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경연, 세계 천연가스시장 구조변화 대응 연구방안 발표
천연가스 중장기 역할과 유연한 대처 방안, 성장 방향성 제시

[에너지신문] 에너지전환 시대를 맞아 천연가스 역할의 중요성이 점차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적으로는 정부의 탈원전 및 석탄발전 감축 정책이 추진되면서 중장기적으로 천연가스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천연가스 공급 30년, 한국가스공사의 새로운 역할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사진은 인천LNG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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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에너지경제연구원 가스정책연구팀은 국내 상황에 맞는 천연가스의 역할 정립과 경쟁력 강화 방안을 수립하기 위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에너지 전환기의 천연가스 중장기 역할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이슈를 검토하고, 국가별 천연가스 산업 관련 정책 동향을 조사했으며, 천연가스 산업구조를 유연하게 하기 위한 융복합 사례와 국내 천연가스 산업의 성장 방향성을 제시했다.

세계 LNG 수요, 2040년 7억톤까지 증가
노남진 가스정책연구팀 연구위원은 세계 LNG 수요가 2018년 약 3억 2000만톤/년에서 2040년 약 7억톤/년까지 꾸준히 늘어날 것이며, 여기에는 중국, 신흥 아시아 LNG수입국의 수요 증가가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국은 자국 내 연료 전환 정책(석탄을 가스로 대체)을 유지, 세계 LNG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고,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신흥아시아 LNG 시장도 세계 LNG 수요 증가세를 이끌 것으로 예측했다.

유럽 역시 일부 내륙 가스전의 생산과 역내 PNG 공급 감소로 인해 LNG 수입에 대한 의존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LNG 공급의 경우 2019년 3월 기준 운영 중인 세계 LNG 액화용량은 약 4억톤/년, 현재 건설 중인 프로젝트 2025년부터 가동할 경우 장기적으로 제안된 프로젝트의 다수가 최종투자결정(FID)에 이를 전망이다. 

2019년 4월 기준 9개국에서 17개의  LNG 프로젝트가 건설 진행 중(총 트레인 수 28개. 액화용량은 1억 200만톤/년)이며, 2025년 이후 순차적으로 상업생산이 개시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별로 건설 중인 LNG 프로젝트 액화용량은 미국이 5900만톤/년으로 가장 큰 규모이며, 캐나다 1400만톤/년, 러시아 900만톤/년, 호주 800만톤/년 순이다.

노남진 연구원은 전 세계 LNG 공급량 및 교역량 증가로 과거에 비해 지역간 LNG 수입가격 격차는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동북아시아 지역의 LNG 현물가격과 기간계약 가격 간 탈동조화 경향이 심화되는 가운데, 계약기간의 단기화 및 구매량의 소량화 등 유연화, 목적지 제한 조항 완화 등 LNG 수입국에게 기존보다 유리한 시장 구조로 변화되는 추세이며, 시장 내 공급물량의 증가와 계약조건의 완화, 북미산  LNG 아시아 유입 증가 등으로 지역간 LNG 가격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이처럼 에너지전환 시대에서 천연가스의 이슈와 역할에 대한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럽국가를 중심으로 환경적 이슈 등이 대두되면서 향후 천연가스 수요는 친환경 기술과 접목된 신산업 분야 중심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파이프라인 및 LNG 수출입기지 또는 가스발전소 등 설비사업자는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존 설비와 탈탄소화 설비(CCS 등) 연계 노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동아시아 및 개도국 역시 대기질 개선을 위한 석탄발전에서 가스발전으로 대체하는 정책을 추진하며 천연가스 발전의 확대가 예상된다. 특히 전력 부문에서 천연가스와 재생애너지 및 연료전지와의 경쟁이 심화되고, 재생에너지의 경우 자원 수입의존도가 낮고 고용창출 효과 등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저탄소 시대, LNG 비중 확대된다
우리나라 역시 에너지전환 정책 추진에 따라 저탄소 에너지원으로서 천연가스의 역할이 계속해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12월에 발표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의하면, 원자력 및 석탄의 비중이 줄어들고, 신재생에너지 및 LNG 비중은 확대될 전망이다. 즉,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믹스로 전환의 수단으로 ‘천연가스’의 친환경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발전 부문에서 천연가스는 석탄 대비 친환경 연료로 석탄을 대체할 수 있고, 안정적인 전력시스템 운영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보완책으로 중요성이 논의되고 있다.

