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문] 일본의 소설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유명한 '거미줄'이라는 소설을 쓴 바 있다. 소설에 등장하는 도둑은 평생을 악한 일만 하면서 살다가 지옥에 떨어진다.

하지만 부처는 도둑이 거미를 죽이지 않고 살려준 적이 있다는 사실을 공덕으로 인정해 그가 지옥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한 줄기 거미줄을 내린다. 아주 연약하지만 도둑이 지옥을 빠져나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 바로 이 거미줄이다.

최근 국회의 송기헌 의원 등 10인은 자본잠식에 빠진 한국광물자원공사에게 정부출자금을 두 배로 증액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광물공사는 영업손실과 순손익 적자폭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하지만 자산가치 하락으로 인해 내년부터는 자금의 조달이 힘들어질 전망이라는 게 증액 이유다.

2조원에 달하는 기존출자금을 4조원으로 증액하는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광물공사에게는 ‘거미줄’과 같을 것이다.

현재 해외자원개발은 활력을 잃은 지 오래됐다. 자원개발에서 큰 적자를 본 이후로 특히 공기업들의 자원개발은 터부시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막대한 초기투자비용과 긴 투자회수기간, 투자 실패 시의 잔존가치가 낮다는 점도 한몫을 하고 있다.

자원개발에 따른 실패가 무서워 자원개발을 못한다니, 구더기가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꼴이다.

자원업계는 현재 진행 중인 해외자원개발사업은 시효 만료로 곧 대부분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규 사업심의도 뜸하다. 업계는 앞으로 3년 내로 심각한 자원위기가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례로 니켈은 현재 톤당 1만달러를 약간 웃돌고 있을 뿐이지만 10년 전 비철가격이 상승했을 때는 톤당 4만달러까지 치솟은 바 있다. 이런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자원공사에 대한 정부출자금 증액이 통과되건, 되지 않건 간에 어떤 식으로든 자원업계를 살릴만한 구명지책이 필요한 것은 자명해 보인다.

이미 오랜 시간 동안 고통을 감내해 온 자원업계,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이젠 거미줄 한 줄기 정도는 내려줄 때가 아닐까.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