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대산서 생산하는 합성고무 차질…부타디엔 확보 나서
안정적인 나프타 공급처 잃은 현대오일뱅크, 새 수요처 찾아야
기초유분 국내 생산량 절반 잃은 롯데케미칼, 설비복구 불확실

소방당국이 대산 석유화학단지에 위치한 롯데케미칼 나프타 크래커의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에너지신문] 충남 서산시 대산읍에 위치한 대산 석유화학단지 내 롯데케미칼 나프타 크래커(naphtha cracker)가 갑작스러운 화재로 가동중단되면서 LG화학과 현대오일뱅크 등 관련 업체도 피해를 볼 것으로 보인다. 

4일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이 생산하는 기초유분을 공급받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에 나프타를 공급하는 현대오일뱅크가 롯데케미칼 나프타 크래커 가동중단의 악영향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케미칼은 대산 석유화학단지에서 나프타 크래커를 통해 각종 기초유분을 생산한다. 에틸렌(ethylene), 프로필렌(propylene), 부타디엔(butadien) 등 올레핀족과 벤젠(benzene), 톨루엔(toluene), 자일렌(xylene) 등 방향족이 롯데케미칼 나프타 크래커가 생산하던 석유화학 제품이다. 

업계는 롯데케미칼 나프타 크래커가 당장 가동중단되면서 롯데케미칼의 부타디엔으로 합성고무를 일부 생산하던 LG화학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LG화학은 대산 석유화학단지에서 자체적으로 부타디엔을 생산해 합성고무의 원료를 자급하고 있지만 롯데케미칼의 부타디엔도 일부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LG화학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롯데케미칼이 공급하지 못하는 부타디엔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대산 석유화학단지 내 부타디엔 생산업체와 접촉하거나 울산이나 전남 여수에 위치한 석유화학 단지에서 부타디엔을 확보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대산 석유화학단지에 위치한 부타디엔 생산업체는 롯데케미칼과 LG화학을 제외하면 한화토탈이 유일하고 울산에는 금호석유화학과 SK종합화학이 있다. 여수에는 금호석유화학과 여천NCC, 롯데케미칼, LG화학 등이 부타디엔을 생산한다. 

소방당국이 대산 석유화학단지에 위치한 롯데케미칼 나프타 크래커의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대산 석유화학단지 내 롯데케미칼 나프타 크래커에 나프타를 공급하던 현대오일뱅크도 나프타 납품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원유(crude oil)를 정제해 휘발유와 경유 등의 석유제품과 함께 나프타를 대산 석유화학단지 내에서 만들고 있다.

롯데케미칼 나프타 크래커 재가동 시기를 예측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 업계 일각에서는 '나프타 크래커의 핵심 설비인 압축기에서 문제가 생긴 것을 감안하면 보수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파이프라인으로 롯데케미칼 나프타 크래커에 공급하던 현대오일뱅크는 새로운 나프타 수요처를 찾아야 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나프타 수요처가 많아 크게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산 석유화학단지 내 나프타 크래커의 가동을 중단한 롯데케미칼은 국내 기초유분 생산량의 절반 가까이를 당분간 잃게 될 가능성이 크다.

롯데케미칼은 대산에서 연간 에틸렌 110만톤, 프로필렌 55만톤, 부타디엔 19만톤, 벤젠 24만톤, 톨루엔 12만톤, 자일렌 6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운영하고 있고 여수 석유화학단지에서 에틸렌 120만3000톤, 프로필렌 64만1000톤, 부타디엔 16만톤, 벤젠 23만4000톤, 톨루엔 11만2000톤, 자일렌 7만9000톤을 연간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의 생산설비를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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