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시대’ 희유금속 확보, 전 세계적 과제
높은 해외 의존도, 북한 광물이 해결책 될 수 있어

[에너지신문]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고, 미세먼지가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각국 정부는 자원 및 환경보호를 위해 친환경차 개발 및 보급 정책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한국 경제 성장을 지탱하던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메모리반노체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전자·화학이 집약된 전기차 등 신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이 한국 경제의 중요한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는 메모리 반도체 매출을 뛰어넘을 ‘한국 경제의 차세대 성장 동력’이다. 이에 따라 전 세계는 전기차,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에 꼭 필요한 리튬, 코발트, 니켈 등 핵심광물자원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문제는 현재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의 광물자원 자급률은 매우 낮은 수준으로 금속광물 특히, 희소금속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전기차 배터리의 원자재들은 지역 편재성이 심하다. 지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코발트 0.0023%, 니켈 0.0055%, 리튬은 0.006%에 불과하다. 이러한 희소성 때문에 높은 가격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

때문에 국내 산업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서는 희소금속의 안정적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다. 미국과 유럽연합, 일본 등 선진국은 이미 미래 산업 전망에 기반해 핵심광물을 선정하고, 이를 확보 및 관리 전략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

▲ 핵심광물자원 확보는 전 세계적 과제로 떠올랐다. 사진은 볼레오 광산 전경.
▲ 핵심광물자원 확보는 전 세계적 과제로 떠올랐다. 사진은 볼레오 광산 전경.

우리나라 역시 핵심광물 확보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핵심광물 선정을 위해 국가 전략 차원과 산업 요구도 등을 지수화해 객관적인 평가를 이끌어냈고,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전략 측면과 시장 측면의 중요도를 고려한 매트리스(Matrix) 분석기법을 활용해 핵심광물을 선정했다.

그중 희소금속은  전기·전자, 자동차 및 정유, 의료, 원자력 등 모든 산업에 걸쳐 다양하게 활용되므로 ‘현대산업의 비타민’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때문에 희소금속의 안정적인 공급 방안과 아울러 희소금속을 응용한 새로운 기술 개발을 통한 관련 산업발전에 정부, 산업계, 연구소 및 학계의 장기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 5대 핵심광물 수급은 잘 되고 있나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나라는 광물자원 등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광물자원공사는 광종별 수급특성을 고려해 확보 우선순위를 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5대 광물자원을 선정했다.

신산업 기여도와 미래성장 가능성, 전방산업 연계성 등 전략적 중요도에 따른 3가지 항목과 부존 편재성, 생산 편재성, 자원고갈 정도, 수입 규모, 수입량 변동 등 시장적 중요도 5가지 항목을 구분해 순위를 매겼다. 이 조사를 통해 광물공사는 코발트, 리튬, 텅스텐, 니켈, 망간을 5대 핵심광물로 선정했다.

리튬은 21세기 들어서며 2차전지 원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도 2차전지 시장의 확대로 연간 4% 이상의 수요 확대가 전망되는 등 향후 관심을 받는 품목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중국, 유럽, 일본 다음으로 세계 4위 리튬 소비를 기록하고 있어 반드시 확보해야 할 원료다. 

세계 생산량의 약 70%가 안데스산맥에 위치한 함수호에서 생산되며, 우리나라는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을 중심으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무엇보다 리튬 제품 생산업체는 수가 적기 때문에 가격결정 과정이 매우 치열하다.

코발트는 배터리와 초경공구 소재 수요가 전체 소비의 60∼80%를 차지한다. 특히 이차전지용 원소재로 사용량이 꾸준히 증가하며 핵심원료로 불리고 있다. 이 원료 역시 매장량이 편중돼 있다. 콩고민주공화국이 가장 많은 코발트 매장량 보유 국가로서 세계 매장량의 49.3%(350만톤)를 차지하고 이어 호주가 세계 매장량의 16.9%(120만톤)를 차지한다.

