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청와대에서 제12차 녹색성장위원회 보고대회가 열렸다.

신재생에너지 집중육성 및 제도개선 방안을 담은 이날 보고내용은 흠잡을 곳이 없을 만큼 깔끔하게 잘 정리돼 있었다.

실제로 발표된 전략이 차질없이 추진된다면 신재생에너지 3대 강국 안에 들 수도 있을 것처럼 보인다.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의 기치를 내걸고 신재생에너지를 적극 육성할 것임을 천명한 이후 수많은 언론 매체들이 관련기사를 쏟아냈다.

대부분 정부의 새로운 지원 정책과 기업들의 해외 수주소식이 매일 지면을 장식했으며 방송들도 앞다퉈 특집프로그램을 편성해 신재생에너지를 비중 있게 다뤘다.

얼마 전 한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태양광의 장점과 전망에 대해 자신감 있게 인터뷰했던 업계 관계자가 있었다. 그는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간 미리넷의 이상철 회장이었다.

물론 미리넷 사태는 시장 상황을 예측하지 못한 회사의 판단미스가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정부가 제시한 ‘장밋빛 비전’과는 왠지 괴리감이 느껴진다.

세계적으로 침체기를 맞고 있는 태양광산업 뿐만 아니라 풍력, 태양열 등 신재생에너지업계 전체가 전반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태양전지, 태양열집열기 생산라인은 20~30%의 공장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바꿔 말하면 70~80%의 생산라인이 가동을 멈췄다는 얘기다.

소형풍력은 아예 보급정책에서 빠졌으며 기대를 모으고 있는 해상풍력도 소식이 잠잠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00년까지 중소기업 지원에 00조원 투입’과 같은 추상적 정책보다 당장 기업들이 먹고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급한게 아니냐고 말했다.

정부의 정책을 믿고 의욕적으로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시작한 많은 중소사업자들에게 구체적이고 시기 적절한 지원 방안이 절실하다.

이들이 쓰러지면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강국의 꿈도 함께 쓰러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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