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아이콘 전력연구원, 국민 위해 전진”

올해‘연구소기업’주력…성과중심 연구 수행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 통해 기술 고도화 달성

[에너지신문] 김숙철 한전 전력연구원장은 서울대 전기공학과 학사 및 석·박사 출신으로 한전 입사 후 신재생실장, 스마트그리드사업실장, 기술기획처장 등 요직을 거쳐 지난해 12월부터 전력연구원을 이끌고 있다. 국내 전력, 신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 분야 전문가로 특히 ‘성과 중심의 연구’를 강조하고 있는 김숙철 원장을 만나 전력연구원의 올해 주요 과제 및 향후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편집자주

취임 후 느낀 전력연구원이라는 조직에 대한 평가는.

한전 전력연구원은 ‘혁신’이라는 한 개의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태동기에 태어난 전력연구원은 그 동안 전력 기술 분야의 아이디어를 찾아내고 기술 융복합을 통해 전력과 에너지 기술의 혁신을 선도해 왔다.

전기의 생산부터 소비까지 전력 설비의 입지 선정, 건설, 시운전, 설비운영, 해외사업 등 전력산업 현장의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으며 전문 기술인력 양성과 시험 및 분석, 평가 등의 인증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 협력 기술개발, 전력벤처 창업지원 및 대학 클러스터 지원 등 전력 관련 산학연의 상생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연구원은 한국공학한림원이 발표한 대한민국 산업발전사에서 산업기틀을 다지고 경제발전을 이끈 ‘대한민국 100대 기술’에 4개가 선정될 정도로 국내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연구 조직이다.

다만 과거의 영광이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은 명확하다. 그렇기에 전력연구원은 오늘도 새로운 전문가 집단으로 한 걸음 도약과 전진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전력연구원은 그들이 가진 지식과 역량으로 전력산업과 국가경제의 발전, 그리고 전력소비자인 국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계속 전진할 것이라 확신한다.

올해 전력연구원이 주력하고 있는 목표는 무엇이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들을 소개하신다면.

항상 강조하는 ‘성과중심의 연구수행’의 일환으로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은 연구원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의 사업화와 ‘연구소기업’이다.

연구소기업은 전력연구원이 민간기업과 공동 설립하는 기업으로 한전이 20%의 지분을 투자한다. 국내 대부분의 연구원은 좋은 기술이 있어도 상용화에 이르지 못하고 기술이전이나 특허를 내는 수준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투자가 연구원의 고유 업무에서 벗어난다는 시각도 있고, 관련 인력도 부족해 유지보수는 물론 상용화도 힘들기 때문이다.

반면 중소기업은 판매와 영업 및 유지보수가 가능한 인력은 있어도 혁신적인 기술을 검증받을 수 있는 실험장비와 인프라가 부족해 상용화까지 나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연구소기업은 기술의 상용화와 사업화 등을 담당할 수 있는 중소기업과 기술의 개발·검증·실험을 할 수 있는 연구원을 결합했기 때문에 잠재력이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 크다고 할 수 있다.

한전 기술기획처장 시절부터 연구소기업 추진을 진행해왔다. 산업부·미래부와의 협의 끝에 지난해 연말 3개를 설립, 현재 법인 등록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 오래전부터 추진해온 연구소기업의 설립이 국가현안과제인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어 더 감회가 깊다.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산을 위한 전력연구원의 연구 성과는 어떤 것이 있는지.

신재생 발전은 기후에 의존하는 간헐적 발전 특성으로 변동이 매우 큰 에너지다. 발전출력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신재생이 늘어날수록 전력계통에는 다양한 이슈가 발생한다.

전력연구원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반의 실시간 전력계통운영시스템과 가스터빈, ESS와 같은 유연성 제공 자원에 집중하고 있다.

재생에너지의 확대는 단순히 태양광이나 풍력발전기를 설치하고 생산된 전기를 기존 전력망으로 소비자에게 전송하는 것을 넘어서는 개념이다.

전기 소비자가 동시에 생산자가 되는 프로슈머를 통해 전력을 생산하며, 생산된 전기는 한전은 물론 인근 주민이나 건물이 참여하는 전력거래 시장을 통해 거래된다. 재생에너지의 확대는 생산부터 소비까지 기존 전력망과 전력산업을 새로운 형태로 재편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산업과 경제를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재생에너지의 확대를 위해서는 전력 생산뿐만 아니라 생산된 전기를 거래하고 배분할 수 있는 지능화된 전력망과 거래시스템, 시장 운용을 위한 예측, 생산자와 소비자가 참여하는 새로운 서비스 방법과 인프라 등 기존 전력망의 모든 기술과 정보통신 기술이 융합돼야 한다.

