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전환, 민간으로서의 역할 수행할 터”
투자확대·규제완화 통해 세계적 확산 추세 맞춰야
REC가격 하락으로 투자위축…정부에 보완책 요청

[에너지신문] 지난해 11월 취임한 문철환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 상근부회장은 전남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하고 전북대 산업기술과 석사 취득 및 한양대 섬유고분자공학과 박사를 수료했다.

1990년 상공부 7급 공무원으로 공직에 입문했으며 이후 상공부 섬유패션산업과, 법무담당관, 미래생활산업과, 섬유세라믹과, 해외투자과 서기관, 대불자유무역관리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본지는 문 부회장에게서 국내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성장을 위한 해법을 들었다./편집자주

▶▶▶지난해 11월 취임하신 후 약 6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느끼신 점은.

신재생에너지는 탄소배출을 줄이고, 미래 후손들에 물려줄 지속성장 가능한 에너지원이다.

미세먼지를 줄이고 지구의 온난화를 방지하는 핵심 수단이라는 것을 세계 모든 국가와 석학들이 인정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는 신재생에너지로 생산되지 않는 제품의 국가 간 이동은 제한될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을 적극 지지하고, 보다 발전 가능성이 높은 신재생 산업의 기반을 구축하는데 일조하는 것이 협회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 신재생 비중은 2019년 기준 9% 수준이며 2030년까지 20% 달성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세계 평균은 2000년 15.4%에서 2017년 기준 24.7%로 크게 높아졌으며, 2030년 우리의 달성 목표는 독일(65%), 프랑스(40%), 미국(33%) 등에 비해 낮은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 국내 신재생에너지 업계는 세계적인 태양광 셀·모듈 제조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보급률도 지속 성장하고 있다. 협회는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현재보다 더 많은 정부·지자체의 투자와 관심을 유도하고, 업계의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세계 속에서 우리 신재생 산업이 생존해 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올해 진행된, 또는 추진 예정인 협회의 주요 사업은.

협회는 신재생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업계의 대정부 건의나 발전방안을 적극 수렴하고 있으며 특히 5차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 수립 참여 등을 통해 민간의 의견을 적극 개진하고 있다. 또한 정책 시행 과정에서 세세한 모니터링을 통해 올바른 방향으로 추진되도록 업계의 많은 의견을 조사, 분석해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협회는 신재생에너지 전문인력 양성 및 업계의 해외진출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추진 중이다. 전문인력 양성은 보다 안전하고 효율성 높은 신재생에너지 생산 및 발전소 구축을 가능하게 한다. 이와 함께 해외진출을 확대하기 위한 해외 전시회 참가 및 수주활동 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

협회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민간 대표기관으로 정부·지자체 및 에너지공단, 발전사, 업계 등과 함께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 생산을 통해 미세먼지 없는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는 탄소배출 감축, 지구 온난화 방지, 친환경에너지 전환 등 지구를 살리기 위해 전세계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전 국민의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재생에너지 보급은 현 정부 출범 이후 크게 늘어났으나 각종 입지규제와 민원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에너지산업은 안전, 환경, 경제성 등이 중요하기 때문에 규제가 필연적이다. 전기는 예비율 관리가 중요하다. 수요량 보다 더 많이 생산된 전기는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계획적인 수급과 적정한 절제된 에너지믹스가 필요하다.

국가 에너지전환은 계획에 따라 단계적·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기존 에너지원과 현재 추진되는 신재생에너지는 장단점을 서로 보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기에는 정부주도로 혼란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추구해 나가야 한다.

국내 전문가들은 2025년 정도를 예상하고 있는데, 신재생에너지가 기존 화석연료보다 낮은 가격으로 전기를 생산하게 될 때 민간 중심의 에너지 정책으로 전환이 이뤄질 수 있다. 이를 위한 제도적 기반 구축과 시너지 효과 창출을 위한 준비를 철저히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다만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투자 확대나 규제완화 등을 통해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지금보다 더 빠르게, 세계적 추세에 맞춰주길 바란다. 아울러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국민의 수용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지난 4.15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을 거두며 ‘에너지전환’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21대 국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산업의 건강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정치적 이용 수단이 돼서는 안 될 것이다. 어떤 정부가 들어서던지 국가적 핵심 어젠다로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한다.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국가 생존이 걸린 산업이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는 세계 기후변화 대응은 물론, 경제·통상적 측면에서도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으므로 세계적인 추세에 맞게 발전될 수 있도록 규제완화 및 제도개선, 투자촉진과 함께 우리기업의 내수 활성화와 해외진출(수출 산업화) 등이 가시화되도록 정부, 지자체의 과감한 정책추진을 이번 21대 국회에서도 적극 유도해 주길 기대한다.

