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휴교로 전기‧가스 사용량 증가
외부 활동 적어지면서 주유 비용은 줄어

[에너지신문]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재택근무, 휴교 등으로 각 가정의 에너지 사용량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부 활동 감소에 따라 주유비용은 줄어들었다.

대한전기협회와 (사)E컨슈머는 5월 11일부터 31일까지 전국 991가구를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중 에너지 사용 변화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전국 9개 시‧도 총 991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신뢰수준 95%, 표본오차는 3.11%다.

2020년 봄,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응답자 또는 응답자의 가족 구성원이 재택근무 등 생활방식이 변했다는 응답은 65.09%로 나타났다. 생활방식이 변화했다는 응답은 성인 여성 34.26%, 성인 남성 34.20%로 비슷했으며 학생은 약 6~8%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생활 패턴의 변화가 에너지소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이번 조사에서는 국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전기, 가스요금 및 주유비용을 각각 분석했다.

응답자 44%, ‘평소보다 전기 많이 사용’

먼저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 가정 내 전기사용량을 보면 ‘평소와 비슷하게 사용했다’는 응답이 52.98%로 가장 많았다. 또 ‘평소보다 많이 사용했다’는 응답도 44%나 나왔다. 반면 ‘평소보다 적게 사용했다’는 답변은 3.03%에 그쳐 대부분의 가정에서 평소와 비슷하거나 더 많이 쓴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보다 전기를 많이 사용한 이유에 대한 답변으로는 ‘PC 사용 및 휴대전화 충전시간이 길어져서’라는 응답이 32.7%로 가장 많았고 ‘티비를 평소보다 많이 시청해서’라는 응답이 22.4%, ‘전등을 평소보다 오래 켜서’라는 응답이 20.16%를 각각 차지했다.

이같은 결과는 전기요금 증가와도 직결됐다. 이 기간 전기요금 증감결과를 보면 ‘평소만큼 냈다’가 57.21%, ‘평소보다 많이 냈다’가 40.77%로 나타났다. 전기요금을 평소보다 더 많이 낸 가구는 평균 1만 5172원을 더 냈다고 응답했다.

▲ 평소보다 전기를 많이 사용하게 된 이유에 대한 응답 비율.
▲ 평소보다 전기를 많이 사용하게 된 이유에 대한 응답 비율.

이같은 결과는 재택근무 등 생활방식 변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재택근무 등 생활방식이 변화한 응답자가 전기사용량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많았으며 성인 남자나 성인 여자 또는 유치원생 한명만 생활방식이 변화한 경우에는 전기사용량이 평소와 비슷했지만 고등학생이나 대학‧대학원생 혼자 생활방식이 변화한 경우에는 전기사용량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많았다.

특히 성인 남녀와 유치원, 초등학생이 동시에 생활방식이 변화한 경우 전기 사용량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성인 여자가 자녀와 함께 생활방식이 변화한 경우에는 모든 경우에서 전기사용량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많았다. 이밖에 매달 전기사용량이 3단계 401kWh 이상을 사용하는 가구, 가구원이 3~5명, 주택 규모 40평 초과, 월소득이 601만원 이상인 경우 전기사용량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많았다.

반면 가구원이 6명 이상인 경우 901kWh 이상을 사용하는 ‘슈퍼 유저’는 전기사용량이 평소와 비슷했다는 응답이 많아 원래 대가족으로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가구에서는 크게 전기사용이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노약자나 병자가 가정에 있거나 출산 및 영유아가 있는 경우 전기사용량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많았는데 이와 비슷하게 대가족, 다자녀, 출산 가구, 장애인, 생명유지장치 등 한전으로부터 요금을 할인받고 있다는 응답자 가운데 전기사용량이 증가했다고 한 응답이 많았다.

