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자 경력전환·전공자 인턴쉽 지원·기업 사업다각화 등
"업계 활력 되찾길 기대...성과 창출 위해 빈틈 없이 운영"

[에너지신문] 한국원자력산업협회가 올해 원자력산업 생태계 지원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탈원전의 영향으로 업계가 위축된 상황을 타개하는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협회는 3일 협회 대회의실에서 에너지 전문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1년 주요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먼저 협회는 올해 원자력산업 생태계 강화 및 산업계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지원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원자력산업 생태계는 설계, 시공, 주기기 및 보조기기 제작, O&M으로 구성된다. 이중 운영과 연구공공 분야를 제외한 공급산업체 매출은 지난 5년간 약 4조 5000억원 규모로, 종사 인력은 약 3만 7000명 수준이다.

산업부의 중기재정으로 시행되는 원자력생태계 지원사업은 원자력산업과 인력 생태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경력전환 및 재취업 지원, 원자력전공자의 인턴십 취업 지원과 원전기업의 사업다각화를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이들 사업 내용은 대부분 지난 2018년 정부가 발표한 에너지전환 후속조치 및 보완대책의 내용을 반영한 것이다.

사업기간은 올해부터 2025년까지 5년간으로 총사업비는 5년간 약 261억원이다. 첫 3년간은 58억원, 4차 년도에 43억원, 5차 년도에 4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산업부가 사업을 총괄하고 전담기관은 에너지기술평가원이 맡았다. 협회는 직접적인 사업 운영을 담당한다.

강재열 원자력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많은 원전기업들이 지원사업에 호응해 원자력생태계가 활력을 되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협회는 사업 성과를 거두는데 있어 빈틈이 없도록 꼼꼼히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3개로 추진되는 지원사업, 어떻게 진행되나?

원자력생태계 지원사업은 크게 3개 형태로 진행된다.

첫 번째 사업인 '퇴직자·재직자 경력전환 지원'은 원자력 분야 기업에 종사하던 인력을 대상으로 원자력산업협회, 수도권·충청권·호남권·영남권 권역별 대학, 연구기관에서 안전, 품질, 해체, 방사선 등 전문기술교육을 실시하는 사업.

원자력 분야 퇴직인력 채용기업을 대상으로 6개월간 인건비의 90%를 보조해 줌으로써 고도화된 기술을 보유한 인력을 사장시키지 않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퇴직인력 채용 시 1인당 월 급여(250만원 기준)의 90%를 보조, 기업은 10%만 부담하면 되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이 큰 기업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두 번째 사업은 '원자력전공자 인턴십 지원'이다. 원자력 사업을 수행하는 중소·중견기업에 인턴십 인건비를 80% 수준으로 4개월간 지원, 기업의 인력부족 문제를 완화시키고 대학생들의 취업 고충을 함께 해결해 나갈 계획이다.

정규직 전환 시에는 월 인건비의 40% 수준을 6개월간 지원, 기업에게는 인건비 부담을 덜어주고 원자력 관련학과 학생들의 취업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월 인건비 기준은 학사 185만원, 석사 200만원, 박사 300만원이다.

마지막으로 '원전기업 사업다각화 지원'이 추진된다.

협회에 따르면 원자력 분야에 의존하거나 대부분 원전관련 매출을 보유한 중소기업들은 그 특성상 독자적으로 사업 전환을 시도하기가 쉽지 않고 기업 내부의 사업다각화에 필요한 정보와 역량이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원전기업이 사업다각화를 추진할 수 있도록 경험과 역량을 가진 컨설팅 기업의 자문을 통해 실제로 기업들이 새로운 사업방향을 설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지원 금액은 컨설팅 건당 1000만원 수준에서 80%를 지원하며, 기존 기술력을 개선 또는 보완하기 위한 기술개선 지원을 위해 지역별로 연구기관 등이 보유한 공동장비를 사용하는데 소요되는 비용, 설비 및 장비개선 지원, 시설 및 장비 임차료 지원, 제품화와 양산화 비용을 1억원 기준 약 80% 수준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협회는 중소기업 품질시스템 구축 지원 및 원전해체산업 민관협의회 개최 등 산업생태계 복원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 노동석 박사가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시장'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 노동석 박사가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시장'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노동석 박사 특강..."SMP 하락, 모두가 피해자"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서울대 원자력정책연구센터의 노동석 박사가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시장'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해 호응을 얻었다.

노동석 박사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공급 과잉 및 전력계통 불안정을 우려했다. 특히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계통통합비용 급증을 경고했는데, 이는 타 국가들과 계통연계가 없고, 수력 자원도 열악한 것에 기인한다. 아울러 재생에너지 발전량 증가로 SMP 가격이 추락, 발전사들이 큰 손실을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SMP 하락은 현재의 시장 및 정산방식 하에서는 누구에게도 이익이 될 수 없다는 게 노 박사는 강조했다.

도매가격(SMP) 하락이 소매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발전비용이 비싼 재생에너지 확대는 소비자요금 인상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

또한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는 투자비 회수가 어렵게 되고, 발전자회사도 정산조정계수에 따른 보전에도 불구, 석탄발전 고정비 회수기회 상실 등으로 수익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민간발전사 역시 가스발전 이용률 저하로 수익이 줄어들 전망이다.

한전의 경우 구매전력 가격이 낮아짐에 따라 단기적 이익은 증가할 수 있으나, 결국 발전자회사 수익 감소로 이익이 상쇄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미래 에너지믹스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정치적 결정 △전력수요 증가세 △기후변화 대응 수준을 꼽은 노 박사는 "우리나라 여건에서는 재생에너지 보급이 곧 한계에 도달할 것"이라며 "걔통운영 불안과 막대한 계통통합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또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서는 원전을 포함한 에너지정책의 재논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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