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경연 "코로나19, 에너지수요 감소·가격 하락 동시 야기"
정유사·발전사 실적 급감...재생에너지 제조사는 대폭 개선

[에너지신문] 코로나19로 상반기 에너지산업계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정유사는 국제유가 하락, 발전사는 SMP 폭락으로 실적이 대폭 감소한 반면 신재생설비 제조사는 보급 확대로 실적이 크게 늘어난 것.

에너지경제연구원(원장 조용성)은 코로나19가 에너지산업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2020년 상반기 코로나19에 따른 에너지산업의 영향'이라는 제목으로 브리프 발간했다.

브리프에서는 코로나19가 에너지원별 및 부문별 수요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에너지산업별 경영 실적에 대한 영향을 분석한 후, 단기적인 에너지산업을 전망했다. 상반기 에너지수급 자료를 기반으로 에너지원 전체에 대한 수요변화를 전년 동기와 비교 분석하고, 에너지원별 가격의 변화도 분석했다.

특히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은 에너지 수요 및 가격 변화의 관점에서 에너지원별 산업의 올 상반기 경영 실적을 분석하고, 향후 단기적인 경영환경의 변화를 전망했다.

이에 따르면 코로나19는 세계 경제·사회 활동을 위축시키는 수요측면의 충격으로, 에너지 수요의 감소와 가격의 하락을 동시에 야기하고 있다. 올해 석유수요의 전년 동기 대비 감소율은 1분기 5.1%, 2분기 16.5%, 3분기 7.1%를 기록했으며 수요 감소폭이 3분기부터 축소되고 있다.

국제 유가(두바이유)는 1분기 50.42달러/b에서 2분기 30.73달러/b로 급락했다가 3분기 42.90달러/b와 10월 40.67달러/b로 반등한 후 11월 24일 기준 47.88달러/b를 기록했다. 내년 상반기 두바이유 가격은 석유수요 회복과 OPEC+ 감산 공조에 따라 상승이 예상되나 OPEC+의 감산 규모 축소와 누적된 재고 부담으로 평균 45달러/b 내외에서 형성될 전망이다.

상반기 총에너지와 최종에너지 소비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산업 생산활동이 둔화되고 외부활동이 위축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 3.6% 감소했다. 총에너지 기준 에너지원별 소비는 원자력이 2.8% 증가한 반면 석탄, 석유, 가스가 각각 11.3%, 2.5%, 2.6% 감소했다.

최종소비 부문별로는 가정 부문 소비가 0.3% 증가한 반면 산업, 수송, 상업·공공 부문의 소비는 각각 2.3%, 10.6%, 3.2% 감소했다.

저유가와 에너지 수요의 감소로 인해 에너지원별 가격 또한 전반적으로 하락했지만, 각각의 하락 시기와 정도는 상이하다. 저유가와 국내 석유제품 수요의 감소로 인해 상반기 국내 석유제품 가격 또한 신속하게 하락했으며, 올 상반기 평균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다.

가스요금과 열요금은 지난해 하반기에 각각의 인상된 후 유가 연동의 시차로 인해 올 하반기인 7월에야 인하됨에 따라 상반기 요금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상승했다.

LNG 도입계약의 도입가격공식은 3∼6개월 전 유가를 반영하는 구조로, 유가 연동 시차가 있다. 전력도매가격(SMP)은 전력수요 감소와 저유가로 인한 발전용 천연가스 열량 단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급락했다.

▲ 상반기 에너지원별 에너지산업 영향(전년 상반기 대비).
▲ 상반기 에너지원별 에너지산업 영향(전년 상반기 대비).

에너지원별 수요와 가격 수준에 따라 각 에너지산업간 경영 실적은 상이하게 나타났다. 정유사들은 석유제품 수요의 감소와 가격의 하락에 더해 마이너스의 정제마진으로 인해 경영 실적이 가장 많이 나빠졌다.

도시가스사는 전년 상반기 대비 인상된 요금의 효과로 매출액이 수요보다 작은 폭으로 감소했다. 산업용 도시가스의 수요가 크게 감소함에 따라 산업용 비중이 높은 도시가스사의 경영 실적은 전체 평균보다 더 많이 나빠졌다.

발전사는 수요 감소와 SMP의 하락으로 인해 매출액이 크게 하락했으며, 발전연료 구매단가가 SMP보다 작은 폭으로 하락함에 따라 영업이익은 매출액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집단에너지사는 열 수요가 소폭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연료비 구매단가의 하락과 열에너지 요금 상승으로 경영환경이 개선됐다. 특히 연료 투입이 없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제조사는 국내외 보급 확대의 영향으로 경영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의 경우 REC 가격 급락과 더불어 SMP의 하락으로 경영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에도 코로나19의 영향에 따른 에너지원별 수요와 가격 수준에 따라 각 에너지산업간 경영 실적은 달라질 전망이다.

제한적이지만, 국제 유가 상승과 수요 회복 추세에 있는 정유사는 상반기에 비해 실적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제 유가의 상승폭과 정제마진 수준에 따라 경영 실적의 개선 속도가 결정될 전망이다.

하반기 도시가스사와 집단에너지사는 도시가스 및 열에너지 요금의 하락으로 인해 상반기에 비해 경영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상존한다.

SMP의 하락세가 유지되고 있어 발전사업자의 영업실적의 악화는 올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재생에너지 제조사의 양호한 영업실적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나, 국내 SMP의 변동과 해외 시장의 여건 변화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게 에경연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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