하지만 실제 전기요금은 다자녀 할인을 받는 경우에만 증가했다는 답변이 많아 자녀들이 많은 가구에서 재택근무, 휴교 등의 이유로 전기요금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사용량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누진제 외에도 다른 요금제를 선택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중 다수가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정용 태양광을 설치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계시별 요금제 참여, 가정용 에너지관리시스템(EMS) 적극 도입 의사를 밝혔다.

스마트미터를 설치한 가구에서 스마트미터를 수시로 확인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기사용량이 평소와 비슷했다는 응답이 많았으며 대도시 아파트나 빌라에 거주하는 응답자들이 전기사용량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많은 반면 단독주택, 원룸,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응답자들은 전기사용량이 평소와 비슷했다는 응답이 많아 대도시 아파트에 스마트미터나 가정용태양광 등을 설치하면 전기요금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집에 있는 시간 많아지며 가스사용도 증가

가스요금도 전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가스요금이 ‘평소만큼 나왔다’는 응답이 62.56%, ‘평소보다 많이 나왔다’는 응답이 33.2%로 나타났는데 평소보다 더 많이 나왔다고 응답한 가구는 평균 1만 9077원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역시 재택근무 등 생활방식이 변화한 응답자가 가스 요금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가구원 수 3인 이상, 거주하는 자녀가 있는 경우, 휴직한 경우 등에서 가스요금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높았다. 특히 초중고생이 등교하지 못하면서 가스요금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많아 외식대신 가정에서 음식을 해먹으면서 가스사용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주유비는 줄어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 동안 휘발유‧경유 등 주유비용 변화를 보면 가정 내 전기·가스 사용 패턴과 반대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는 외부활동 감소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유비용의 경우 ‘평소만큼 들었다’가 45.91%, ‘평소보다 줄었다’가 45.21%로 나타났다. 또 주유비용이 평소보다 증가했다고 응답한 가구는 평균 5만 3481원이 늘었다고 답했다. 성인 여자와 대학생‧대학원생이 재택근무, 휴교 등 생활방식이 변화한 경우 주유비용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많았다.

아파트보다 단독주택, 대도시보다 중소도시, 전원으로 갈수록 주유비용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많아 지방, 전원, 단독주택 거주자들이 자가용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음이 확인됐다.

동거 자녀의 나이에 따라 주유비용도 차이를 보이는데 영유아가 있는 경우 집에 머무르며 주유비용이 줄었지만 중‧고생 또는 대학생이 있는 경우 주유비용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출산가구 할인을 받는 경우 주유비용이 줄었다는 응답 비율이 높은 것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 가정의 전체 에너지비용 변화 추이.
▲ 가정의 전체 에너지비용 변화 추이.

에너지신기술 도입하면 비용 줄어든다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 동안 가구 내 에너지비용은 어떻게 변화했는지 질문에 평소만큼 들었다는 응답이 58.12%, 평소보다 많아졌다는 응답이 30.88%로 나타났다. 가구 내 에너지 비용이 평소보다 증가했다고 대답한 응답자들은 평균 3만 2141원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재택근무 등 생활방식이 변화한 경우 에너지 비용이 증가했다는 응답의 비중이 높았으며 주택 규모가 클수록, 대도시보다는 전원에서, 동거 자녀가 있고 가구원 수가 6명까지 많아질수록 에너지 비용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많았습니다.

특히 스마트미터가 설치되고 이를 수시로 확인 및 조절한다고 응답한 가구와 태양광을 설치한 가구의 경우 에너지비용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적었다. 즉 에너지 신기술을 수용하면서 에너지 비용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향후 스마트미터나 재생에너지가 더 많이 보급되면 가정 내 에너지비용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E컨슈머 관계자는 “대가족, 다자녀인 경우 에너지비용 증가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고, 특히 응답자가 전문직, 자영업, 취업 준비생인 경우 에너지비용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많았다”며 “코로나19로 경제적인 타격을 받은 직종과 이들이 포함된 가구의 에너지비용 증가에 대한 정책적인 고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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