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석주 기자
▲ 신석주 기자

[에너지신문] 고사성어 중 우리에게 친숙한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는 말이 있다. 재앙과 근심, 위기가 바뀌어 오히려 복이 된다는 뜻이다. 

최근 차량용반도체 수급 부족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주요완성차업체들이 생산량을 감축하고, 공장가동을 중단하는 등 자동차 산업 전반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고 있다. 이로 인해 IHS Markit은 1분기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이 67만대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고, 심각할 경우 100만대를 초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된 원인은 완성차업체가 코로나19로 반도체 주문량을 크게 줄였고, 반도체업체들도 차량용반도체 생산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그 여파가 지금에서야 표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복잡한 반도체 제조공정을 고려했을 때 차량용반도체 부족사태를 단기간에 해결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무엇보다 IT관련 반도체 생산에 몰두하고 있는 반도체업체들이 차량용반도체 생산라인을 재배치해야 정상화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도체 부족사태로 생산차질까지 빚어지니 정부와 자동차·반도체업계는 차량용반도체를 자립화하는 방안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위기를 국산화하는 기회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단기적으로 반도체 통관을 신속하게 진행되도록 해 대만의 TSMC 등에서 원활한 수급을 이뤄지도록 했고, 장기적으로는 국내 자동차 업계와 팹리스, 파운드리 업계 간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 국내 차량용반도체 개발과 생산 역량을 확충해 안정화를 꾀하기로 했다. 

자율주행차 시대에는 차량 1대에 2000개의 반도체가 사용될 것으로 보여 차량용반도체 산업은 장기적으로도 자동차산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정부와 기업들은 이번 위기를 계기로 차량용반도체 시장 선점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이를 뒷받침할 방안들을 강구하는 등 발빠른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자동차-반도체업계간 비즈니스 협력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이러한 자리를 통해 차량용반도체 자립화를 위한 다양한 의견과 방안들이 활발하게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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