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감 갖고 ‘가짜석유’ 뿌리 뽑겠다”
직무급제 안정 정착 위해 고도화할 것
석유 불법유통, 국민 안전 위협 ‘중대범죄’

[에너지신문] “석유관리원의 직무급제 도입은 현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방향에 부합하고, ‘동일가치직무 동일임금’을 실현하는 첫 사례”라며 “앞으로도 기관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사회적 가치 실현의 선도 기관이 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
손주석 한국석유관리원 이사장이 7월부터 시행한 직무급제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한국석유관리원(이사장 손주석)은 지난해 12월 17일 석유관리원 본사에서 ‘2019년 송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공공기관 직무급제 전환 △석유제품 품질 및 유통관리 현황 △LPG 정량검사 제도 도입 △수급·거래상황 보고제도 현황 △석유대체연료 보급 확대를 위한 연구 등 19개 성과 발표와 2020년 추진 계획을 소개했다./편집자주

▶▶▶  ‘일한만큼 받는다’ 합리 경영 강조

2019년 석유관리원에 내세울 만한 성과는 바로 공공기관 최초 직무급제 전면 전환을 비롯한 합리적인 경영 관리에 있다.

석유관리원은 19일 이사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의결함에 따라 7월 1일부터 전 직원 급여에 적용했다. 이번 직무급제 도입은 공공기관 첫 번째 전면 전환 사례다.

손주석 석유관리원 이사장은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기존의 불합리한 관행들을 확인하고 ‘제도개선 TF’를 운영하는 등 강도 높은 혁신을 단행해 왔고, 이중 하나가 연공급 위주의 경직된 보수체계를 직무중심의 합리적 보수체계로 개편하는 일이었다.

석유관리원이 도입한 직무급제는 기관의 업무특성과 인력운영 특성을 반영해 직무역할급과 직무급, 역할성과연봉으로 설계됐다. 기본적으로 직무 및 역할수준에 따라 4단계의 역할등급을 설정했으며, 이 단계에 따라 급여를 차등 적용한다. 근속연수가 아닌 역할에 따라 급여 수준이 달라지는 것이다.

또한 개인별 성과와 업무난이도, 책임 정도 등 역할에 따라 임금인상률과 성과급지급률에 차등을 두도록 개선했다. 직무 및 역할수준의 단계가 올라가거나 개인별 업무 역할을 잘 수행해 성과를 내야만 급여가 오르게 되는 구조다.

석유관리원은 직원들에게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는 보수제도 변경을 대다수의 직원들이 받아들인 것에 대해 직원들과의 지속적인 소통과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반영, 제도를 설계한 노력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결과 석유관리원은 정부 혁신의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산업통상자원부 정부혁신 부문 장관표창, 인사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 장려상 수상 등 혁신 기업의 이미지를 강화했다.

손주석 이사장은 “직무급제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상시 모니터링을 통한 개선사항을 찾고, 직원 의견을 적극 수렴해 직무급제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고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 고도화된 ‘암행어사’, 석유유통 질서 바로잡는다  

석유관리원은 무엇보다 석유제품의 품질과 유통관리에 힘쓰고 있는 대표기관이다. 석유의 생산·수입단계부터 품질기준에 맞는 제품생산 관리·감독하는 동시에 가짜석유 또는 품질 부적합 제품이 시장에 유통되지 않도록 철저히 품질을 관리하고 있다.

2019년에도 가짜석유 근절을 위해 최전선에서 발벗고 나섰다. 지난해 7월, 가짜경유를 제조해 충청, 강원, 경북지역 주유소를 통해 128억원(약 980만L) 상당을 시중에 유통시켰던 조직을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와 합동으로 소탕하기도 했다. 이에 못지 않게 최근 석유관리원이 크게 신경쓰고 있는 부분은 유가·유류세 보조금 부정수급이다.

석유관리원은 화물차 유가보조금, 연안화물선 유류세 보조금 부정수급 차단을 위해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와 협업, 단속체계를 구축해 활동하고 있다.

올해는 단속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보조금 수급자(화물차?화물선)에서 대리점이나 주유소 등의 유류공급 석유사업자 중심으로 단속 방식을 전환하고, 기관간 단속업무 프로세스 표준화와 상호기관 정보를 공유했다.

그결과 부정수급 의심 석유사업자 총 229업소를 선별, 148개 관계기관 합동점검을 통해 103업소의 부정수급 의심내역을 확인했다. 석유관리원의 대대적인 점검이 알려지면서 지난해 상반기 화물차 보조금 지급량이 2018년 동기 대비 1400만L(약 50억원) 줄었다. 그만큼 혈세를 아꼈다는 의미다.

