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문] 문무일 검찰총장이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읊었다는 한시(漢詩)가 화제다. 

문 대통령은 25일 오후 문 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으셨다”고 인사말을 건넸고, 문 총장은 “바르게 잘 하겠다”고 화답한 뒤 “한시가 생각났다”며 ‘주천난(做天難)’이란 한시를 인용했다고 한다.

문 총장은 “하늘 노릇하기 어렵다지만 4월 하늘만 하랴. 누에는 따뜻하기를 바라는데 보리는 춥기를 바라네. 나그네는 맑기를 바라는데 농부는 비 오기를 바라며 뽕잎 따는 아낙네는 흐린 하늘을 바라네”라고 시를 읊었다. 

한시의 의미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4월 하늘과도 같은 처지의 공직자에게는 그 만큼 다양한 요구가 이어지니 진정으로 국민들이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시대적 사명과 역할은 또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하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문 총장보다 하루 앞서 취임식을 가진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취임사에서 논어의  이인편에 나오는 ‘불환무위 환소이립(不患無位 患所以立)’을 인용했다. 백 장관은 “자리가 없다고 근심하기 보다는 자신의 실력과 자질을 높이는데 힘쓰라”고 강조했다. 자리에 연연하기 보다는 실력과 자질을 우선 갖추는 것이 공직자로서의 당연한 도리라는 것을 깨우치게 한다. 

최근 양대 노총에 의해 적폐청산 대상으로 꼽힌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자진사퇴하고, 채용비리 의혹 등으로 검찰로부터 자택과 사무실의 압수수색까지 받은 박기동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이 사임했다. 앞으로도 기관장들의 사퇴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들 기관들은 어떠한 인물을 후임 사장으로 맞이해야 할까? 물론 답은 뻔하다.  

4월의 하늘(공직자)을 자처하고 나선 이들에게는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요구가 쏟아질 터이니, 이를 묵묵히 받아들이며 ‘정의’의 편에 서서 흔들림 없이 나아가야 한다. 또한 올바른 정책 집행을 위해서는 자신의 ‘자리’를 걸고 직언과 행동에 나설 수 있는 자질과 실력을 갖추어야 마땅하다. 국민의 신뢰회복과 정당한 재평가는 그래야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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