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중심으로 LNG시장 급성장…석유 수요도↑

[에너지신문] 지난 5~9일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CERAWeek 2018은 글로벌 에너지기업 총수들 간의 정보 공유 및 네트워킹을 지원하기 위한 행사로 에너지분야의 ‘다보스 포럼’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로 37회째를 맞은 CERAWeek 2018은 글로벌 메이저 에너지기업 총수 및 주요국 에너지 장차관급 인사 포함 4000여명 이상이 참석 등록했으며 우리나라는 한전, SK, 가스공사 등이 참가했다.

이번 행사에는 Rick Ferry 에너지장관을 비롯해 Ryan Zinke 내무장관, John Cornyn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및 Lisa Murkowski 상원 에너지자원 위원회 위원장 등 미국 행정부 및 의회 에너지 관련 정책 수장들이 대거 참석했으며 에너지기업, 연구기관 및 정부 고위인사 500여명이 총 100여개 세션에 패널 및 발제자로 참석해 에너지산업 전망 및 현안 등을 논의했다.

석유, 가스, 발전, 그리고 기후변화 기술에 대해 주요 에너지기업 CEO들은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

►석유 수요 지속 증가…상류부문 투자 확대돼야
Amin Nasser 사우디 아람코 CEO는 “재생에너지 부상, 전기차 확대 등으로 장래 석유 수요 증가가 정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에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석유 수요는 지속 증가 할 것이고 공급 부족을 막기 위해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전통 에너지원인 석유 및 가스는 전 산업 분야에 걸쳐 주요한 에너지원으 로서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그간의 대규모 손실 해소 및 3조달러 규모의 장기 시설투자 및 신기술 개발 등이 수반돼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Paal Kibsgaard 슐룸베르거 회장은 “최근 시장에 대한 낙관론이 살아나고 있어 해양 프로젝트, 특히 북극해에 대한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현재 석유 개발에 대한 투자가 매우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 석유 수요 증가에 대비한 상류부문(upstream)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Sultan Ahmed Al Jaber ADNOC CEO는 “ADNOC는 지난해 처음으로 민간 및 공공 금융기관으로부터 투자를 받았고 최근에는 UAE 정부로부터 하류부문(downstream) 산업 육성을 위해 11백억불 투자 프로젝트 승인을 얻어 냈다”며 “이 프로젝트를 통해 생산된 정유제품들은 중국, 인도, 한국 등 기존 협력관계가 탄탄한 아시아지역을 우선순위로 수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Centennial Resource Development의 Mark Papa CEO는 “미국산 셰일가스가 글로벌 석유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텍사스주 Permian, Eagle Ford 지역, 북 다 코타주 Bakken 등 3개 셰일 지역 이외 여타 지역들은 의미 있는 매장지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이들 3대 셰일 지역에서 이미 셰일층 고갈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미국산 셰일에 대한 낙관론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 LNG 시장 규모 급성장 전망
Cheniere의 Jack Fusco CEO는 지난해 중국의 LNG 수요가 2016년 대비 40% 가까이 증가하는 등 향후 아시아 LNG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Cheniere는 아시아 LNG 수요 확대에 맞춰 현재 생산능력을 배로 증대할 계획”이라며 “LNG 시장 동향 관련, 수출 거래 확대, 단기 매매거래 방식 정착, 지역별 LNG 허브 구축 등으로 LNG 시장에서의 경쟁은 지금보다 훨씬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Matt Canavan 호주 북부 자원부장관은 호주가 세계 최대 LNG 수출국으로 부상하기 위해 현재 2000만톤 규모의 LNG 생산능력을 향후 10년 내에 8000만톤까지 확대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를 위해 국내 LNG 터미널, 파이프라인 등 가스 공급 인프라를 확 대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최근 미국 정부와 아시아태평양 LNG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공동 협력키로 합의했으며 일본 정부는 호주내 가스 인프라 건설을 위해 100억달러를 투자키로 한 바 있다.

호주는 아시아 시장의 LNG 수요 증가에 힘입어 최근 매년 200만톤 규모의 호주산 LNG를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수출 확대가 국내 LNG 수요 증가가 함께 겹치면서 최근 호주 남부지역의 LNG 가격이 최대 5개 가까이 상승하기도 했다.