연구원은 재생에너지의 생산 방법부터 소비까지 전체 가치사슬을 매끄럽게 하나로 묶는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에너지 변환효율을 2배 이상으로 늘리는 동시에 생산 원가는 10% 이상 줄일 수 있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소형 시제품 및 발전 효율을 5% 까지 늘리는 동시에 바람이 적어도 발전할 수 있는 200 kW 직접구동식 풍력발전기의 개발을 완료했다.

또 성공적인 해상풍력 추진을 위해 일괄설치 및 감시진단기술 개발 등을 통한 해상풍력의 경제성을 확보하는 한편, 염전태양광과 같은 농업공존형 태양광 발전단지 설계 등의 연구개발과 실증을 수행 중에 있다.

특히 올해는 차세대 ESS 개발을 위한 그래핀 슈퍼커패시터 대용량 모듈, ESS 진단 및 운용 신뢰성 향상, 망간전지 기반의 이차전지 개발 등을 통해 ESS의 가격경쟁력 확보와 이를 통한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기여할 예정이다.

해외 정부 및 기관들과의 협업 등 연구원의 해외사업에 대해.

앞으로의 기술 혁신은 점차 기술간 융복합화를 지향하고 있으며, 정부와 국내 기업뿐만이 아닌 해외기업들도 공동 참여하는 형태로 이뤄져야 한다.

연구원은 최근 지멘스와 함께 전력망 관리 운전원이 전력망의 현재 상태와 예측되는 문제점에 대응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의 실증에 착수했다.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기술이 융합된 기술이기 때문에 실증을 통해 전력망운영 기술의 해외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발전효율 상승과 연료비 절감이 동시에 가능한 친환경 발전기술인 초임계 CO2 발전시스템도 미국 가스기술연구소(GTI)와 양해각서를 맺고 GE, 지멘스와 함께 공동연구 중이다. 초임계 CO2 발전시스템은 기존 화력발전소 대비 초기 투자비용을 줄일 수 있고 다양한 에너지원을 사용할 수 있는 점을 인정받아 미국 에너지부가 2016년부터 약 13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또 일본 전력중앙연구소(CRIEPI)와는 1988년부터 상호협력협약을 체결하고 공동연구 발굴, 인력 교류를 목적으로 매년 정기교류회의를 열고 있다.

전력망에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전기차, 일반소비자가 연계된다는 것은 앞으로의 기술혁신이 기술 통합의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통합의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협업이다. 향후 다양한 글로벌 리더 기업과의 연구협력을 통해 새로운 기술 기회를 탐색하고 기술 고도화를 이룰 것이다.

지역 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전력연구원의 활동이 있다면.

연구원은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0개 대학, 408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대학생 산학연수 프로그램을 시행, 연수에 참여한 대학생이 한전 등 전력산업계에 취업하거나 전력 및 에너지 관련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주 1회 정기적으로 대전지역 아동센터를 찾아 아이들에게 학습지도를 진행하는 그룹과외, 충남대와 함께 하는 체험 학습형태의 생활과학교사, 학교를 방문해 수업을 하는 일일과학교사 등 다수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진행하면서 직원들이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주민들과 연구원이 소통을 할 수 있고, 사원들의 책임감을 함양할 수 있어 뿌듯하다.

에너지신문 독자 등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전력산업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화석연료 기반의 대용량 발전에서 신재생에너지와 같은 분산전원으로 시스템이 바뀌고 있으며 전력계통과 설비들도 이에 발맞춰 변화하고 있어 신규 인프라의 건설이 필요한 상황이다.

4차 산업혁명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현실에서 전력연구원은 메가트렌드를 파악하고 친환경에너지 신기술 발굴에 매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회구성원들과의 토론 및 협업을 거쳐 분권적 전력망으로 변화하는데 필요한 우리의 역할과 기술을 모색하겠다. 이를 통해 전력연구원은 모든 전력분야 기술의 집합소가 될 것이다.

거대한 변화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고 핵심기술이 어떤 것인지 항상 고민하고 정도를 걷는 연구원이 되고자 한다.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고 글로벌 핵심 이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성과중심의 연구원으로 이끌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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