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높은 잠재량·최고 기술수준 조합 '청사진' 그려
일각에선 "원전보다 14배 비싸...수용성도 문제" 주장

[에너지신문] 전남 신안에 총 48조 5000억원을 투입, 설비용량 8.2G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 조성이 추진되는 가운데 경제성 및 실현 가능성을 두고 여론이 분분하다.

신안 앞바다에 들어설 해상풍력단지는 정부와 민간이 공동 참여,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 프로젝트다. 현 시점에서 세계 최대 해상풍력단지인 영국의 Horn Sea보다 무려 7배나 큰 규모다. 총 8.2GW에 달하는 설비용량은 1.4GW 신형 원전 6기와 맞먹는다.

해상풍력단지 완공 후에는 배후 지역인 목포를 해상풍력 물류 중심지로 변모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영암, 신안에는 대규모 해상풍력설비 제조단지를 조성하겠다는 복안도 세웠다. 이를 통해 약 12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해상풍력 자원과 조선, 해양플랜트등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만큼 해상풍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전남지역 해상풍력은 잠재량이 12.4GW로 이는 국내 전체 해상풍력 잠재량의 37.3%에 이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재생에너지의 특성인 간헐성과 원전대비 크게 떨어지는 경제성, 예측 불가능한 수용성 등의 문제가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일 신안 해상풍력단지 투자협약식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일 신안 해상풍력단지 투자협약식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제공: 청와대)

"해상풍력, 태양광 대비 이용률 2배 이상" 

이같은 지적에 대해 산업부는 "재생에너지 발전에 간헐성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해상풍력은 약 30%의 이용률을 보이고 있어 15% 수준인 태양광과 동일 설비용량 설치 시 2배 이상 전력 생산량이 높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거의 없다고 밝혔다. 영국, 덴마크 등 해상풍력 선도국에서도 해상풍력단지 조성이 해양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오히려 단지내 어획량이 유지되고 개체수가 증가했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는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해상풍력은 높은 잠재량, 대규모 단지 개발 가능성, 낮은 환경영향, 30% 이상의 높은 이용률 등의 장점을 가져 국내외에서 에너지전환을 위한 주요 재생에너지원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유럽이 오는 2040년부터 해상풍력이 화력발전을 제치고 발전량 기준 1위 에너지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설비용량만으로 원전과 동일시 해선 안돼"

이같은 산업부의 청사진에도 불구,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은 존재하고 있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해상풍력의 효율 문제를 언급했다. 주 교수는 "해상풍력 8.2GW가 신형원전 6기와 맞먹는 용량이라는 정부의 설명은 설비용량과 발전량을 구분하지 못하던가, 아니면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교묘히 이용하는 혹세무민"이라고 비판했다.

이용율 기준 30%에 불과한 해상풍력과 80% 이상인 원전을 단순 설비용량 기준으로 동일시 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주 교수는 또한 해상풍력의 수명은 약 20년으로 원전의 1/3 수준이며, 48조원이 투입되는 신안 해상풍력과 같은 설비용량인 1.4GW 원전 6기의 건설비는 30조원이라는 점을 들어 경제성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설비 투자 대비 수명, 이용률을 종합하면 해상풍력이 원전대비 거의 14배 가까이 비싼 설비라는 게 주 교수의 주장이다.

주 교수는 송전 문제도 제기했다. 8.2GW의 송전용량은 신고리 5,6호기 3개분에 해당하는데, 이미 태양광 시설도 많이 들어선 전남에서 송전문제로 인한 주민들의 반발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이처럼 세계 최대규모의 해상풍력단지 조성에 대한 기대감과 우려가 공존하고 있으나 정부와 풍력산업계는 신안 해상풍력단지의 차질없는 건설에 화력을 집중한다는 계획이어서 향후 전개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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