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화기지 투자사업, 대부분 일본이 가져가
청정에너지 LNG, 해외시장으로 눈 돌릴 때

[에너지신문] 지난 3월 1일부터 6일까지 서울은 초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됐다. 초미세먼지를 바라보는 우리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

영국에서는 대기오염사고로 대참사가 발생한 바 있다. 1952년 12월 5일부터 닷새 동안 지속된 런던의 스모그는 호흡기 질환으로 4000명이 목숨을 잃고, 이듬해 2월까지 1만 2000명의 목숨을 앗아간 최악의 대기오염사고다.

원인은 추운 날씨에 석탄 난방이 급증하고, 바람이 불지 않아 아황산가스가 스모그와 결합한 황산 안개가 런던을 뒤덮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례에서 보듯이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원의 효율적인 재배치를 통해 환경문제와 초미세먼지를 개선해 가는 노력이 절실하다.

그 대안의 하나로 우리 입장에서는 청정에너지로 알려진 천연가스인 LNG의 사용이 증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늘까지도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으나, 우리에게 초미세먼지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국도 많은 양의 LNG를 사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예로 중국의 ‘에너지발전 13.5계획’에 의하면, 중국은 총에너지 사용량의 천연가스 비중을 2015년 5.9%에서 2020년 10%까지 높일 계획을 가지고 있다. 국제에너지 연구기관 및 에너지 메이저기업은 2040년에 천연가스가 원유에 이어 석탄을 제치고 제2위 에너지원으로 발돋움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미국·러시아 및 카타르를 포함한 국가들은 2023년, 2024년 수요를 대비해 대형 천연가스 생산을 위한 PJ를 신설 혹은 증설을 서두르고 있다. 2016년 거래된 전 세계 천연가스 5.22억톤 중 PNG(Pipeline Natural Gas)와 LNG(Liquefied Natural Gas)의 비율이 6:4로 투자를 계획하는 액화 LNG PJ가 25개 정도로 추정된다고 한다.

지난 1월 카타르 국왕 일행이 한국을 방문, 국내 조선사들에게 수십 척의 LNG선 발주 의향을 보였듯이 전 세계 LNG사업을 추진하는 업체에서 발주가 추진 중인 LNG선만 140척이 넘을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 이는 어려운 국면에 접하고 있는 국내 조선 산업체에게는 희망을 주고 있다.

LNG산업은 운반에 필요한 LNG선을 만드는 조선업뿐만 아니라 LNG 생산하는 육상의 시설로 액화기지 투자도 반드시 필요로 한다. 이 투자규모는 LNG선을 발주하는 금액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투자를 동반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100억달러(약 11조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사업 이지만 우리나라는 대부분 이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며, 아시아 기업으로는 대부분 일본 기업들이 실적과 금융을 앞세워 사업을 가져가고 있다.

그런데 2월에 거래된 LNG가격은 Spot시장에서 4월 LNG 선물가 기준으로 6달러/MMBtu에 판매됐다. 이는 2월 그 전주에 거래된 가격대비 20% 하락한 가격이다. 2017년 4월에 거래된 역사상 가장 낮은 가격인 5.9달러/MMBtu에 가까운 가격으로 계절 특성을 가만하더라도 낮은 가격대 형성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보도하기도 했다.

가격하락의 주요인은 Spot시장에서 수요보다 공급물량이 예상보다 초과된 것으로 중국의 동절기 수요가 지난해 말과 올해 초로 이어진 이상기온으로 인한 소요감소와, 일본이 최근에 2011년 후쿠시마 사고 후 중단됐던 원전 5기를 전체 용량(Full Capacity)으로 재가동함으로서 LNG 수입량을 약 6% 줄인 것에 기인한다.

