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기자에게 ‘수송연료 시장은 여자 속곳의 고무줄과도 같다’는 말을 건넸다.

석유연료가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수송연료 시장에서 타 연료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정유업계의 입장은 어떤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시장에서 특정 연료의 성장세를 확언하기는 힘들지만 정유업계 입장에서 해볼만 하다는 판단이 서고, 시장에 플레이어로서 참여하게 되면, 속곳의 고무줄이 늘어나듯 시장은 수십배 팽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다. 또 타 연료의 성장세가 이어지더라도 정유사가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판도를 뒤바꿀 수 있다는 의미라고도 한다.

천연가스버스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도시가스사의 수송용 CNG 공급량이 연간 82%, 62%, 43%대의 성장률을 구가하던 시기여서 당시 속곳 운운하던 말은 그저 ‘잘 나가는 정유사 간부’의 도를 넘는 자만감이라 치부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지나지 않아 그때 그 말이 현실화가 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지난 3월 해외 관계자를 초빙한 글로벌 NGV 세미나에서 정부는 우리의 NGV 보급정책 기본정책 방향이 ‘시외버스는 디젤’이라며 공식화 했다.

수십억원을 투자해 건설한 LNG충전소가 버젓이 있는 상황에서 결정된 정책방향이다. 또 CNG버스 보조금 지원사업은 2015년 이후 폐지될 예정이다.

보조금 지급이 중단되면 시내버스 연료의 디젤로의 전환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정유사는 이제 디젤택시를 내세워 자사는 물론 계열사가 참여하고 있는 중소형 LPG시장까지 완전 장악할 태세다. 정부지원에 힘입어 손쉽게 수송용 연료시장 진입이 가능했던 타 연료사업자들이 이젠 ‘오로지 시장 플레이어로서’ 정유사를 상대해야 하는 처지다.

천연가스 선박사업이 시작됐다.

CNG 시내버스, LNG 시외버스, LPG 택시 등의 사례에서 보듯이, 뺏고 빼앗기는 수송연료 시장에서 ‘LNG 추진선박 벙커링사업’이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공기업과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 이후까지를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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