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석유기업 BP사, 신재생에너지 전환으로 석유단체 탈퇴
에너지전환 불확실성으로 투자 형태에도 변화 모색

[에너지신문] 영국의 대표 석유기업인 BP사는 기후 변화에 따른 에너지 전환 전략이 석유업계의 방향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난 2월, 석유업계 3개 단체에서 탈퇴하는 일이 벌어졌다.

BP는 2010년 이후 천연가스를 포함한 저탄소 에너지 부분으로 자본투자를 다변화하며 2050년까지 완전한 탄소중립(carbon neutrality)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러한 BP의 탈퇴 결정은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사회적 분위기로 형성되면서 정유업계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평가다.

▲미국 셰일오일은 단기 개발이 가능하고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 에너지전환의 유리한 옵션이 될수 있다. 사진은 미국 텍사스의 셰일가스 호리존탈 드릴링 수평굴착 현장.
▲미국 셰일오일은 단기 개발이 가능하고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 에너지전환의 유리한 옵션이 될수 있다. 사진은 미국 텍사스의 셰일가스 호리존탈 드릴링 수평굴착 현장.

정유업계가 에너지 전환에 따른 수급 변화로 거대한 불확실성에 직면했다는 분위기다. 석유업계는 앞으로 에너지 전환을 위한 충분한 에너지와 석유화학 원료 공급 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거대한 도전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석유가 에너지원으로서의 비중이 줄어들면서 석유화학 원료 수요는 늘어나는 모순적인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기차 보급 확대 등으로 에너지 전환이 가시화 될 경우 정유업계는 휘발유, 경유 공급을 줄이는 동시에 항공유 생산은 유지하고 석유화학 원료 공급은 늘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제품별 수요 변화에 따라 신속히 정제시설을 개선하거나 고도화하지 못할 경우, 수익성 악화로 문을 닫는 정유업체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에너지 전환에 따른 불확실성은 에너지업계의 투자 형태에도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앤드류 로건(Andrew Logan) 세레스투자자 네트워크(Ceres Investor Network) 디렉터는  “석유 수요 피크의 불확실성 때문에 개발에 장기간이 소요되는 오일샌드나 극지방 사업보다 단기간에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이 투자자에게 더 매력을 가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점에서 미국 셰일업계는 에너지 전환 시기에 더 유리한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로건은 평가했다. 셰일오일은 단기 개발이 가능하고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건은 에너지 전환은 기술 진보뿐만 아니라 인프라 변경이 필요하므로 산업 전반에 걸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로건은 중기적으로 기존 화석연료 사용을 위해 구축된 인프라 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에너지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최근 배터리 이용 확대가 가능해진 것은 기존 발전 및 송전 시설 등 전기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예를 들었다. 

로건은 에너지 사용의 불확실성과 업계 어려움을 감안할 때, 에너지 전환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질주하는 형태가 아니라 ‘천천히 걷는 모습(waddling)’이 모습이 될 것이라고 비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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