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등을 포함한 가전제품의 부품보유기간이 기존보다 2년 더 연장됐다.

부품만 갈면 더 쓸 수 있음에도 부품이 없어 제품 자체를 버려야 하는 일이 많아지자 정부가 이를 개선하고자 나선 것이다.

부품을 더 오래 보유할 때 기업 비용이 늘어남에도 대부분 기업은 일단 이를 환영할 듯 싶다. 부품보유기간이 더 길어졌다는 것은 제품이 더 튼튼하고 좋아졌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부품보유기간이 통상 제품의 내구연한과 일치하는 이유다. 제품의 내구연한이 2년 더 연장됐다고 생각한다면 그 제품은 그만큼 더 튼튼한 것으로 인식되기에 소비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

A/S가 빈번한 가정용가스보일러를 보자.

가스보일러는 내구연한이 7년이다. 그러나 실제 가스보일러의 90%는 내구연한을 훌쩍 뛰어넘어 10년 이상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내구연한이 7년이 됨으로써 소비자는 보일러의 수명을 7년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 제조사는 이를 불편해하곤 했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소비자는 내구연한을 그 제품의 수명으로 생각한다”며 “보일러는 7년 쓰면 오래 쓰는 것으로 생각해 집주인이 바뀌거나 세입자가 바뀌면 보일러도 바꾸곤 했다”고 설명했다.

내구연한에 맞춰 제조사가 그 기간만큼 부품을 보유했던 만큼 후속조치로 내구연한도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부품보유기간과 내구연한은 밀접한 관계이기 때문이다.

소비자 분쟁기준도 7년을 내구연한으로 삼아 세입자와 주인이 A/S 비용을 그 기간만큼 분할해 부담하도록 할 만큼 내구연한은 중요한 분쟁기준 해결 척도였다.

부품보유기간이 9년으로 늘어남에 따라 후속조치로 내구연한도 9년으로 새로 정립하게 된다면 보일러 수명도 그러리라 생각하기에 소비자나 제조사는 만족하게 될 것이다.

제조기술 발전과 더불어 튼튼해진 제품을 더 오래 쓰는 현실에서 부품보유기간 연장은 합당하다.

소비자의 제품 내구성에 대한 기대만큼 제조사는 더 좋은 제품을 내놓고, A/S도 선진국 수준으로 더 좋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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