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문] 요즘 보일러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면 국내 보일러 시장은 이미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푸념이 먼저 나온다. 그것도 그럴 것이 국내 보일러시장은 연간 수요 125만대가량의 한정된 수량을 놓고 국내 보일러업체들이 각축하는 구조다.

국내 보일러 시장은 2002년 128만대로 정점을 찍은 후 크게 늘어나지도, 줄어들지도 않는 정체 상태이기 때문에 보일러 업체들은 매출과 점유율을 올리기 위해서 출혈 경쟁도 감수하고 건설사 등에 보일러를 대량으로 납품하는, 일명 특판이라고 불리는 곳까지 내몰리고 있다.

특판은 일반가격보다 20~30% 정도 저렴하게 공급된다. 원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보일러를 공급하다보니 가뜩이나 어려운 보일러 업계는 더 깊은 수렁 속으로 빠질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이런 상황 속에 지난 1월부터 환경부와 서울시를 비롯한 일부 지자체가 콘덴싱보일러 지원금(16만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초 미세먼지의 배출원 중 난방·발전이 3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일러 업계 관계자들은 난방부문 미세먼지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콘덴싱보일러의 교체가 가장 좋은 대안이라고 말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가정용 가스보일러 중 사용기간이 10년을 경과한 노후 제품이 약 46.5%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일러 업계가 추정치로 잡고 있는 1400만대를 기준으로 한다면 651만대 가량이 된다.

노후화된 보일러는 정상제품보다 약 10% 이상 열 효율이 떨어질 뿐더러 미세먼지 또한 더 많은 양을 배출한다. 노후화된 일반 보일러만 교체해도 당장 미세먼지나 침체된 보일러 업계에서는 큰 효과를 볼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 문제에 가장 큰 핵심은 정부나 지자체의 예산일 것이다.

최근 순천시의 경우 일반보일러에서 친환경 보일러로 교체할 경우 설치비의 90%까지 지원한다고 밝혔다. 재정이 넉넉해서라기보다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다른 예산을 줄여가며 해당 사업을 활성화 시키고 있다.

미세먼지와 보일러업계의 내수시장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정부의 힘 있는 예산지원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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