석유관리원은 향후 석유 불법유통의 감시·단속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다양한 첨단장비를 보강해 단속사작지대를 최대한 없앤다는 복안이다. 현재 석유관리원에는 드론 6대, 비노출차량 24대, 산업용내시경, 23대, GPR 1대, IP카메라 17대, 전파탐지기 10대 등 장비들을 완비해 ‘불법’ 근절에 나서고 있다.

이들의 성과는 뛰어났다. 폐위험물 저장소 등 가짜석유제조장의 탱크로리 차량 출입을 포착하고, 추적하거나 출입제한 대형채석장의 건설장비에 불법주유행위를 발견하기도 했다. 또한 가짜석유 전국 유통조직의 탱크로리차량 간 이송작업을 잡아내고, 송유관 시설파괴 및 도유현장의 증거도 확보했다.

“가짜석유 뿐만 아니라 석유 불법유통은 국민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중대범죄다. 다만 석유 불법유통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어 단속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때문에 석유관리원도 사명감을 갖고 더욱 첨단화된 검사 방법을 동원해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손 이사장은 자신했다.

또한 석유관리원은 전산보고를 더욱 확대하고자 ‘수급·거래상황 보고제도’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는 가짜석유 근절하기 위한 대책으로 도입됐지만, 유통질서 투명성 강화를 위해서도 확대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손 이사장은 “이 시스템 강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산보고 사업자 확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인센티브 부여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사용자들이 보다 쉽게 보고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개선하고, 홍보를 강화해 사업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우선 연간 방문자 수 1억명에 달하는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전산보고 주유소를 표시, 전산보고 주유소의 클린 이미지를 형성할 방침이다. 석유관리원은 전산보고 유무 공개만으로도 신뢰도가 높아져 소비자의 이용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이를 통해  사업자의 자발적인 참여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전산보고 주유소를 네비게이션 ‘T-map’에 표시하거나 자영 알뜰주유소의 전산보고 가입 유도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고, 전산보고용 중계소프트웨어 고도화도 계획하고 있다.

한편, 정부의 미세먼지 감축 대책으로 LPG차량연료 사용규제가 전면 폐지되면서 LPG 소비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때문에 LPG 소비자 보호를 위해 충전소의 정량 검사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고, 석유관리원은 2020년 2월 21일부터 LPG정량검사 제도를 시행한다.

이를 위해 관리원은 코리올리 유량계를 이용한 신규 검사방식을 개발·검증했으며 정량검자 전용차량 제작,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및 정책반영 등 법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

손 이사장은 “법 시행 전까지 충분한 시범운영과 충전소 교육?홍보를 통해 LPG정량검사 제도가 안정적으로 도입되고 정착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석유대체연료 확대를 위한 연구는 계속된다

석유관리원의 명성을 드높이는 부분은 바로 ‘석유대체연료 연구기관’이라는 것이다. 2005년 4월 ‘석유사업법’이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으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석유관리원은 이 분야의 연구와 육성을 위한 활동에 박차를 가했다.

석유관리원은 현재 상용·보급되고 있는 바이오디젤, 바이오중유 외에 휘발유 대체연료인 바이오알코올(바이오에탄올?부탄올) 연료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바이오디젤의 지속가능한 보급을 위해 미세조류, 곤충 등을 원료로 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밖에 항공부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바이오항공유 연구, 선박용 바이오 연료로 바이오중유 보급 확대를 위한 적용 가능성 검토, 보일러·디젤엔진용 열분해오일 실증평가 연구를 진행 중이다. 특히 석유관리원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원장 임철호)과 손잡고 현재 개발 중인 한국형 발사체(엔진)에 맞는 전용연료 개발에 뛰어들었다.

현재까지 한국형 발사체는 일반 항공유(Jet A-1)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발사체 엔진의 효율 향상 및 고성능화를 위해서는 로켓 전용 연료가 필요한 실정. 이를 위해 석유관리원은 2016년도부터 발사체 연료에 대한 품질 관리 및 특성 분석 등의 공동연구를 수행해왔다.

손 이사장은 “이미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은 전용 연료를 개발해 사용 중인데 비해 우리는 여전히 항공유를 사용하고 있다. 엔전의 고성능화 과정에서의 발생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전용 연료 개발은 필요하다”고 추진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번 협력으로 우리나라가 항공우주 기술개발 자립을 넘어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군에서 사용중인 연료유, 윤활유, 그리스유 등 석유계 제품을 대상으로 민간규격의 합리적 적용을 통한 군 규격 표준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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