천연가스의 경쟁력은 발전 부문뿐만 아니라 산업, 가정‧상업 등 도시가스 부문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이를 위해 타 에너지원 대비 친환경성을 강화한 천연가스의 경쟁력 확보와 신규 수요의 개발 및 기존 수요의 대체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노남진 가스정책연구팀 연구위원은 천연가스 공급 부분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상류부문 진출 △도입계약 체결 △공급인프라 및 유통부분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우선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부실화와 미미한 성과로 상류부문 진출은 많이 위축된 상황이다. 게다가 해외가스전의 직접 개발을 통한 물량 확보에 대한 노력도 점차 줄어들고 있는 실정.

천연가스 시장에서의 유연성 확대로 LNG 수급안정성이 개선됐다고는 하나 공급을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급 위기 발생 시 능동적 대처를 위해서는 상류부문 관심과 진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천연가스의 안전적 확보라는 목표는 장기 도입계약 체결과 충분한 규모의 국내 저장시설의 구축으로도 달성할 수 있지만 유가 및 천연가스 현물가격 급등으로 도입 상황 악화 시 합리적이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수준의 천연가스를 확보하기 위해 상류부분 진출을 통한 자원 확보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노 연구원은 강조했다.

노 연구원은 세계 천연가스 시장 변화에 발맞춰 LNG 도입계약 체결 및 도입 방식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가연동 계약은 세계 LNG 수급상황과 상관관계 부족, 구매자 우위의 시장에서 구매비용의 절감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할 우려가 있어 헨리허브나 유럽 가스허브 등에 연동하는 방식, JKM과 같은 LNG 현물가격 지표에 연동된 계약 방식 또는 유가와 LNG 현물가격을 동시에 고려한 하이브리드 방식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천연가스 공급 안정성 유지를 위한 인프라의 효율적 건설‧운영에 관한 제도 보완과 천연가스 공급인프라 사용요금제 및 서비스 다양화가 필요하며, 천연가스의 수요증대, 직수입 사업자의 증가에 따라 설비의 효율적 이용과 천연가스 사용자 권익 보호에 관한 사항을 객관적으로 검토하고 관련된 분쟁을 조정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노남진 연구원은 천연가스 수요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ICT기술접목 효율 개선사업 △LNG 벙커링 사업 △냉열사업 △연료전지 사업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가스사용량 계량 및 가스 공급의 운영‧관리 부문에 ICT 기술을 적용해 효율성을 개선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재 에너지효율향상의무화제도(EERS)가 시행 중이며, 2018년 4월부터 국내에 적용해 한전, 가스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이 추진 중에 있다. 

또한 선박연료유 환경 규제 강화에 대응한 신사업 육성, 조선‧해운 등 연관 산업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DNV‧GL에 따르면 2019년 10월 기준 운항 중인 LNG 추진 선박은 170척이며, 신조 발주 LNG 추진 선박 184척과 LNG로 연료 전환이 가능한 선박 141척까지 포함하면 전 세계 LNG 추진 선박은 2026년까지 495척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LNG 인수기지 저장탱크의 냉열을 활용한 신사업 개발인 냉열사업도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가스공사와 인천항만은 인천 신항에 ‘콜드체인 클러스터 조성사업’을 추진 중에 있는데 ‘콜드체인 클러스터’는 가스공사 인천 LNG 기지에서 발생하는 초저온 LNG 냉열을 활용하는 냉동·냉장창고 집적단지다. 이와 같은 냉열사업은 수소연료전지, 냉동창고, 폐타이어 및 폐플라스틱의 저온분쇄, 지역냉방, 수소액화, 아이스링크 스포츠센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아울러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시스템으로 전환되기까지 수소산업발전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연료전지사업도 주목해야 한다.

