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업계의 향후 5년은 변곡점이자 전환기”
변화 키워드는 ‘미래와 디지털’ …소통과 쇄신 필요

▲ 송재호 한국도시가스협회 회장은 변화의 키워드로 '미래와 디지털'을 꼽았다.
▲ 송재호 한국도시가스협회 회장은 변화의 키워드로 '미래와 디지털'을 꼽았다.

[에너지신문] “도시가스업계의 향후 5년은 절대절명의 변곡점이자 전환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현재 도시가스업계가 변화하기 위한 키워드는 미래와 디지털입니다. 지난 도시가스의 역사와 향후 5년의 도시가스 역사는 180도 달라져야 합니다”

지난 4월 10일 한국도시가스협회의 제15대 회장으로 취임한 경동도시가스 송재호 회장은 1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도시가스업계가 경기침체, 지구온난화 및 타연료와의 경쟁확대 등으로 인해 성장의 한계에 봉착했으며, 도시가스산업을 둘러싼 환경변화의 가속화, 과도한 요금규제로 인한 수익률 악화 등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양적 성장 보다는 질적 성장과 Digital Transformation의 시대 조류에 부합하는 환골탈퇴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도시가스 보급률이 포화상태에 있어 도시가스사업은 구조적 한계에 봉착했습니다. 기업의 성장은 산소와 같아야 하지만 도시가스사업 자체만 놓고 보면 완전히 정체기입니다”

송 회장은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협회 회원사간 소통과 뼈를 깎는 쇄신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도시가스사업은 경제학적으로 독점이 아니지만 지역독점이라는 태생적 한계 때문에 일반적인 시각은 곱지 않습니다. 서비스산업인 도시가스사업에 대한 국민들의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송 회장은 도시가스사업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과 오해에서 비롯된 잘못된 시각이 있지만 도시가스업계가 이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도시가스협회가 설립된지 36주년을 맞아 국민에너지로서의 위상은 정립됐지만 경영환경은 사면초가라고 할 수 있어 향후 10년 후를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하다고 말했다.

이같이 송 회장이 도시가스업계의 쇄신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최근 취임 후 첫 번째 직무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송 회장은 각 도시가스사 대표들과 안전위원회, 운영위윈회, 마케팅위원회의 관련 임원 총 104명에게 전수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설문 응답자들이 앞으로 5~10년 후 도시가스업계의 상황에 대해 ‘비관적’으로 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송 회장이 △발로 뛰는 협회 △더욱더 소통하는 협회 △지속성장과 혁신을 선도하는 협회를 표방하고 나선 것은 이같은 도시가스업계의 위기의식과도 맥을 같이한다.

CS위원회•권역별 협의체 구성, 사회공헌기금도 조성

낡은 규제 철폐•산업용 개별요금제 검토시 의견 반영

▲ 송재호 한국도시가스협회 회장은 '낡은 규제 폐지' 등도 역설했다.
▲ 송재호 한국도시가스협회 회장은 '낡은 규제 폐지' 등도 역설했다.

송 회장이 도시가스업계의 변화와 쇄신을 위해 꺼내든 키워드는 ‘미래와 디지털’이다.

우선 ‘미래’라는 담론을 담을 수 있는 새로운 조직을 만들 계획이다. 도시가스사가 지속성장을 담보할 수 없는 단계에 와 있기 때문에 도시가스업계의 아젠다를 도시가스협회가 선도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우선 기존 운영중인 안전위원회, 운영위윈회, 마케팅위원회의 기능을 강화하고 CS(고객만족) 위원회를 새로 조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역관리센터에서 근무하는 안전점검원과 검침원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도시가스사와 도급위탁관계에 있는 지역관리센터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자긍심을 갖고 종사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이러한 개선을 통해 결국 소비자 서비스 질 향상으로 환원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도시가스사마다 처한 환경과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그동안 협회가 구심점이 되는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열심히 노력해 왔지만 최근 몇 년간 회원사들로부터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도시가스협회는 본의 아니게 수도권 협회라는 지방회원사들의 오해와 불신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앞으로 이런 오해가 없도록 각 권역별 협의체를 만들어 직접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실질적인 성과가 나올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송 회장은 본인과 협회 부회장이 직접 각 권역별 협의체를 만나고 임원진들은 실무자들을 만나 도시가스업계 공동의 현안을 고민하는 장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송 회장은 도시가스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국민에너지에 걸맞는 시스템 구축을 위해 4차산업 혁명과 더불어 IoT(사물인터넷) ICT(정보통신기술) 등을 결합한 과학적인 안전관리시스템, 양질의 고객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 디지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도시가스시설 안전관리를 위해 스마트 배관망시스템, 방식전위 원격측정시스템, 드론, 가스AMI 등에 IoT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고도화된 안전관리시스템 구축으로 소비자 안전을 확보할 계획이며, 안전관리 효과 등을 감안한 규제완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도시가스 소비자인 국민들에게 보답하는 방안으로 100억원의 사회공헌기금을 조성하고 민들레카 사업 등을 펼쳐왔는데 올해 사업이 마무리됩니다. 회원사들의 동의를 구해야겠지만 2번째 사회공헌기금도 조성할 계획입니다”

