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유럽 재정위기 속 에너지시장의 리스크 관리
[창간특집] 유럽 재정위기 속 에너지시장의 리스크 관리
  • 에너지신문
  • 승인 2011.09.25 19: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효선 한국가스공사 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

▲ 김효선 한국가스공사 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
금융시장의 불안과 유가변동

요즘의 유가를 보면 지역별로 차이가 심하고 경기불안에 크게 흔들리고 있어 고유가 시대라는 단어를 사용하기가 무색하다.

5월 초만 해도 114.83달러에 거래되던 WTI(10월 인도분 9월 15일 거래 종가)는 현재 90달러 근처에서 맴돌고 있고 브렌트와 두바이 현물도 각각 123달러와 115달러에서 하락하여 110달러와 100달러 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유가변동에는 경기회복이 당초 예상보다 속도가 나지 않은 것도 한 몫 하지만 유럽 재정위기가 글로벌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더구나 양적완화로 인한 유동성 증가가 경기부양은 커녕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인플레이션을 조장했다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략 비축유이라는 자구책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 효과는 잠깐 유가가 지역별로 디커플링하고 있어 투자자에게 경기회복시기를 예측하는 데 불편함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의 유가 변동은 이전에 주택경기 침체에 의한 금융권의 부실문제로 투자자들이 리스크가 큰 상품에서 작은 상품으로 이전하면서 생긴 버블과는 차원이 다르다. 최근 그리스 채무불이행과 관련해서 유로존의 도미노가 자체 환율제어 장치 부재로 인하여 유럽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이번 상황이 80년대에서 90년대에 걸쳐 중남미가 겪은 외채 및 외환위기와 비슷한데다 단순히 유동성의 문제로 치부될 수 없고 원천적으로 경제적인 지불능력이 부족한 데서 발생하였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게다가 금리가 2009년 이후 바닥인 상태에서 유로권 내에 재정지원이 가해질 경우 달러 대비 유로의 가치에 대한 왜곡이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다행히 그리스 의회의 재정긴축안이 통과되고 주변국들이 손놓고 있지 않겠다고 하면서 급한 불은 끈 형색이지만 시장에서의 반응은 싸늘하다.

이런 마당에 중국이 노골적으로 유럽채권을 매입하기 시작하면서 유럽 내부는 물론 일본과 미국과 같이 당장 수혈이 필요한 국가들은 울며겨자먹기를 하고 있다. 중국의 보유 외환 3조 달러 이상 가운데 3분의 2 가량이 달러 자산으로 추정되지만 유로 자산 비중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이고 베네수엘라와 브라질을 향한 차관제공 등으로 원유를 확보하는 등 다양한 외환관리를 시도하고 있다.

이와 같이 세계 자본시장은 과거 선진국의 연기금과 뮤추얼 펀드 중심에서 신흥세력으로 불리는 오일달러 중국과 중남미 금융권의 국제금융시장 진출 헤지펀드의 자산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메킨지에 의하면 2012년 이들 신흥세력의 자산규모가 선진국 연기금의 75%인 21.4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한마디로 투자자들의 리스크를 가중시킨다.

리스크 지수는 VIX의 경우 지난 6월말 이후 150% 상승해 유럽의 부채위기에 대한 우려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으며 동시에 미국의 지표상의 회복세가 허구에 가까움을 꼬집고 있다. EMBI 역시 13개월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는데 EMBI가 증가한다는 것은 신흥국의 채권투자에 대한 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안전자산으로의 이동을 권고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익성과 리스크 상이에서 갈등하는 투자자들이 여유자금을 신흥시장으로 계속 이전할 경우 달러가치 하락과 맞물려 자산버블 현상이 초래돼 궁극적으로는 신흥시장의 보유자산에 대한 가치가 상대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

즉 현재의 리스크 지수 동향은 신흥시장에 진출하는 후발 투자자들이 투자대열에 동참하는 순간 선발주자들이 신흥시장으로부터 자금을 급속도로 회수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자원개발 열기는 남미와 아프리카로 확대되면서 에너지안보에 집중한 나머지 투자리스크를 간과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중국이 최신 직접투자에서 차관제공을 미끼로 원유를 확보하는 등 다양한 리스크관리를 시도하고 있어 자원개발에 있어 리스크관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재차 강조하고 싶다. 따라서 본 고는 리스크관리차원에서 참고자료로 활용되길 희망한다.

가스수요 확대에 따른 상류부문 투자

최근 IEA의 ‘The IEA Scenarios for 2035: A golden age of Gas?’ 보고서와 미국 EIA 천연가스 가격전망치는 서로 논리적으로 상충하면서도 같은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 즉 IEA는 일본의 원전 사고 이후 세계적인 탈원전 기조에 따라 발전용 가스수요가 급증하여 2035년 전 세계 가스 수요가 지난해 대비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주장의 배경에는 수요증가의 원인을 낮은 가스 가격을 지목하고 있다. 반면 미국 EIA는 현재 MMBTU 당 4달러 대를 탈피하여 5달러를 충분히 만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천연가스 가격 강세에 힘을 실어주는 배경에는 수요증가가 가장 큰 요인이지만 개발비용의 상승도 한 몫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 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가스전들은 기존 가스전의 생산확대 보다는 신규 가스전으로 투자가 몰리고 있고 신규가스전 중에는 해상 가스전의 비중이 높아 향후 비용 상승의 요인이 내재되어 있다.
 