이러한 가격 하락 여파는 한국 건설업체가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세계 메이저 LNG가 추진 중인 LNG 생산 PJ 신설 및 증설 투자 계획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주의 깊게 봐야 한다.
Spot시장에서의 유가상승에도 불구하고, LNG 가격의 대폭 하락으로 인한 디커플링 현상은 Offtaker(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장기수요계약을 하는데 주저할 것이다. 대규모 LNG PJ에 투자를 하는 사업자 입장에서 장기 공급계약을 전제로 Final Investment Decision(FID)을 하는데 이러한 디커플링 현상은 리스크 측면에서 투자결정을 지연시키거나 재검토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Oil & Gas업계의 2019년 사업투자계획을 보면, 전년 대비 약 3배 물량의 투자계획을 가지고 있다. 사업투자를 하는 금융기관 입장에서 보면, 리스크를 최소화를 위해 PJ별로 우선순위를 가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변화는 2017년 기준 전 세계 LNG 수입 2위국이며 LNG를 장기적으로 수입할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상당한 부분에서 유리한 LNG 구매력 확보가 가능하고, ECA 금융기관의 위상 또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즉 우리나라 LNG 업체에 많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긍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우려스러운 전망도 있다. 최근 WSJ에 따르면 3월에 진행 중인 미-중 무역 협상에서 중국은 미국 셰니에르 에너지(Cheriere Energy(CE))로부터 약 18달러/B 정도의 LNG를 구매하기로 협의 중이라고 한다.

또한 중국은행은 CE가 투자하는 증설 LNG PJ의 자금 조달(Financing)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PJ 투자계획은 원활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규모 투자의 전제 조건인 생산 후 판매처인 사용자와 금융에 참여할 은행을 미국 정부의 협조(?)에 의해 확보했기 때문이다.

또한 대기환경개선정책 등의 원인으로 중국이 천연가스 세계 수요증가분의 3분의 1을 차지했고, 전 세계 LNG 수입 3위국에서 2위국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천연가스 수요시장이 변화도 예측된다. 지난 10년간 천연가스의 주요수요가 전력부문으로 전체수요의 40%를 차지했으나, 앞으로는 산업부문이 천연가스 수요를 주도할 것이라는 국내 에너지기관의 전망이다. 산업부문의 주요수요는 아시아지역의 경우 석유화학, 비료원료와 산업용으로 소요되며 중동지역의 경우는 해수담수와 산업용으로 소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다른 변화의 전망은 국제해사기구(IMO)의 해상연료 황 함량의 축소 규제강화로 LNG 벙커링 시장에 대한 수요시장도 점차 열리고 있다. 석탄을 대체한 청정에너지로서 발전용 연료 수요 둔화에 대체된 산업부문 수요증대는 천연가스의 전망을 밝게 한다.

결국 지금과 같이 건설산업을 이끌어 왔던 국내 주택경기마저 불투명한 시점에는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릴 때다. 밝은 전망의 천연가스 수요는 천연가스 매장지역을 중심으로 초대형 글로벌 LNG PJ 투자사업이 계획되고 있다.

LNG시장의 특성상 제한적인 시장진입과 건설능력 요구사항은 이 시장에 경험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기회가 될 것이다. 이러한 참여의 현실화는 국내 LNG를 포함한 모든 가스산업계의 발전과 우리국민의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기회로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지난 1월 카타르 국왕이 우리나라를 방문한 이유도 카타르 입장에서는 우리나라 정부의 도움도 필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 정부가 미-중 무역협상에 자국 업체들을 측면 지원하듯이 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나라 정부와 관련기관이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대규모 LNG 투자사업에 대한 리스크를 저감하기 위한 사업주의 장기 수요처 마련을 위한 목적이든, 자원 무기화에 대응한 안정적 LNG 공급처 확보를 위한 목적이든, ECA기관의 금융지원 참여 목적이든 간에 이러한 목적을 잘 활용해 국내 가스관련 업체지원으로 우리나라의 모든 가스산업계 발전을 도모시켜야 할 시점이다.

청정한 대한민국의 푸른하늘을 기대하듯이, 우리나라 가스산업계가 맑고 깨끗한 비전의 시계를 가질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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