이 사업은 CO₂를 비롯한 주요 온실가스(NOX, SOX) 및 미세먼지 배출량이 기존 화력발전에 비해 현저히 낮음에 따라 환경적 측면에서 보급의 타당성이 뒷받침됐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수전해 기반 수소 생산 및 연료전지 사업 추진기반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재생에너지 전력을 활용한 수소생산 시스템을 차별적으로 더욱 지원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노 연구원은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탈탄소화 기술이 접목된 천연가스 이용확대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기후체제하에서 다른 화석연료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천연가스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천연가스의 완전한 탈탄소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 퇴출될 것이라는 우려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

노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천연가스가 에너지원으로 생존하기 위해 단지 상대적으로 탄소배출이 적은 에너지원이 아니라 탈탄소화가 가능한 에너지원이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를 위해 에너지 융복합사업의 하나로서 수소연료전지 및 ‘Power to Gas’ 기술 등 수소를 매개로 한 청정에너지시스템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빠르게 성장하는 천연가스 시장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천연가스 시장구조 유연화를 강조하며, 신흥 LNG 수입국의 시장진입에 따른 세계 LNG수요의 불확실성 증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중국,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신흥 수입국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아시아 LNG시장의 구조도 변화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 일본의 전통적인 LNG 수입국은 국내 천연가스 공급의 대부분을 LNG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신흥 LNG 수입국의 경우 국내 생산이나 PNG 등 대체 가능한 천연가스 공급원이 존재하기 때문에 LNG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또한 신흥 LNG 수입국은 LNG 수입터미널 등 공급인프라 확충이 선결돼야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장기간에 걸친 대규모의 투자가 요구된다.

천연가스 시장 구조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국내적으로 첨두 발전연료로서 천연가스의 역할를 강화하고, 에너지 전환기 천연가스에 대한 역할 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첨두발전용으로 주로 활용되는 천연가스의 특성상 국내 천연가스 시장에는 석탄과의 연료비 경쟁,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정책, 탈원전 정책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불확실성이 상존하기 때문에 에너지 전환기 발전용 천연가스에 대한 중장기 역할 정립 명확화, 불확실성의 완화가 필요하다.

또한 직수입 증가로 인한 국내 시장구조의 변화, 직수입의 안정적인 정착과 효율적 시장기반 조성을 마련해야 한다. 자가소비용 LNG를 직접 수입하는 사업자 수 증가로 인해 국내 천연가스 시장구조에 많은 변화가 일고 있으며 이는 국내 천연가스 연관 정책 입안자 및 사업자들이 당면한 주요 과제가 되고 있다.

이에 천연가스 산업의 경쟁촉진 및 대외경쟁력 강화를 유도하기 위한 직도입의 취지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가스시장 내 용도별 사용자간 형평성 유지를 위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며, 개별요금제의 안정적인 정착, 천연가스 가격 하향 안정화의 편익을 모든 사용자가 누릴 수 있도록 제도보완 필요 등을 보완해야 한다.

아울러 주요 LNG수입국과의 허브 구축, 아시아 프리미엄 해소  등 아시아 가스교역 환경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동아시아 지역 LNG 교역이 활성화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한국, 일본 등 LNG 대 수입국 동아시아에 집중돼 있다. 때문에 동아이사 지역에는 타 지역 LNG 거래가격에 비해 현저히 가격이 높은 ‘아시아 프리미엄’이 존재하고 있다.

때문에 주변 LNG 수입국과의 허브 구축을 통해 프리미엄의 해소, 교역조건 개선을 위한 공동대응해야 하고, 동아시아 역내 교역 확대를 통한 각국 수급안정성 개선 필요, 장기적으로 국내 거래시장 개설을 위한 제도개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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