게다가 탐사 및 개발 사업에 대한 투자가 고유가의 혜택을 직접적으로 받는 원유나 유류제품으로 집중되면서 가스에 집중하는 탐사 및 개발자들은 상대적으로 자본압박을 받게 된다. 이러한 현실이 향후 2년 내 헨리허브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보다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는 천연가스 공급에 대한 안정성에 대한 우려와 동시에 천연가스 개발에 대한 관심이 에너지안보 차원에서 고조되는 데 일익을 할 것으로 보인다.

즉 2009년 대비 2010년의 상류부문에 대한 오일메이저의 투자액은 총 1214억 달러로 2009년 대비 11% 증가했다.

2011년 집행예정인 투자액 또한 2010년 대비 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투자액의 증가는 전반적으로 개발규모가 커진다는 의미도 있어 투자액의 증가를 반드시 단위당 비용 상승으로 본다는 것은 억측일 수 있다.

그러나 한정된 재원 내에서 유류 및 LNG사업에 투자가 몰리거나 막대한 기술 및 자본을 요구하는 오일샌드나 세일가스에 대한 투자 증가는 결국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할 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더불어 최근 북미와 신흥국가에 대한 투자가 이원화되고 있는 현실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2011년 북미지역에 대한 투자는 2010년 대비 3% 상승에 그치는 반면 남미와 러시아에 투입될 자본의 규모는 동일기간에 35%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일 메이저들의 지역별 취향이 유행을 타는 것도 요즘 상류부문에 대한 투자 특징이지만 주목할 사항은 바로 투자패턴의 변화이다. 기존의 North-to-South 즉 다국적기업 메이저 중심의 투자에서 신흥국의 자이언트 에너지기업이 주변국에 상호 교차 투자하는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패턴의 변화는 자원개발에 참여하는 기업의 전략이 단순히 상류부문의 지분을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하류 및 인프라 사업과 연계하여 호스트 국가의 경제성장과 함께 내수 진작에 따른 시너지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사점

자원개발과 관련하여 신흥국에 대한 관심은 이들 국가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있다. 남미만 하더라도 천연가스 수요가 2009년 대비 2010년에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지역 다음으로 가장 높은 9.3%를 기록하고 있는데 빠른 성장세에 힘입은 전력수요 증가는 대규모 수력을 천연가스가 대체할 것이라는 데 기인한다.

그러나 한정된 기술력과 자본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기업이 자원개발에 투자할 때에는 이렇게 밝은 쪽만 바라볼 수 없다.

즉 리스크에 대한 자세한 분석과 관리가 요구된다. 특히 신규수요가 창출되는 지역의 경우 상류와 하류 모두 규모가 확대되므로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재원조달에 대한 자구책이 없이는 섣불리 투자를 시도해서는 않된다.

왜냐하면 인프라 구축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강할수록 고용정책이 강화될수록 사업추진은 용이하나 호스트국가의 환률변동에 따라 자금이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현금흐름이 불안정하게 된다.

특히 투자대상이 금융시스템에 취약한 경우 사업자체가 투기 대상으로 변질되기기 쉽고 투자자가 보유한 실물자산의 가치가 급격히 폭락할 우려가 있다. 더구나 사업파트너가 대부분 공기업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윤극대화 보다는 규모극대화에 전력할 가능성이 높아 실물부문의 중복?과잉투자가 수익률을 갉아먹을 수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다음과 같은 리스크 관리의 체크리스트를 제시함으로써 결론을 대체하고자 한다.

첫째 투자대상의 자원 가치를 굳이 폄하할 필요는 없다. 단 투자결정은 정확한 매장량 분석자료를 담보로 하여야 한다.

둘째 기술력과 자금력의 한계를 인정하자. 학습효과에 대한 수업료만 지불할 정도의 사업에 올인 할 필요는 없다.

셋째 돈을 묻어둘 기간을 사업마다 미리 정해둔다. 즉 단기적인 투기성 자금과 가늘지만 길게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사업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탐사권과 관련한 사업은 리스크가 높아 자본금을 회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자.

넷째 투자대상만 바라보고 투자하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즉 주변국과의 시너지 효과가 있는지 오히려 고립된 지정학적 위치로 인하여 공급력 확대는 커녕 수요도 창출하기에 역부족인지를 가려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업경계를 명확히 하고 이해당사자를 최소화한다. 다수의 이해당사자를 접할수록 비용이 증가하므로 이를 경계한다.

에너지신문
에너지신문 다른기사 보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