코발트가 중요한 이유는 향후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 기하급수적으로 수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중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 전체 생산량 중 75% 가량을 소비하고 있는데, 중국이 40%를 활용하고 있어 이에 따른 확보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텅스텐의 경우도 반도체 산업의 성장으로 확보 중요성이 높은 광물이다. 하지만 이 광물은 세계 부존량 60%, 생산량 82%를 차지하는 중국이 거의 독점하고 있다는 점이다. 값싸게 중국의 수입에 의존하며 최근 수십 년 동안 호주, 프랑스, 일본, 스웨덴, 미국의 광산들이 폐광했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는 70% 가량(2016년 기준)을 중국에서 수입했다.

물론 텅스텐의 활용도가 재조명 받으면서 영국, 짐바브웨의 신규 광산이 오픈했고 베트남의 신규 광산들은 대규모 생산을 시작하는 등 공급의 다원화됐다는 점은 다행이다. 그래도 여전히 활용도가 높은 텅스텐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자원의 입지를 다질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LCD 평면, LED, 전기차 등 첨단산업의 핵심소재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희토류가 부각되고 있다. 희토류는 광석부터 제련, 정제과정 모두 중국의 독과점 구조이고, 중간소재인 네오디뮴 잉곳·분말·합금 등도 미국과 일본이 카르텔화하는 등 독점화를 강화하고 있어 물량 확보가 중요한 광물로 손꼽힌다.

▲ 해외수입 의존도가 높고 공급 불안정성이 있는 광물 확보를 위해 비축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 해외수입 의존도가 높고 공급 불안정성이 있는 광물 확보를 위해 비축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 긁지 않은 복권‘북한 광물’활용 고민

주요 광물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재활용도 산업화 및 기술부족한 우리나라는 해외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세밀한 전략을 필요하다. 단기적으로는 수입 안정화와 비축을 통해 원활한 수급을 구축해야 한다. 우선 자원 부존 및 생산 현황, 우리나라의 수입현황 등을 고려해 전략국가를 선정하고, 전략상생 협력사업 등의 교류로 유대감을 형성해 기반을 구축해야 하고, FTA 등 경제협정 체결 시 관세 인하, 수입선 다변화를 추진해야 한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도시광산 산업 활성화를 통해 안정적 공급능력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한정된 자원의 효율적 이용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환경오염 저감 및 재활용 촉진 등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도시광산산업이 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광물자원 부존 상황이 여의치 않아 해외자원개발 활성화를 위한 투자가 이어졌다. 이마저도 2011년 이후 자원가격 하락과 공기업 부채 이슈 등으로 전면 중단, 정부의 민간기업 지원 축소 등으로 이어진 상황이다.

절대적인 경쟁력 열세에 빠진 우리나라는 장기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 처지다. 그래서 최근 들어 새로운 돌파구로 북한 광물자원 활용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북한은 매장량 세계 10위권으로, 다양한 광물자원들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광물자원 활용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이유는 부존 광물은 약 500여종, 이중 경제성 있는 광종은 약 20여종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중 우리가 필요로 하는 핵심광물인 니켈, 텅스텐, 망간, 몰리브덴, 희토류, 마그네사이트 등이 다수 매장돼 있어 이를 원료로 한 고기술?고부가가치 소재산업의 동반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즉, 남북 자원개발 공동투자를 통해 가격경쟁력과 기술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소재수출 대국으로 도약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가 북한의 자원개발사업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원료자원 수급 안정화를 도모하고, 광업부문의 사업영역 확대와 첨단산업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고 북한은 남한 자본 및 기술력을 활용해 침체된 광업 부문의 도약을 모색할 수 있는 상생형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를 위해 우선 북한 희유금속을 포함한 핵심광물에 대한 연구부터 추진하고, 국내 민관공 중심의 자원산업단지 조성방안 공동 연구를 시작해야 한다. 또한 인접국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 남북 기술세미나 공동 개최 등을 통해 연구결과를 공유하며, 개선방안을 협의하는 등 실질적인 추진 방향을 세워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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