▶▶▶현재의 REC 가격에 대한 입장을 듣고 싶다.

최근 신재생에너지는 급격한 시황 변화와 코로나19 등 각종 리스크로 인해 신규 투자를 이끌어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REC 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신규 투자는 위축되고 있다.
REC 가격은 지난해 초(7만 2000원)와 비교하면 불과 1년 만에 40% 가까이 내렸다. REC 가격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SMP 변동, 가중치 변경 등으로 최근 가격 하락은 기술 발전에 따른 태양광설비 투자비가 하락하고, 이로 인해 보급량이 늘어나면서 REC 공급량이 초과된 것에 기인한다.

정부는 최근 RPS 고정가격 계약 물량을 대폭 증가시켜 중소 사업자들의 입찰 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며, 원별 가중치 조정 등 가격안정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협회도 REC 가격 안정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보완책을 요청하고 있다.

▶▶▶풍력사업이 지지부진한 원인과 보급 확대를 위한 방안은.

올 상반기 국내 풍력보급량은 전년 동기대비 큰 폭으로 확대됐지만 산업 전체적으로는 부진한 상황이다. 풍력업계는 각종 민원과 인허가 등 악조건 속에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며 더딘 성장속도로 발전해 오고 있다.

풍력사업은 입지선정에 따른 지자체 및 지역주민과의 협의가 중요하다. 제한된 설치장소에 경제성을 고려하고 지자체·지역주민과 기업의 상생방안도 필요하며 설치공사가 진행된 지역의 복원ㆍ복구 및 대체방안 등 환경적 차원의 해결방안도 요구된다.

풍력산업은 정부, 지자체의 계획적이고 다양한 프로젝트 추진이 필요하다. 업계는 일감이 끊이지 않고 지속적인 공사가 추진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특히 입지부터 수용성?환경성 등이 사전 해결돼 순조로운 공사가 진행되도록 계획입지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

우리 기업의 기술력은 세계적으로 뒤쳐지지 않으나, 트랙 레코드(운전이력)가 부족해 해외진출에도 어려운 점이 있다. 국내 풍력건설이 활성화되면 해외진출도 원활히 추진할 수 있으므로 계획입지 제도가 조기 실현되도록 국회, 정부, 지자체의 의지가 필요하다.

▶▶▶재생에너지 보급량은 늘고 있으나 국내 제조업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설치시공 및 발전사업자는 대부분 국내 사업에 매진, 제도권 내에서 사업을 추진해 왔으나 제조부문은 해외 수출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2010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맞물려 중국의 저가공세로 국내 중견ㆍ중소기업이 차례로 문을 닫았고, 지난해에는 또다시 중국의 대규모 제조설비 증설에 원가경쟁력 상실로 OCI가 국내사업 철수를 발표하는 등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은 신재생 뿐만 아니라 전 산업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 국내는 물론 유럽, 미국, 일본의 제조사들도 살아남은 기업이 거의 없다. 중국의 모든 산업은 저가 대규모 물량공세로 시장을 장악하는데 중점을 두고 이를 통해 자국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제조기업은 우리의 장점을 살려 비교우위의 제품을 개발하고 양질의 제품을 생산, 국내 시장을 키우는 한편 친환경에너지 시장에서 타 산업과의 융복합화를 통해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신재생에너지 업계, 정부, 에너지신문 독자 등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증대시켜 조기 에너지전환을 실현하고, 국제협약에 따른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미세먼지 발생 억제, 깨끗한 지구 만들기 등에 적극 노력해 국격을 향상시켜 나가야 한다.

기존 에너지와 신재생 간에 장단점을 따지며 시간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세계 모든 국가가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대규모 집중 투자를 통해 에너지 전환을 조기에 실현해 나가야 한다.

협회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지속 가능성장의 기반을 구축, 국내 산업의 활성화와 함께 해외진출을 통한 무역 확대에 적극 노력해 나갈 것이다.

지속적인 기술혁신과 원가절감, 일감이 있는 세계 곳곳에 우리 기술이 들어간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 수출경쟁력을 향상시켜 나갈 것이다.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보다 발전될 수 있도록 국회, 정부·지자체, 언론, 기업 등 모든 주체가 힘을 모아 주시길 부탁드린다.

협회는 보다 깨끗하고 안전한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추진하는데 있어 민간단체로서 역할을 다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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