호주 정부는 이러한 국내가격 상승이 향후 국제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에 새로운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아시아 시장에서 미국산 LNG와 경쟁 구도가 만들어 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편으로는 미국산 LNG가 호주 국내 가스 가 격 안정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OMV Aktiengesellschaft의 Rainer Seele CEO는 최근 유럽 경제가 회복 움직임을 보이면서 유럽 내 가스 수요가 증가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최근 유럽산 디젤 자동차 스캔들로 인해 가스충전 자동차 및 전기차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고 유럽 국가들의 재생에너지 확대 노력 및 최근 지진 피해를 우려한 네덜란드의 가스 생산 50% 감축 등도 유럽 내 가스 수요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현재 유럽지역 내 가스 수입 경로가 러시아 파이프라인 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어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게 그의 견해다. 유럽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디젤 제품을 가솔린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천연가스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Rainer Seele CEO는 “독일의 경우 기후변화 대응 및 환경보존을 위해 100%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꿈꾸고 있지만 오히려 악몽으로 끝날 우려가 있다”며 “전력생산을 모두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려는 노력은 안정적 전력공급에 문제를 초래, 결국 석탄 발전에 의존하는 상황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Hendrik Gordenker JERA 회장은 “LNG는 인프라 시설 구축에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단점을 갖고 있으나, 전력 생산 및 교통수단의 주 연료가 되고 저탄소 에너지원이라는 점에서 탄탄한 수요 기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규모 물량으로 거래되는 특성 때문에 신규 사업자들에게는 시장 진입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근 일본정부가 발표한 2030년 에너지 믹스 목표에 따르면 LNG 비중이 43.2%에서 27%로, 석유는 14.9%에서 3%로 크게 줄어드는 반면 이 공간을 원자력(기존 1.7%에서 2030년까지 20-22%로 확대)과 재생에너지(기존 9.9%에서 23.6%)가 대신하는 것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현재 이러한 목표 추진을 위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설정되어 있지 않고 현실적으로도 원자력 재가동은 쉽지 않은 사안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2020년까지 관련 시설들을 대체해야하기 때문에 시기상으로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Gordenker 회장은 일본 정부가 에너지 믹스에서 LNG의 위치를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유럽-미국, LNG 바라보는 시각차 명확
Emirates Nuclear Energy의 Mohamed Al Hammadi CEO는 UAE를 포함 중동국가들의 경우, 신산업시설, 전기자동차 확산 등 전력 사용량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이에 맞춘 적절한 전력생산 시설 확충을 중요한 국가목표로 수립하고 이에 맞는 전력생산 계획을 수립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전통적인 에너지 자원에 더해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 에너지까지를 포함하는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며 “특히 국내소비 전력생산 에 있어서는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Didier Holleaux ENGIE 부회장은 “유럽은 에너지 안보라는 측면에서 국제 에너지 시장의 변화와 전환 분위기에 크게 긴장해 왔으며 국가별 및 EU 차원에서도 전력생 산 미래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이미 이행 중에 있다”고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유럽국가들이 추진하는 미래 전력소비 폭증에 대한 대비전략은 우선 에너지 사용면에서 효율을 크게 높이고 실질적 친환경 연료를 사용한 전력생산으로 기존 전력시스템을 포괄적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유럽의 전력생산 계획이 미국과 구별되는 가장 큰 차이는 신재생에너지를 보완하는 에너지원으로서 LNG도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시각에서 기인한다. 100% 환경 친화적이지 못한 LNG 대신 친환경적인 신재생에너지를 적극 활용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에너지 산업과 농업, 제조업 등 여타 산업과의 유기적 협력발전 시스템을 구축해 나간다는 전략이 핵심이다.

Xcoal Energy & Resourses의 CEO이자 최고 마케팅 책임자은 Ernie Thrasher는 미래 전력 수요의 최대 시장이 될 아시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르면 아시아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천연가스 등 환경 친화적인 전력증산 계획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나 경제 력 및 기술 수준 등을 감안할 시 앞으로 30-40년간은 전통에너지인 석탄, 원유 수요도 계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중국, 일본 및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는 석탄을 사용하면서도 cabon free로 운영될 수 있는 신개념 화력 발전소 기술 개발 등 친환경적인 신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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