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과 협업도 기대

[에너지신문] 롯데와 두산이 전기차용 2차전지 부품시장에 본격적인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롯데알미늄과 두산솔루스가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빅3' 2차전지 제조업체가 진출해 있는 유럽 현지에서 2차전지 핵심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건설하면서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의 대한민국 기업간의 협업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알미늄이 전기차에 사용하는 2차전지용 양극재를 코팅하는 알미늄박(aluminum foil)을 생산하는 공장을 헝가리에 건설한다. 알루미늄박은 2차전지의 충전과 방전을 일으키는 전자의 이동 통로 역할을 하는 핵심부품이다. 

롯데알미늄은 헝가리공장에 11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올해 4월 착공한다. 헝가리공장은 연간 1만8000톤에 이르는 자동차용 2차전지 양극재 코팅용 알루미늄박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건설된다.

롯데알미늄 헝가리 공장은 롯데 전 계열사를 통틀어 전기차용 2차전지 부품을 생산하는 첫 해외 거점이다. 롯데그룹은 차세대 수송·산업용 에너지 시장의 필수품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2차전지 시장에 대한 그룹차원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그룹의 화학기업이자 국내 화학업계에서 LG화학과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롯데케미칼은 산화·환원 반응을 이용한 2차전지인 '레독스 플로우 배터리(Redox Flow Battery, RFB) 실증을 진행하며 에너지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 ESS)사업 진출을 노리고 있다. 

롯데알미늄이 이번에 수송용 에너지 시장에서 확고한 자리를 잡고 있는 리튬이온(Lithium-Ion)을 활용한 2차전지 시장에 발을 담그면서 롯데그룹은 롯데알미늄과 롯데케미칼을 통해 수송 및 산업용 2차전지 시장에서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게 됐다.  

▲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21700(검은색 21700, 컬러 18650).
▲ LG화학이 생산하고 있는 전기차용 원통형 2차전지(검은색 21700, 컬러 18650).

두산그룹이 인적분할로 설립한 두산솔루스도 2차전지 음극재 코팅용 구리박(copper foil) 생산 공장을 헝가리에 건설 중이다.

두산솔루스는 2014년 룩셈부르크의 '서킷 포일(Circuit Foil)'이라는 2차전지 음극재 코팅용 구리박을 1996년 최초로 개발한 회사를 인수하면서 이 사업과 관련된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구리를 1970년대부터 생산하던 두산은 미래 먹거리로 두산솔루스를 중점적으로 키운다는 목표다.

두산솔루스의 2차전지 음극재 코팅용 구리박 공장은 전기차용 2차전지 제조업체들이 밀집해 있는 헝가리 현지에 들어서는 첫 구리박 공장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산화가 잘 되는 구리의 특성상 바다를 건너지 않고 육로로 공급할 수 있는 두산솔루스의 헝가리 공장이 전기차 시장이 가장 먼저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유럽에서 큰 활약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롯데와 두산이 각각 양극재 코팅용 알미늄박과 음극재 코팅용 구리박을 헝가리 현지에서 생산하기 시작하면 이미 헝가리에 진출한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 헝가리 인근인 폴란드에 진출한 LG화학과 협업이 더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도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광물들을 윤리적으로 구매하기 위해 최근 RMI에 가입했다. 사진은 SK이노베이션 연구원들이 배터리 셀을 들고있는 모습.
▲ SK이노베이션이 생산하고 있는 파우치형 2차전지.

한편 두산솔루스가 새롭게 진출한 2차전지 음극재 코팅용 구리박 시장에는 SKC와 일진머티리얼즈라는 기업들이 이미 확고히 자리를 잡고 있다. 석유화학 기업인 SKC는 글로벌 1위 동박제조업체인 KCFT(Korea Copper foil & Fccl Technologies) 인수작업을 최근에 완료하면서 업계 1위 구리박 제조업체로 회사의 간판을 바꿔 달고 있다.

전기차 시장 확대 전망세와 더불어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전기차용 2차전지 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어 2차전지 음극재 코팅용 구리박 시장은 수요 부족을 겪고 있다. 2차전지 음극재 코팅용 구리박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연평균 40% 이상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2차전지가 성장하면서 따라서 성장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2차전지 생산량을 늘리고 있는 LG화학과 삼성SDI의 최신 흐름을 감안하면 2차전지 음극재 코팅용 구리박 시장의 성장세는 뚜렷할  전망이다. 

실제 현재 연간 1만톤의 구리박을 생산하고 있는 두산솔루스는 2025년까지 5만톤으로 생산 규모를 크게 확대할 예정이다. SKC는 현재 연간 3만톤의 생산능력을 2025년까지 12만튼으로 일진머티리얼즈는 현재 연간 2만5000톤을 생산하는 구리박을 2022년에는 6만5000톤까 2025년에는 10만톤 이상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