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김중겸 사장이 취임한지 어느덧 한달여가 지났다.
김 사장은 전임 김쌍수 사장과는 출발부터 다른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거대 공기업이자 주식회사인 한전을 바라보는 시각차다.

전임 사장이 한전을 사기업으로 바라보았다면 현재 김사장은 한전을 공기업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포인트다.

전임사장의 경우 일반기업의 경영효율 정책을 한전에 접목하다 보니 가장 먼저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하는데 주력했다. 유지보수는 말그대로 송배전망의 주기적인 교체와 정기적인 설비보완을 말함이다. 공기업 한전 입장에서는 다소 비용이 들어가더라도 사회간접자본 차원에서 필수불가결한 비용이다.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많은 협력업체들의 생존의 숨통을 터주는 역할도 한다. 그러나 전임사장은 이것을 하지 않았다. 일반적인 기업경영 원칙에 입각한다면 부품이 망가져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면 굳이 정기적인 정비를 통해 예산을 낭비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반해 신임 김사장은 한전을 공기업으로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김사장은 얼마전 기자들과 만나 한전의 수익은 해외에서 올리고 국내에서는 공기업답게 송배전 안전망 확충과 고효율 한전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어떤 경영이 펼쳐질지 기대가 된다.

그런데 한가지 궁금한 점이 있다. 대통령도 측근정치를 한다고는 하지만 한전 사장도 측근경영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다. 물론 좋은 정책은 권장하고 박수쳐줄 일이다.
김 사장이 해외에서의 흑자를 늘리겠다는 구상은 바람직하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와 남미 지역에 한전의 기술이 진출해 있다. 중앙아시아 진출도 가시권에 들어와 있다. 그런데 이 정책을 입안하고 지휘하는 해외개발사업처장이 김사장의 모교인 휘문고 후배다.

혹여 김사장의 모교인 휘문고 출신 해외개발사업처장의 입김이 강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한전 내에서는 그 처장이 실세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아무리 좋은 관계이고 합리적인 일이라도 조직내에서 한사람에게 권한이 집중되거나 그 사람의 의견에 리더가 따라간다면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는 그러한 좋지 않은 사례를 정치권에서 많이 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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