도시가스업계가 국민에너지의 위상을 유지하면서 지속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책임도 반드시 더해져야 한다는게 송 회장의 생각이다.

송 회장은 '낡은 규제'의 폐지도 역설했다. 도시가스사업은 이미 포화상태고 정부가 적극 권장하고 있는 수소, 연료전지 등 새로운 성장동력사업에 도시가스사들이 적극 참여하려 해도 법규정이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천연가스는 브릿지연료로서의 위상이 강화될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포화상태인 도시가스사업이 수소, 연료전지 등의 업역으로 확대해 나가기 위해서는 정부가 전향적으로 규제 벽을 낮춰야 합니다. 정부와 협의를 거쳐 도시가스사의 수소경제 참여 로드맵을 만들 의향도 있습니다”

실제 지자체에서 수소배관 설치를 권장했지만 현행 도시가스사업법에는 도시가스사업자가 수소배관을 소유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었다고 송 회장은 소개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수소경제 인프라 구축'에 동참하려해도 현행법상 사업자의 수소배관 건설과 소유는 불법이어서 동상이몽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가격의 왜곡은 절대 안됩니다. 천연가스 원료비 연동제가 적용되고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습니다. 민감한 얘기지만 필요에 따라 연료비를 조정하는 것은 에너지가격의 왜곡을 가져옵니다”

송 회장은 민수용을 제외한 용도는 발전용과 동일하게 매월 연동제 적용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최근의 조치는 환영하지만 정부가 물가조정 등을 이유로 시시때때로 오락가락하는 연동제 적용은 문제가 있다며 정상적인 원료비 연동제 적용을 주문했다.

송 회장은 도시가스 공급비용은 투명성과 객관성이 강화되는 추세라며 장기사용배관 교체, 고객서비스 질 향상 등에는 많은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적절한 공급비용 조정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최근 확대되고 있는 LNG직수입 및 산업용 개별요금제와 관련한 의견도 조심스럽게 꺼냈다.

“일부 도시가스사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가소비용 LNG 직도입을 주장하기도 합니다. 도시가스사업의 경우 LNG직수입이 허용되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당연한 의견입니다. 그럴 때 마다 정부는 곤혹스러워 합니다. 천연가스 수급관리에 큰 문제가 생기니 분명히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 송재호 한국도시가스협회 회장은 무분별한 산업용 LNG직수입을 경계했다.
▲ 송재호 한국도시가스협회 회장은 무분별한 산업용 LNG직수입을 경계했다.

송 회장은 도시가스사를 운영하면서 발전사업을 병행하는 그룹사가 회원사로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발전용 직수입에서 무분별한 산업용 직수입으로 이어지는 추세는 경계했다.

“과거에는 40~50만톤은 되어야 자가소비용으로 LNG를 직수입했는데 최근에는 산업체를 중심으로 10만톤도 안되는 물량을 직수입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졌습니다. 직수입을 하는 일부회사가 소규모 산업체 물량을 모아서 직수입을 하려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국내 도입한 LNG는 재판매를 불허하니까 우회 직수입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어 자칫 국내 도시가스사의 산업용 공급시장에까지 악영향을 미칠수 있습니다”

송 회장은 한국가스공사가 산업용 개별요금제를 검토하고 있는데, 같이 협의해서 도시가스사의 의견을 적극 반영토록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가스공사는 대량수요자에게 싼 요금으로 도시가스사가 공급할 수 있는 별도의 산업용 패키지 요금을 도입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내년 협회 예산을 구성할 때는 도시가스업계가 위기를 극복하고 쇄신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 선택과 집중을 할 것입니다. 가능하면 예산범위에서 조정을 해야겠지만 미래지향적인 계획을 담아내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예산을 증액해야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송 회장은 코로나19가 악화되지 않는다면 6월말 1박 2일 일정으로 전국의 회원사가 참여하는 워크숍을 통해 업계가 쇄신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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