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미얀마 전력에너지부와 컨설팅 사업계약
현지에 송배전기술 전수...총 534만달러 규모

[에너지신문] 한전이 전력인프라가 열악한 미얀마에 송배전 기술을 전수한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전력기술이 미얀마의 국가 표준으로 자리 잡게 될 전망이다.

한전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미얀마 전력에너지부(MOEE)와 534만달러 규모의 미얀마 배전망 건설 컨설팅 및 설계기준제정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은 미얀마 정부가 주도하는 국가단위 전력공급사업에 대한 입찰 평가지원 및 시공감리 수행과 미얀마의 배전 설계기준 및 기자재 표준 규격을 제정하는 사업으로 구성된다. 수행기간은 사업 착수 후 4년간이다.

특히 이번 사업은 한전 배전분야 최초로 월드뱅크 자금 사업을 수주한 것으로 스페인 AF Mercados Energy Markets International, 스웨덴 SWECO International AB 등 유럽의 국제 컨설팅사들과 경쟁, 수주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는 평가다.

미얀마는 전체 국민의 70%가 전기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송배전 전력손실율도 약 17%(한국은 3.6%)에 이르는 등 전력인프라가 크게 낙후된 상황이다. 시장개방에 따른 경제성장으로 2010년 이후 1인당 전기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데 전기 공급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다.

한전은 지난 2001년부터 미얀마 송변전분야 기술용역 사업을 비롯해 미얀마에서 5건의 컨설팅을 수행했으며 미얀마 전력에너지부와도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미얀마 전력에너지부는 이번 사업이 열악한 현지 전력사정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갑순 한전 아주사업처장은 “이번 계약체결로 한전의 송배전 기술력을 미얀마에 전수하게 될 것”이라며 “설계기준과 기자재 규격이 제정되면 미얀마의 국가표준으로 적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향후 국내 기자재 제조사들의 미얀마 진출이 수월해질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적자로 돌아선 한전은 김종갑 사장 취임 후 비상경영체제로의 전환을 선언하는 등 실적 개선을 위한 고민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에너지전환이 진행 중인 국내에서의 수익 증대는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있어 한전이 이번 미얀마 사업 계약을 비롯한 해외진출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편 사업계약 체결식에는 김갑순 한전 아주사업처장과 우 윈 카잉(U Win Khaing) 미얀마 전력에너지부장관 등 현지 정부 관계자 20여명이 참석, 향후 추진될 사업의 성공적 수행 의지를 다졌다.

▲ 김갑순 한국전력공사 아주사업처장(오른쪽)과 미얀마 측 관계자들이 계약서에 사인하고 있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