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관을 깔지 못해 가스공급을 못한다는 핑계는 그야말로 옛날 옛적 얘기다.
천연가스가 필요한 곳은 탱크로리로 가져다주고, 소비량이 많다 싶으면 일반도시가스사업자들도 위성기지를 짓고 저장탱크에 천연가스를 저장해 가며 공급할 수 있게 됐다.
큰 틀에서는 전국 환상배관망 건설이 한창이어서 동서남북으로 이어진 대동맥과 같은 배관을 통해 천연가스가 전국을 이동, 각 가정에 보급될 예정이다.
녹색시대로 가는 과도기 천연가스는 두말할 필요 없는 최고의 청정연료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고 했던가.
100%에 가까운 연료를 몽땅 외국에서 수입해 쓰는 우리 입장에서는 좀 과한 게 아닌가 싶다.
우리 땅에서 천연가스가 펑펑 터지는 상황이라면 저렴하고 깨끗한 청정연료로 밥을 짓든, 공장의 굴뚝을 떼든, 차를 굴리든 내 맘대로 해도 누구하나 딴죽을 걸 사람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왕복 10시간이 넘는 곳까지 탱크로리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일은 좀 과한 일이 아닐까.
만약 눈이라도 쏟아져 굽이진 산길에 탱크로리 전복사고라도 발생한다면? 생각만 해도 정말 아찔하다.
요즘도 가스공사에는 탱크로리용 천연가스 공급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대부분 LPG를 LNG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다. 저렴하고 깨끗한 연료를 쓰겠다는데 누가 말릴 수 있을까.
더군다나 LPG는 과점시장 구조를 이용해 공급사들끼리 가격을 담합, 신뢰할 수 없는 가격에 공급이 이뤄진다고 하니 소비자 입장에서 LNG를 공급받고 싶어 하는 것이 당연한 일 아니겠나.
하지만 안전한 연료공급과 연료간 균형발전 차원에서 무리한 선택은 피하는 게 상책이다.
LPG, LNG 업계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김연숙 기자
kimwe@i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