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 체계 구축을 위한 MOU
제주도에 국내 제1호 전기차 배터리 산업화 센터 개소

[에너지신문] 전기차 보급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를 재활용하는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제주테크노파크에서 환경부, 제주도, 경상북도, 현대자동차와 함께 전기자동차 사용후 배터리 자원순환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은 향후 급격한 증가가 예상되는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추진됐으며 중앙부처와 지자체, 자동차업계가 협력해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유가금속을 회수하는 등 순환경제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 

▲ 박천규 환경부 차관,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전우헌 경북 경제부지사, 설원희 현대 부사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전기차배터리 산업화 센터 개소식을 기념하는 테이프 커팅식을 하고 있다.
▲ 박천규 환경부 차관,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전우헌 경북 경제부지사, 설원희 현대 부사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전기차배터리 산업화 센터 개소식을 기념하는 테이프 커팅식을 하고 있다.

올해 5월말 기준으로 전국적으로 약 6만 9000여대의 전기차가 보급됐다. 아직 전기차 활용기간이 길지 않아 지자체로 반납된 전기차 배터리는 112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2022년 이후에는 발생량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테크노파크 보고에 따르면 배터리 예상발생량이 2020년에는 1464대에서 2022년에는 9155대로 급속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는 잔존가치에 따라 다양한 산업에 활용(재사용)이 가능하고, 제품으로 재사용이 어려울 경우에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유가금속 회수(재활용)가 가능해 전후방 산업 연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합의된 전기차 배터리의 잔존가치를 평가하거나 안전성을 보장하는 방법과 명확한 기준이 없어 정부와 지자체, 민간기업은 배터리 성능평가를 비롯한 재사용, 재활용 방안 마련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갈 계획이다.

이번 업무협약에는 사용후 배터리 재사용과 재활용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각 기관별 협력방안도 함께 담았다.

우선 산업부와 환경부는 배터리 성능평가와 재사용, 재활용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등 추진기반을 마련한다.

특히 산업부는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재활용을 포함한 배터리 산업 생태계를 육성하고, 환경부는 유가금속 회수 등 재활용체계 방안을 모색키로 했다. 

제주도·경상북도·현대자동차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사업 모델을 발굴하는 등 협력체계를 구축키로 했고, 환경부와 경상북도, 제주도는 관련 연구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전문연구기관과 자동차업계에 전기자동차 폐배터리를 제공한다.

전문연구기관과 자동차업계는 차종별 폐배터리의 성능평가를 수행하고, 그에 따른 연구 성과를 공유하며, 연구 완료 후에는 제공받은 배터리를 반납한다.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해내기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제주도, 현대자동차 등의 기관에서 보유한 시설과 전문 인력을 활용해 성능평가 기준 마련을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전문기관별로 성능평가 시험방법 및 기준(안)을 마련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 중이나 통일된 시험방법 규정 후 데이터를 공유하는 등 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업무협약 체결 후에는 ‘제주도 배터리산업화센터’ 개소식이 열렸다.

산업부는 이 센터를 기반으로 전기차 배터리 순환체계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사업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센터는 산업부와 제주도간 협업으로 구축됐으며 △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잔존가치 및 성능 평가 △전기차종별 사용후 배터리 DB 구축 △재사용 배터리 활용 연구 및 실증 등을 통해 배터리 재사용·재활용 산업 기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 한국GM 쉐보레 볼트(Bolt) 대용량 배터리.(기사와는 관련없음)
▲ 한국GM 쉐보레 볼트(Bolt) 대용량 배터리.(기사와는 관련없음)

2017년 착공한 이 센터는 총 예산 188억 8000만원의 예산이 반영됐다. 이중 산업부가 82억7500만원, 제주도 98억 5500만원을 투입했다.

이날 개소식에는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을 비롯해 환경부차관, 제주도지사, 경북 경제부지사, 현대차 부사장 등 100여명 참석했다.

유정열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은 국내 제1의 전기차 보급지역인 제주도에 국내 1호 사용후 배터리 성능평가 센터가 구축된 것을 높이 평가하고, 전기차·배터리 산업을 지난 주 발표된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의 근간인 스마트화·친환경화·융복합화의 대표적인 예로 소개했다.

특히 소비자들의 전기차 가치 예측이 가능해야 친환경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고 배터리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정부는 효율적 전기차 가치 평가의 전제조건인 사용후 배터리의 성능평가 등 관련 인프라 구축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천규 환경부 차관은 “전세계적으로 대기질을 개선하고,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내연기관 자동차가 전기차 등 친환경차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언급하며 “미래에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를 활용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하고, 유가금속을 회수하는 것은 순환경제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국가적 과제”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