물시장 등 다양한 태양광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이 운영되고 있다.

2017년 이후 신재생에너지 정책의 변화로 인해 REC 가격이 급락하면서 국내 태양광 보급은 주춤하는 상황이지만, 글로벌 기업들 중심의 RE100(Renewable Energy 100% 공급) 캠페인 확산 등으로 인해 태양광 확대에 대한 잠재력은 충분한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언급한 VPP 내 태양광 단독 운영을 통한 비즈니스 모델뿐만 아니라, 최근 태양광과 ESS 기술을 연계한 태양광 발전 연계 ESS 운용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보다 효과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ESS는 생산된 전기를 저장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게 하므로 전력산업의 구조가 생산 후 소비·소멸하는 구조에서 ‘저장→수요관리→소비’하는 구조로 바뀌게 된다.

기상조건에 따라 출력이 변화하는 특성과 일사량이 높아지는 특정 시간대에 발전이 집중되는 특성이 있는 태양광을 단독 운영할 경우 출력의 변동성과 발전량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전력계통의 주파수 악화가 발생하고, 그 비중이 높아지면 전력계통의 불안정성이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태양광과 ESS를 연계 운용하는 경우 전력을 저장, 관리함으로써 태양광 발전 변동성과 출력 집중도 문제의 상당 부분이 해소 가능하며 2017년 이래로 태양광 ESS 연계 발전소에 대해 REC 가중치를 가장 높은 4.0~5.0 사이로 부여, 1600MWh 이상 구축됐으나 올해 1월 1일부터 신규 유입 태양광 ESS 연계형 발전소의 REC는 0으로 하향됐다.

이는 2018년 5월부터 올해까지 30건에 가까운 태양광 ESS 관련 화재 발생과 10~16시로 고정돼 있는 REC정산 피크 충전시간으로 인해, 순간 발전출력량이 최대인 전력피크 상황을 보완하지 못해 발생하는 저조한 계통 안정화 기여도의 영향으로 사료된다.

VPP의 목적인 비즈니스 측면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서는 공급 가능한 용량을 정확하게 예측하여 다양한 전력시장에 판매가 가능해야 한다. 특히 입찰을 통해 판매 계약된 용량을 안정적으로 생산해 패널티를 피하기 위해서는 DR을 통한 수요감축량 예측, 분산전원 발전량 예측 등 다양한 조건의 예측이 필수적이다.

필자의 회사는 자체 개발한 VPP Platform인 EIP 내에서 구현된 부하 패턴분석 기능 및 DR기반 분산자원 연동 및 운영 기능 뿐만 아니라, ESS 운영 빅데이터 및 AI 기반 운영 알고리즘을 통한 ESS의 최적 운영‧관리 스케줄링 기능과 ESS 화재 등으로 인한 인명 피해 및 재산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AI 기반 ESS 이상징후 판단 모델‧알고리즘을 구현, 글로벌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이를 통해 VPP 플랫폼 상에 운영‧관리되는 자원들의 경제성 및 운영 효율성 증대 검증을 진행 중이다.

현재의 전력시장은 전통적인 단방향의 중앙공급 구조가 아닌 다양한 발전원의 증가와 시장의 생성으로 인해 유틸리티, 계통운영자, 소비자뿐만이 아닌 수요관리사업자, 신재생 발전사업자, 중개거래시장참여자 등 다양한 산업군의 이해관계자들이 복잡하게 얽힌 분산형 복합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

거래가능한 분산자원들이 다변화되고, 이에 따른 시장들의 확장이 이뤄지는 만큼 이러한 전력시장에서 VPP의 역할은 자원 운용을 통한 전력망 안정화 및 예측 기술을 통한 공급안정성 확보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니즈에 맞춘 비즈니스 모델들을 고려, 설계돼야 한다.

이러한 글로벌 VPP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기존 수출 대상 국가의 시장·환경·정책·규제 검토뿐만 아니라, 각 국가별 기술적 성숙도에 맞춘 AMI를 넘어선 IoT 센싱 기술·AI기반 운영 알고리즘 기술·블록체인 네트워크 기술·빅데이터 기술 등 선진화된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의 도입 또한 적극적으로 검토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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